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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유럽·중국 체류 1년 … 최근 귀국한 원희룡 전 새누리 의원

 

[joins=중앙선데이] 요즘 정치권에선 다시 그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새누리당 원희룡(49ㆍ사진) 전 의원.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시장 또는 제주지사 후보로 꾸준히 거론된다. 한때 ‘소장 개혁파의 원조’로 불렸고, 3선 의원·여당 사무총장·최고위원을 지내며 차기 대선 주자로도 꼽혔다. 하지만 2011년 19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40대 젊은 당 대표’에 도전했다가 4위로 최고위원에 선출되는 데 그쳤다. 이후 지난해 6월부터 1년간 유럽과 중국에서 머물다 지난 8월 말 귀국했다.

 

그를 지난달 31일 서울 방배동의 ‘코리아비전포럼’ 사무실에서 만났다. 그가 상임대표를 맡고 있는 곳이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나.
“영국 케임브리지대, 독일 아데나워재단, 중국 베이징대 등에서 방문 학자로 있었다. 그곳에서 국민 대다수의 합의를 만들어내는 정치의 핵심 기능이 살아있는 걸 봤다. 한국에선 극단적으로 대결하는 정치가 반복되고 있다. 밖에서 보니 우리 정치가 3류라는 사실이 더 잘 보이더라.”

 

-본인도 과거 그런 정치를 했지 않나.
“후회되는 게 너무 많다. 저를 비롯한 386세대가 새 정치를 하겠다고 했지만 부동산 문제나 사교육 광풍 같은 민생에 책임 있는 해법을 제시하기엔 능력과 노력이 부족했다. 정당에선 공천도 받아야 하고 당직도 받아야 하니 진영 논리에 흡수됐다.”

 

국정원·검찰이 정국 끌고 가는 건 비정상

 

-요즘 정치권은 국정원의 대선 개입, 대선 불복 논란으로 시끄러운데.
“국정원과 검찰이 이렇게 정치 뉴스의 대부분을 장악한 건 1987년 대통령 직선제 도입 후 처음 아닌가 싶다. 자성하며 돌아봐야 한다. (대통령이 말하는) ‘비정상의 정상화’는 여기서부터 시작돼야 한다.”

 

-현 상황이 비정상적이라는 건가.
“그렇다. 국정원과 검찰이 정국 이슈를 끌고가고 있다. 현 정부에 공안 전문가와 관료의 구성 비율 자체가 높기 때문에 자칫 반대 세력과 토론하지 않으면 공안 통치, 관료 공화국이 될 소지가 있다. 집권 여당이 조정 역할을 해줘야 하는데, 다른 의견을 제시하지 않고 따라가기만 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100% 대통령이 되겠다’고 공약했는데 탕평 인사도 하고, 대선 때 이상으로 통치기반을 확장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스스로 한계에 직면할 거다.”

 

-과거 소장파로 ‘남·원·정(남경필·원희룡·정병국의 성으로 만든 조어)’으로 불리며 당 주류와 다른 목소리를 냈는데 요새 당은 어떻게 보나.
“새누리당에 국회의원이 150명 넘게 있는 건 하나의 목소리만 내라는 게 아니다. 그런데 당내에 다양한 목소리가 없다. 국회의원이 존재해야 하는 이유를 부정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현역 의원 중 전문성은 뛰어나지만 순응형이나 관료, 성취 일변도의 삶을 살아온 이가 많은 것도 원인일 거다. 귀국 후 초선 의원들도 많이 만났다. 다들 끙끙 앓기는 하는데, (청와대가) 무서운가 보더라. 박 대통령 당선의 1등 공신들이 당을 이끌고 있으니 이들과 원만하게 지내 다음 총선 공천도 받자고 생각하고 있더라. 1보 전진을 위한 2보 후퇴라고 여기고 있던데, 당내에서 건강한 토론 풍토 자체가 죽어버리면 국민들이 기다려주지 않을 수도 있다. 새누리당 역사상 당내 토론이 가장 없는 시기가 아닌가 싶다.”

