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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필의 세상훑기(18)...공무원은 영혼이 없다?

 딱 5년 전인 2008년 1월, 이명박 당선인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활동하던 때. 노무현 대통령이 힘을 실어줬던 국정홍보처의 한 관리가 인수위에 업무보고를 하면서‘유명한’말 한 마디를 던졌다.

 

“공무원은 영혼이 없다.”

 

인수위원이 노 정권의 언론 정책을 문제 삼자 해당 간부가 공무원은 정권이 시키는 대로 일할 뿐이란 취지로 말한 것이다. 좋게 보면 공무원은 정치적 중립을 지킨다는 소리 같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공무원은 소신을 버리고 정권 입맛에 맞춰 살 수밖에 없는 얘기다.

 

 박근혜 당선인의 대통령직 인수위 구성이 곧 발표될 예정이다. 김용준 인수위원장은 며칠 전 “인수위원과 전문위원 등이 차기 정부로 옮겨가는 것을 전제로 임명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특히 공직자들이 인수위에 들어가기 위해 줄대기하는 걸 경계한 것이란 분석이다. 인수위는 9개 분과로 이뤄진다. 국정기획·정무·외교국방통일·경제1·경제2·법질서사회안전·교육과학·고용복지·여성문화 등으로 현 정권 인수위 때보다 법질서사회안전, 고용복지 등이 늘어났다. 인수위원은 총 24명이다.

 

 이들 밑에 전문위원이 포진하게 된다. 통상 전문위원 다수는 각 분야의 공직자가 차지한다. 대부분 1, 2급 고위직이다. 이 자리를 차지하고자 물밑작업이 한창이란 풍문이다. 정권교체기마다 인수위 참여 공무원은 5년간은 출세 보증수표를 손에 쥔 것과 같다는 얘기가 떠돈다.

 

 이 때문에 노무현 전 대통령은 인수위 출범을 앞두고 “인사 청탁을 하면 패가망신하도록 하겠다”고 공언했고, 이명박 대통령도 “인수위에 오는 게 부서 내 처신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면 굉장히 위험한 발상”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인수위에 참여한 공무원 대부분은 승승장구한 게 현실이다.

 

 5년 전 인수위 전문위원들을 보자. 전문위원 71명 중 정부부처 파견 공무원은 34명이었다. 당시 인수위 측은 “각 부처에서 3배수 추천을 받아 전문성과 미래지향적 사고, 개혁성 등 세 가지 원칙에 의해 뽑았다”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이들 공무원 전문위원의 평균연령은 49.4세였고 출신 지역은 서울·경기와 대구·경북이 각각 8명, 부산·경남 7명, 호남과 충청 각 5명이었다. 재경부 차관보, 농림부ㆍ정보통신부 등 각 부처 실·국장, 금융감독위 국장급, 대검찰청 기획관 등이 포함됐다. 일부는 이명박 당선인의 측근 실세들과 학연·지연이 닿는 인사들이었다.

 

 현재 박근혜 당선인 측에 인수위 파견 공직자 후보 명단이 2~3배수로 넘겨져 있다. 물론 이 명단은 현 정부 측에서 작성한 것으로 박 당선인 측에선 ‘참고’만 할 것이다. 후보 명단에 없는 공무원도 줄대기로 비집고 들어갈 틈은 열려있다.

 

 공직자 줄대기는 인수위 구성 이후가 더 문제다. 정부 산하의 일부 기관장들은 연임을 위해 벌써 움직이고 있다. 박 당선인 측 한 관계자는 “모 인사가 소위 실세로 알려진 사람을 접촉하기 위해 인맥을 동원한다는 얘기도 들려온다”고 했다. 이 같은 상황을 두고 한 네티즌은 동네 동장이 바뀌어도 화환이 수십 개씩 들어오는 판인데 어련하겠냐며 했다.

 

    오래전 지방선거 직후, 모 시장 당선자의 선거사무실을 찾은 적이 있다. 입구에 현직 간부 공무원이 보낸 축하 화환이 서너 개 있어 크게 놀랐다. 무슨 배짱으로 시장 당선자에게 화환을 보냈을까. 시민들이 알게 되면 망신살이 뻗칠 일로 '강심장'이 아니고선 할 수 없다. ‘영혼 없는 공무원’은 이런 사람들을 두고 한 말일 것이다.

 

조한필은?=충남 천안 출생. 고려대 사학과를 나와 동 대학원에서 한국고대사를 전공, 석사학위를 받았다. 중앙일보 편집부·전국부·섹션미디어팀 기자를 지냈다. 현재는 충청타임즈 부국장 겸 천안·아산 주재기자로 활동하면서 공주대 문화재보존학과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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