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가 밤낮이 바뀌어버린 아기처럼 요즘 들어 어머니는 낮에는 달처럼 주무시고 밤에는 해처럼 배회하신다. 엊그제는 거의 하룻밤 하룻낮, 24시간을 주무시기만 하셨다. ‘혹시나….’ 하는 걱정이 불안스레 꿈틀거려서 가만히 어머니 얼굴에 귀를 대보았다. 아무래도 숨결이 너무 약하신 듯하다. 갑자기 덜컥 두려움이 솟구친다. “아고게! 어머니, 얼른 일어 나십서! 저녁때가 다 되어수게!”하고 큰 소리로 깨워본다. 반응이 없으시다. 그 순간 ‘아직은 안 돼!'하는 조급함이 급하게 심장을 두드린다. 얼른 몸을 기울여서 어머니의 눈꺼풀을 뒤집어 본다. 그 순간 “야이, 무사?(얘, 왜 그래)”하면서 거칠게 밀치신다. ‘아고, 더 주무십서, 예! 미안허우다. 어머니가 나만 나둬동(놔두고) 솔째기(살짝이) 아버지한티 가불카부댄(가버릴까 봐)....’이라고 멋쩍게 물러선다. ‘역시, 우리 어머니시네….’ 하는 생각에 피식 웃음이 나온다. 아직은 어머니에게 호령할 기운이 남아 있으시다. 오늘은 정오쯤에 일어나셨다. 거실로 나와 당신의 자리에 앉자마자 마당을 쳐다보시더니 한숨을 쉬신다. 더위에 시달리다 못해 머리를 숙인 상추들이 숨을 죽이며 온몸을 늘어뜨리고 있다. 예년보다 급하
제주도가 여름철 제주 밤의 매력을 살린 야간 관광 콘텐츠를 집중 운영한다. 제주도는 '낮보다 아름다운 밤, 제주의 섬야(夜) 시즌'을 주제로 다음달까지 두 달간 도내 전역에서 다양한 야간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기획은 관광객 체류 시간과 소비 확대를 유도하고, 제주 특유의 여름밤 정취를 관광자원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는 ▲'이호 필터 페스티벌'(오는 18일~21일, 이호테우해수욕장) ▲'컬러풀 산지 페스티벌'(다음달 23일~10월 31일, 제주시 산지천 일대) ▲'서귀포 오페라 페스티벌'(다음달 3~10일, 서귀포 예술의전당 일대) ▲'전통 굿 야행 콘텐츠' 등이 있다. '이호 필터 페스티벌'은 힐링 콘서트와 버스킹 등 음악 중심 콘텐츠로 구성된다.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제술페(제주한잔 우리술 페스티벌)'와 연계해 로컬 술과 젊은 감성을 결합한 해변형 야간축제로 펼쳐진다. 제주시 원도심에서는 다음달부터 '컬러풀 산지 페스티벌'이 주말마다 열려 나이트 런, 야간 포토존, 버스킹 공연 등으로 여름밤 분위기를 한층 끌어올릴 예정이다. 서귀포 예술의전당과 칠십리 야외무대에서는 다음달 초 '서귀포 오페라 페스티벌'이 열려 제주
국내 스타트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돕기 위해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가 대만을 무대로 한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 '오픈 아일랜드: PR00F LAB IN TAIWAN'에 참여할 유망 기업 모집에 나섰다.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는 국내 유망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 '오픈 아일랜드: PR00F LAB IN TAIWAN' 참가 기업을 다음달 4일까지 모집한다고 15일 밝혔다. 모집 대상은 설립 10년 이내의 인공지능(AI) 또는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솔루션을 보유한 스타트업이다. 대만 핵심 산업군과의 연계 가능성이 있는 기업이 우선 고려된다. 대만의 주력 산업은 제조, 통신, 전자, 산업 자동화 등이며, AI 기술이 접목된 농업, 양식업, 식음료, 스마트모빌리티 분야도 포함된다. 1차로 10개 기업을 선발한 뒤 심사를 거쳐 최종 2개 기업을 선정할 예정이다. 최종 선발된 기업은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의 보육기업으로 등록된다. TIPS(팁스) 프로그램 및 후속 투자 연계 등 장기적 성장 기회를 제공받는다. 제주혁신센터는 국내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인 스파크랩과 협력해 대만 진출에 필요한 현지화 전략 수립과 파트너 매칭, 밋업(Meet-