 

-과거 당 지도부에 비판적이던 소장파들은 당 밖에 있는데.
“김성식·정태근 전 의원은 신당을 만들려고 백방으로 뛰어다니는 것 같다. 안철수 의원이 있든 없든 정치의 틀을 어떻게 바꿔야 할지 고민하더라.”

 

-원 전 의원 역시 한때 안 의원 쪽으로 갈 거라 보는 이도 있었는데.
“사실 지금도 같이하자고 제의하는 안 의원 측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일고의 가치가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새누리당에서 정치활동을 시작한 사람으로서 당이 포용력 있는 보수 정당으로 발전하는 데 어떤 역할이 필요할지 치열하게 고민하려 한다. 안 의원의 정치세력화가 뜻대로 안 될 것 같기도 하다.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당선될 수 있는 후보가 분명치 않으면 조직화를 하려 해도 운영의 핵심이 취약하고 낭패를 볼 수 있다.”

 

-박근혜정부가 들어선 지 8개월이 지났는데 성과를 평가한다면.
“아직은 시험 시간이고, 종이 안 쳤다. 취임 1주년이 되는 내년 2월께 채점이 되지 않겠나. 1년간의 경제 운용 성적 등이 나와야 평가가 가능할 것 같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이나 제주지사 후보로 거론되는데.
“당장 정치 일정에 뛰어들 마음의 준비가 안 돼 있고 관심도 없다. 지방선거가 너무 임박해 있어 내년 봄부터 다음 총선과 2017년 대선 때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할 거다.”

 

내년 지방선거 출마할 생각 없어
 

 

-최근 서청원 전 대표를 위해 화성갑 재·보선 지역을 다니기도 했는데.
“인간적으로 가깝다. 서 전 대표는 한나라당 시절 젊은 초선 의원들에게 애정을 많이 줬다. 그는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과 동격으로 일할 수 있을 거다. 요새 다른 이들은 대통령 앞에만 가면 마법에 걸린 사람처럼 말도 못한다는데 서 전 대표는 그런 점에선 자유롭지 않겠나. 싸울 땐 싸워도 대화를 강조하니 야당에도 유연성을 발휘할 거다.”

 

-다른 이들은 대통령 앞에서 왜 말을 못하나.
“박 대통령이 원칙과 일사불란한 걸 중시하니 정치가 상당히 경직돼 있고 보기에 따라선 마비 상태, 마법에 걸려 있다. 지금 국회에 있는 사람들이 이 마법에서 풀려나야 한다. 국민들은 마법에 걸려 있지 않다.”

 

-앞으로의 계획은.
“2000년 정치를 시작한 이래 느꼈던 것을 정리하는 책을 준비 중이다. 내년 1~2월 중 출판하려는데 내용은 유동적이다. 이 책에도 들어갈 내용이지만 2011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당 대표 경선에 나간 건 12년간의 정치인 생활 중 최악의 결정이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나가라고 하니 나간 거였다. 친이계 표를 모으면 해볼 만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착각이었다. 비싼 수업료를 치렀고 레임덕과 권력의 이동, 정당의 생리에 대해 처절하게 느끼는 계기가 됐다. 다시 본격적으로 정치활동을 한다면 당내 세력에 기대진 않을 거다. 전국 곳곳에서 정치적 자산을 갖고 있는 이들과 먼 길을 함께 갈 수 있는 이들을 만나기 위해 돌아다녀야 한다. 오래 걸리더라도 기본부터 시작하고 싶다. 과거 전반전엔 남의 힘을 빌려 하려고 했다면 이제 후반전은 달라질 거다. 앞으로 내 역할은 유동적이지만, 큰 물줄기를 만들어 내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2017년 대선 때 국민들이 어떤 지도자를 바랄지, 또 국민들로부터 대한민국 운영이란 대사업 수주를 어떤 집단이 따낼지는 앞으로 지켜봐야 한다.”

 

백일현 기자 keysme@joongang.co.kr
 

 

<이 기사는 제이누리와 조인스닷컴의 기사제휴 협약에 따라 싣는 뉴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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