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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정의 '길 가는 그대의 물음' ... 제주문화이야기(22) 풍경화의 기원

 

풍경화(landscape painting)는 자연의 경치를 그린 그림, 혹은 자연과 함께 생활하는 전경을 그린 그림이다. 거기에는 산, 숲, 들판, 바다, 강, 호수, 개울, 계곡, 마을 등이 아름답게 펼쳐진다. 모든 아름다움에는 관능적인 감정이 깊숙이 숨어있다.

 

풍경화는 회화의 한 장르로써, 르네상스 시기에 독립적으로 생겨난 개념이다. 물론 풍경화라는 장르가 생겨나기 이전부터 풍경 그림들은 동‧서양에 존재했다.

 

서양의 풍경화를 동양에서는 ‘산수화(山水畵)’라고 불렀지만, 두 지역이 종교적 세계관이 달랐고, 기름으로 그리는 유화와 물로 그리는 수묵이라는 재료가 다른 만큼 그 기법 또한 달랐으며, 특히 자연을 대하는 방식에서 크게 차이가 났다.

 

독립적인 풍경화가 나타나기 전, 순수한 미적 관조의 풍경을 그린 그림은 B.C. 30~20년경 ‘리비아의 저택(Villa of Livia)’에 프레스코로 그려진 아름다운 정원 그림이 있다. 이 그림은 지금으로부터 2100년 전 그려진 풍경 그림으로 아름다운 숲속에 과일나무와 자유롭고 노는 여러 마리 새가 그려졌다. 장소가 지하실 실내 윗벽에 초록과 청색의 싱그러운 봄의 기운을 느낄 수 있도록 시원한 분위기를 연출하려는 의도에서 그려진 것임을 알 수 있다(이언 자체크, 2019).

 

그렇다면 풍경화라는 장르는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15세기가 되면서 유럽의 부유한 사람들은 점차 개인적인 종교적 헌신을 위해서 예술 작품을 이용하는데 끌리게 된다. 예술 작품들은 대개 자연세계와 일상생활을 그린 작은 패널화와 채색된 필사본 그림들의 형태로 존재하는데. 거기에서 풍경화와 초상화, 정물화 등 장르화의 독립된 조짐이 일고 있었다.

 

그즈음 부르고뉴 공작의 후원 아래 훌륭한 몇몇 필사본 그림들이 플랑드르 예술가들에 의해 제작되었다(허버트 리드, 2006). 거기에는 분명 피렌체의 브루넬레스키의 원근법 발명도 한 몫을 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말대로 그림을 그릴 때 사용되는 원근법은 세 가지로 나뉠 수 있는데, 첫 번째는 대상이 눈으로부터 멀어질 때 작아지는 이유와 관련이 있는데 축소원근법(prospettiva diminvtiva), 또는 선 원근법(prospettiva liniale)이 있다. 두 번째는 멀리 있는 대상을 보여주기 위하여 색채를 연한 농담으로 처리하는 색채원근법(prospettiva di colone)이 있으며, 세 번째로 대상이 거리에 따라 비례하여 윤곽선이 흐려지거나 색채가 감퇴하면서 사라지는 소멸원근법(prospettiva di speditione)이 있다(다빈치 노트북, 2015). 풍경화의 등장에는 이러한 원근법이라는 미술기법의 혁신이 있었으며, 이것이 풍경화의 기원에 크게 이바지하였다.

 

허버트 리드(Read. Herbert, 1893~1968)는 유럽의 풍경화는 ‘르네상스의 창안물’이라고 하면서 인물 위주의 평범한 회화의 배경에서부터 출발했다고 말한다. 또한 허버트 리드는 풍경화를 회화의 독립 장르로 처음 언급한 화가는 알프레히트 뒤러(Albrecht Dürer, 1471~1528)이고, 그 뒤러가 1521년에 요아킴 파티니르(Joachim de Patinir, 1485~1524)를 ‘훌륭한 풍경화가 요아킴’이라고 말한 바 있어서 요아킴을 근대 풍경화의 기점이라고 생각했다.

 

나아가 허버트 리드는 풍경화의 특질을 확고하게 추구한 화가를 로랭(Lorrain. Claude 1600~1682), 코로(Corot. Jean Baptiste Camille, 1796~1875), 컨스터블(Constable. John, 1776~1837)보다도 루벤스(Rubens. Peter Paul, 1577~1640)로 여겼는데 누구의 작품보다도 풍경화 장르의 고유한 특질이 잘 드러나는 작품이 루벤스가 그린 <달빛 풍경>이라고 했다. 풍경화는 처음에는 파티니르가, 뒤이어 루벤스, 그리고 나중에는 푸생, 로랭, 코로, 콘스터블이 자신의 감성을 전달하려고 힘을 기울였다.

 

허버트 리드에 의하면, 풍경화는 본질적으로 낭만주의적 예술이며, 자신들만의 풍경을 갖지 못한 저지대 사람들이 창안한 예술이다. 특히 17세기 후반에는 화가 엘스하이머(Elsheimer), 베르햄(Berghem)에 의해 낭만주의적 풍경화가 본격적으로 그려졌다(허버트 리드, 2006).

 

그러나 견해가 다른 사람이 있다. 케네스 클라크(Clark. Kernneth, 1903~1983)는 '풍경이란 예술이 아니라 예술이 되는 것'이라고 그의 저서 『풍경에서 예술로』에서 담겨있는 주장이다. 클라크는 '풍경화는 19세기 주요한 창조물'이며, 19세기 미술의 정확한 이해없이 현대회화에 대한 평가도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그에 의하면 풍경화란 자연에 대한 우리 생각의 여러 단계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중세 이래 풍경화의 발단과 발흥의 역사는 인간 정신이 다시 그 주위 환경과 조화를 이루려는 일련의 시도라는 것이다.

 

클라크는 인간의식의 발전에서 풍경화를 네 단계로 나누고 있는데 상징적 풍경, 사실적 풍경, 환상적 풍경, 이상적 풍경을 말한다.

 

인상주의 시대에 풍경화는 새로운 국면을 맞는데 우리나라인 경우 일제강점기 일본에서 유행하던 일본식 인상파 한 갈래인 보라파와 일본식 고전주의인 송진파가 유입되면서 아카데미 교육을 점유하기에 이르렀고, 여전히 회화는 사실주의 주류 경향으로 오늘에 이른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김유정은?

= 최남단 제주 모슬포 출생이다. 제주대 미술교육과를 나와 부산대에서 예술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미술평론가(한국미술평론가협회), 제주문화연구소장으로 일하고 있다. 저서로는 『제주의 무신도(2000)』, 『아름다운 제주 석상 동자석(2003)』, 『제주의 무덤(2007)』, 『제주 풍토와 무덤』, 『제주의 돌문화(2012)』, 『제주의 산담(2015)』, 『제주 돌담(2015)』. 『제주도 해양문화읽기(2017)』, 『제주도 동자석 연구(2020)』, 『제주도 산담연구(2021)』, 『제주도 풍토와 문화(2022)』, 『제주 돌담의 구조와 형태·미학(2022)』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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