제주 카름스테이 서카름(서쪽) 마을인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미센터’가 농촌 유학 거점 공간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는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 마을에서 지역 내 농촌 유학 및 관계 인구 형성을 위한 거점 체류 시설로 ‘저지리미센터’를 새롭게 조성해 '덤부리스테이'를 공식 오픈했다고 15일 밝혔다. 저지리미센터는 ‘책밭’이라는 콘셉트를 중심으로 1층은 아이들이 다양한 책과 체험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됐다. 2층은 아이와 함께 장기간 머무를 수 있는 숙소 공간으로 구성됐다. 도와 공사는 저지리미센터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저지리 마을 주민들로 구성된 공동체 조직인 ‘덤부리협동조합’을 설립, 이들을 중심으로 체험 및 숙박 시설을 운영할 계획이다. 저지리미센터는 포털 사이트인 네이버(NAVER)를 통해 예약을 받고 있다. 네이버 검색창에서 ‘미센터’ 또는 ‘덤부리스테이’를 검색하면 자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도와 공사는 지난해부터 지방소멸 대응기금 과제를 추진 중인 가운데 새로운 콘셉트를 적용한 지역 체류형 공간으로 저지리미센터를 완전히 탈바꿈했다. 시설물 안전진단, 설계, 리모델링의 과정을 거쳐 체류 공간 조성을 완료했다. 제주관광공사 관
제주도가 우도 차량운행 제한 조치를 1년 연장하면서 일부 저공해 차량과 대여 이륜차 등의 운행을 예외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다. 제주도는 이달 말 종료 예정이던 '우도면 내 일부 자동차 운행 제한' 조치를 1년 더 연장한다고 15일 밝혔다. 다만 관광 수요 회복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일부 차량에 대해서는 운행을 허용하기로 했다. 이번 조치에 따라 다음달 1일부터 새롭게 운행이 가능해지는 차량은 ▲16인승 이하 전세버스 ▲전기차·수소차 등 제1종 저공해 렌터카다. 또한 ▲대여 이륜차 ▲원동기장치자전거 ▲개인형 이동장치(PM) 등도 운행 제한에서 제외된다. 장애인 접근성 보장을 위한 조치도 포함됐다. 전동 휠체어 탑승이 가능한 전세버스를 이용해 중증 장애인이 우도를 방문하는 경우 사전 신청과 개별 심사를 거쳐 예외적으로 운행을 허용할 방침이다. 우도는 2017년 8월부터 교통 혼잡 해소와 보행자 안전 확보를 위해 차량 운행 제한을 시행해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관광객과 차량 수가 급감하면서 지역 상권과 주민 불편에 대한 우려가 이어졌고 도는 이를 반영해 일부 규제 완화를 결정했다. 실제로 도에 따르면 지난해 우도 방문객은 121만8000명이다. 2016년 178
서귀포시의 유일한 종합병원인 서귀포의료원에서 임금 체불 사태가 벌어져 노동조합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병원 측은 재정 악화를 이유로 상여금 지급이 어렵다고 밝혔지만 노동자들은 도의 소극적인 대응을 문제 삼고 있다. 서귀포의료원 노동조합은 15일 오전 10시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료원 소속 노동자 390명의 정기 상여금 약 6억1000만원이 아직 지급되지 않았다"며 "상여금이 반복적으로 지연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해에도 두 차례 상여금 지급이 지연돼 올해 2월이 돼서야 일부가 지급되는 등 유사한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노조는 "부산시와 경기도 등 다른 지자체는 운영비와 인건비를 긴급 편성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으나 제주도는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귀포의료원은 이에 대해 "지난 3월 지급하지 못한 상여금 일부는 이달 중 지급할 예정이며 6월분 상여금은 9월 중 지급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에만 약 70억원의 적자가 발생했고, 올해도 약 80억원의 적자가 예상되는 상황"이라며 "자금 여력이 크게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의료원은 "현재 운영비 지원과 은행 차입에도
