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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욱의 지금은 자치시대(2)

폭풍이 지나간 것처럼 보인다. 아니 어찌 보면 거대한 태풍이 휩쓸고 간 것 같은 착각이 들기도 하다. 지난 10·26 재·보선 얘기다. 지금껏 상상하지 못했던 너무도 큰, ‘메가트렌드’급 아젠다를 던지고 간 정치국면이다. 재론하지 않을 수 없고, 곰곰이 곱씹어보지 않을 수 없다.

 

역대 선거에서 재·보선은 정권의 중간평가라는 의미가 강했다. 10월 재·보선 역시 예외는 아니였다. 하지만 과거 재·보선과는 사뭇 다른 평가와 전망이 나왔다.
이제 그 현상들에 대해 새롭게 특징지워야 할 시점에 왔다.

 

"모바일 선거혁명, 정당체계 흔들어"

 

우선, 과거 광우병 관련 촛불집회 등에서 맹아를 보였던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한 새로운 직접민주주의의 등장이다. 정당은 대의제 민주주의를 대표하는 제도적 장치다. 하지만 시장 후보도 못내는 야권, 지지율 5%도 안 되던 무소속 후보에게 일방적으로 패한 여권으로 인해 정당체계가 흔들리면서, 정당정치의 위기니 뭐니 하며 소란을 떠는 밑바탕에는 모바일 선거혁명이 있었다. 대중들의 자발적이며 직접 참여에 의한 새로운 민주주의의 등장이라는 변수가 그 힘을 발휘한 것이다. 더구나 이제는 공식 무대에서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 과거 기술적·제도적 제약요인 등으로 불가능했던 직접민주제가 스마트폰이라는 모바일 기술적 매개체를 통해 그 주가가 급상승 중인 현실을 우리는 목도하고 있다.

 

"웹2.0으로 무장한 새로운 정치계급 등장, '안철수 아이콘' 가장 강력한 심볼로 자리잡아"

 

둘째, '소통'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 못하거나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하는 정치권의 몰지각이다. 정치권은 아직도 내심 소통이라 하면 강자가 약자, 권력자가 피권력자의 하소연이나 듣는 그런 일방적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갇혀 있는 듯하다. 그러나 모바일 시대의 소통이란 권력·공간·정보의 불균형이나 불평등 상태가 아닌 모바일 평등이라 이름 붙일 만큼 상호 대등성을 요구하고 있다. 이를 깨닫지 못하는 한 기성 정치계급의 몰락은 필연적이다. 웹2.0으로 무장한 새로운 정치계급의 등장도 배제할 수 없다. 그 가운데 ‘안철수’라는 아이콘이 가장 강력한 심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셋째, 모바일 시대의 정치는 무엇인가. 이는 모바일 문화의 특성에서 비롯된다. 논리나 이성보다는 감성과 이미지가 지배한다. 청년실업의 비애, 전·월세난, 사교육비, 베이비붐 세대의 조기퇴직으로 인한 고통 등에 즉효적 처방전을 제시하지 못한다 해도 이를 다독거리며 위로의 메시지쯤은 보내주어야 하는 것도 정치의 책무이다. 오도 가도 못하는 어려운 시절에 우리 국민들은 감성적이고 메시아적인 리더십에 목말라하고 있다.

 

넷째, 재·보선 결과에서 전통적 지역주의가 아닌 세대 간, 계층 간, 그리고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차별성이 부상되고 있다. 특히 수도권의 경우에서 나타나고 있듯이 세대 간 투표행태의 격차는 더욱 두드러진다. 아이러니하게도 다른 나라의 경우, 청년층은 일자리를 위한 성장을, 노년층은 안정된 노후를 위한 사회복지․보장 요구가 일반적이다. 그런데 우리는 정반대의 목표를 향해 치닫고 있다. 일시적인 현상인지, 지속적인 현상이 될지는 심도 깊은 분석이 필요할 것이다. 여하튼 그 요인이 성장에 대한 끝없는 절망인지, 복지에 대한 무조건 환상인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10·26보선 당시 나온 무상급식 이슈는 오랫동안 묻혀져 있던 폭탄의 뇌관을 건드린 격이다. 향후 복지수요의 폭발적 분출에 대응하여 어떤 식으로 정부와 정치그룹이 정책적 대응책을 마련해 나갈지 자못 궁금하다.

 

"지방정치, 시련과 더불어 새로운 전환기"

 

이제 지방정치는 어려운 시련과 더불어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여전히 지방정치가 중앙정치의 소용돌이 속에서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지역주민들의 열망과 요구를 제대로 담아내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것은 물론, 정당정치의 근간마저 흔들리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 당면한 어려운 시련이다.

 

반면 한편으로는 선거결과에서 나타났듯이 지방선거와 지방정치를 움직이는 새로운 메커니즘의 출현이 주목대상이다. ‘모바일 정치혁명’이라 일컬어질 수 있는 새로운 소통방식에 의한 직접민주주의 정치문화의 등장, 그리고 과거 케케묵은 이념과 지역주의의 틀을 벗어나 사회복지 등 생활정치가 이슈화되고 있는 현상. 이는 아마도 새로운 전환기의 도래를 예감케 하기에 충분한 일이다.

 

다가오는 4·11총선. 전환기를 짐작케 하는 새로운 틀은 그때 현실을 운영하는 지배적 시스템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높다.

 

☞박재욱은?=부산출생. 연세대 정외과를 나와 동대학원 정치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책임연구원을 거쳐 신라대 기획처장을 역임하고, 현재 행정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한국지방정치학회 회장, 21세기 정치학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또 한국정책과학학회 대외협력위원회 위원장, 대통령직속 지역발전위원회 전문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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