김경수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 위원장이 "국가균형발전과 자치분권은 단순한 국정 과제를 넘어 대한민국의 미래를 좌우할 중대한 의제"라며 '5극 3특' 체계 속 제주도의 역할을 강조했다. '5극 3특'은 수도권·동남권·대경권·중부권·호남권 등 5대 초광역권과, 제주·강원·전북 등 3대 특별자치도를 축으로 국가 균형발전을 추진하겠다는 정부의 신행정구상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14일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서 열린 지방시대위원회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균형발전 전략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미래를 약속하기 어렵다"며 "이는 한시도 늦출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기자회견과 타운홀 미팅 등에서 여러 차례 균형발전의 중요성을 언급했다"며 "대통령이 직접 챙기는 핵심 국정과제"라고 규정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5극 3특' 체계를 기반으로 한 새 정부 균형발전 전략 수립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이어졌다. 김 위원장은 "과거 지방은 보조 역할에 머물렀지만, 이제는 지역이 국가를 이끄는 성장 동력으로 기능해야 한다"며 "제주는 특별자치도 모델의 선도지역으로 균형발전 전략의 핵심"이라고 평가했다. 이한주 국정기획위
오영훈 제주지사가 국정기획위원회를 방문해 제주의 핵심 현안 17건을 국정과제에 반영해줄 것을 공식 요청했다. 15일 제주도에 따르면 오 지사는 지난 14일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서 이한주 국정기획위원장과 박수현 국가균형발전특별위원장을 만나 도정 핵심과제를 설명하고 정부 차원의 지원을 건의했다. 이번에 제안된 핵심과제에는 ▲청정수소 기반 탄소중립 선도도시 조성 ▲바이오헬스 클러스터 구축 ▲글로벌 K-컬처 밸리 조성 ▲전천후 글로벌 스포츠 전지훈련센터 조성 등 미래 성장동력 관련 과제가 포함됐다. 또 지방분권을 위한 제도 개선 과제로 ▲제주형 기초자치단체 설치 ▲포괄적 권한 이양 추진 등도 함께 제시됐다. 이는 도가 선도적으로 추진 중인 '지방정부형 분권모델' 구현을 위한 핵심 정책으로 제도적 기반 마련을 정부에 요청한 것이다. 오 지사는 이 자리에서 "제주의 핵심과제는 단순한 지역 현안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선도 전략"이라며 "도민의 염원이 담긴 과제들이 국정 운영에 적극 반영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한주 국정기획위원장은 이에 대해 "제주의 상황과 과제의 의미를 잘 이해하고 있으며 제안 내용을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박수현 국
올해 상반기 제주항공의 국제선 여객 수는 지난해보다 뚜렷한 증가세지만 치열해진 할인 경쟁과 공급 과잉으로 수익성 확보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항공업계 전반이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초특가 마케팅에 집중하면서 제주항공을 포함한 저비용항공사(LCC)들의 2분기 실적 전망에도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15일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올해 1~6월 제주항공을 포함한 국내 LCC 8개사의 국제선 여객 수는 1578만명으로 대형 항공사 전체(1565만명)를 앞질렀다. 하지만 LCC 업계는 탑승률 증가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최근 중화권 및 동남아 노선을 중심으로 대규모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인천~홍콩, 김포~가오슝 등 주요 노선 항공권을 최대 7% 할인하고, 세부·보홀 등 필리핀 노선은 최대 4만원 할인 혜택을 제공 중이다. '비즈니스 라이트' 좌석도 최대 8만원까지 할인하며 적극적인 수요 유치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출혈 마케팅에 대해 항공업계 안팎에서는 "탑승률 증가가 곧 수익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제주공항 항공업계 관계자는 "팬데믹 이후 해외여행 수요가 일정 부분 회복되면서 가격 중심의 마케팅
제주 애월포레스트 관광단지 개발과 맞물려 상수도 공급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제주도가 해당 단지에 하루 3000톤이 넘는 물을 공급할 방안을 마련 중이지만 현실적으로 주민용 비상보충수 전용 가능성이 제기되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15일 제주도와 관계 기관에 따르면 도는 서부지역 관광단지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어음정수장 신설을 수도정비 기본계획에 포함시킨 바 있다. 해당 정수장은 하루 8800톤의 용수를 공급할 수 있는 규모로 계획됐다. 하지만 기본계획을 보면 어음정수장의 용량은 ▲기존 마을 상수도 수요 5800톤과 ▲비상시 보충용 예비 자원 3000톤을 기준으로 설정됐다. 여기에 최근 애월포레스트에 투입될 3100톤 가량의 수요가 추가되면서 전체 수요가 약 1만2000톤 규모로 늘어나 정수장 용량을 초과하게 되는 상황이다. 문제는 정수장 용량을 초과한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결국 비상보충용 지하수나 마을 상수도 일부가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하지만 마을 상수도는 주민 기본생활용수인 만큼 조정이 어려워 실질적으로는 비상보충수를 관광단지에 전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한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도2동을)은 이에 대해 "결과적으로 비상용 지하수
한라산 남서쪽 고지대에 형성된 독특한 화산지형인 '모세왓 유문암질 각력암 지대'가 국가지정문화재 천연기념물로 새롭게 지정됐다. 국가유산청은 제주 한라산에 위치한 '한라산 모세왓 유문암질 각력암 지대'를 국가지정문화재 천연기념물로 지정했다고 15일 밝혔다. 이 지대는 한라산 백록담 남서쪽 외곽 지역에 있다. 약 2만8000년 전 소규모 용암돔(분출된 용암류가 만들어낸 화산암 언덕)이 붕괴하면서 생긴 화산쇄설류에 의해 만들어진 것으로 지질학적으로 높은 가치를 지닌다. 해당 지역에는 크기가 다양한 유문암질 암석 조각들이 맞물린 형태로 약 2.3㎞ 길이에 걸쳐 분포하고 있다. 최대 폭은 500~600m에 달한다. 특히 이곳에서 확인된 유문암질 각력암은 제주 전역에 널리 분포한 어두운색 계열의 현무암과 달리 이산화규소(SiO₂) 함유량이 높아 밝은색을 띠는 특징을 가진다. 이는 한라산 지질 퇴적층의 형성과정을 밝히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일반적으로 마그마가 식는 속도에 따라 현무암질-안산암질-유문암질 순으로 암석화가 진행된다. 지금까지 제주도는 대부분 현무암질 암석으로 구성돼 있다고 알려졌으나 이번 지정 지역에서 제주에서는 처음으로 유문암질
제주도가 청년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겠다며 2016년 출범한 '청년참여기구'가 내년이면 10년 차를 맞는다. 그러나 그동안의 운영 성과에 대한 평가는 냉담하다. 청년 정책의 주체를 표방해왔지만 실제 도정 운영 구조 안에서는 여전히 들러리에 머물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제9기 청년참여기구는 지난 13일 열린 제주청년주권회의에서 발굴한 정책 4개에 대한 실행력 강화를 위해 정책 TF 분과를 구성했다고 14일 밝혔다. 각 TF장은 모두 4개이고 정책 제안자 또는 제안 분과에서 TF장을 꾸렸다. 이후 원탁위원들의 추가 참여도 예정돼 있다. 하지만 청년 내부에서는 "해마다 반복되는 형식 절차에 불과하다"는 회의적 시선도 함께 제기된다. 청년참여기구는 제주 청년들이 직접 정책을 제안하고 자율 예산을 편성하는 것을 목표로 매년 운영돼왔다. 그러나 10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도 실질적인 정책 결정권과는 거리가 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오히려 청년들이 직접 제안서를 작성하고 도정은 이를 참고 수준으로만 '수렴'하는 구조라는 것이다. 제8기 참여위원으로 활동했던 유모씨는 "회의를 해도 최종 결정은 도에서 하며 청년의 제안은 선택적으로만 반영된다"며 "거버넌스라고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