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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제주]'K-루키' 선정 제주의 실력파 뮤지션 '사우스 카니발'
1집 발표후 관심 증폭…"제주 몽생이의 신나는 에너지 보여줄 것"

 

 

“두렁청이 어드레 가젠 햄시냐/곱들락 허게 촐려입어그네 이드레 와그네/느영나영 모다들어그네 터졍 도르게/빙삭허게 몬딱 베리난 보뎌 감시녜/도르라 조들지마랑 도르라 몬딱 도르라/도르라 조들지마랑 도르라 몬딱 도르라/용심내멍 도톼보난 알아졈시냐/느영나영 심벡해봐사 페들락 햄시녜/돈한추룩 뺄라진추룩 오시록 헌추록/경해봐사 핏짝허난 얼렁 뎅기게/도르라 조들지마랑 도르라 몬딱 도르라/도르라 조들지마랑 도르라 몬딱 도르라.”

 

외계어? 외국어? 아니 분명한 한국의 제주어다.

 

제주에서 가장 ‘핫’한 인디밴드 ‘사우스카니발’의 정규 1집 앨범 타이틀곡 ‘몬딱 도르라’의 가사다. ‘화내지 말고 있는 척도 하지말고 욕심내지 말고 모두 함께 걱정없이 달려보자’라는 내용의 노래다.

 

이 곡이 온라인을 달구고 있다. 이유가 무엇일까?

 

사우스 카니발은 제주 태생이거나 제주에 연고지를 둔 멤버로 구성된 9인조 '스카(Ska)' 밴드다. 스카는 1950년대 자메이카를 무대로 태동한 대중음악 장르다.

 

작곡·작사·편곡을 하고 보컬과 트럼펫을 맡은 리더 강경환(34)을 주축으로, 고수진(22, 베이스), 신유균(28, 색소폰), 고부장(본명 고경현, 27, 퍼커션), 김건후(27, 트럼펫), 이혜미(28, 키보드), 석지환(31, 드럼), 이용문(26, 색소폰) 등이 모여있다.

 

2009년 구성돼 현재는 '스카'를 연주하는 제주 대표 ‘로컬씬’(Local scene, 지역 밴드)으로 떠올랐다.

 

실력도 입증됐다.

 

뮤지션 발굴 육성 프로젝트 ‘K-루키즈’와 SBS 스페이스 공감 신인 발굴 프로젝트 ‘2013 6월 헬로쿠키’에 선정됐다. 최근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도 초청돼 들국화, 스웨이드, 폴아웃보이 등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했다.

 

세간의 주목을 받던 사우스카니발은 밴드 결성 4년만에 지난 13일 최초의 정규앨범이 발표됐다. 기름을 끼얹듯, 사우스카니발의 인기 열기가 한층 고조되고 있다.

 

리더 김경환은 정규앨범이 발표된 당일 “자고 일어나니 부재중 전화가 60통이 넘었다. 대부분 공중파 방송사, 언론사였다”며 인기를 증명했다.

 

말 그대로 ‘자고 일어나니 스타’가 된 셈.

 

인기의 비결은 ‘가장 제주스러운 음악’으로 꼽힌다. 제주어로 된 음악으로 제주도 젊은이들의 정서와 감성을 잘 표현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이해할 수 없는 가사지만 많은 공감대를 만들고 있는 것도 이 때문. ‘제주 이야기꾼’ 사우스카니발을 만나 그들의 음악세계를 파헤쳐 봤다.

 

 

▶왜 낯선 장르인 ‘스카’를 선택했나?

 

"제주도 대표 곡하면 ‘제주도 푸른 밤’처럼 서정적인 분위기를 생각한다. 그러나 제주도에 사는 저의 입장에서는 달랐다. 내게 제주도는 신나고 유쾌하고 밝은 에너지가 솟아나는 곳이다. 이런 낙원 같은 제주도를 음악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그래서 트럼본, 트럼펫, 색소폰 등의 혼섹션을 앞세운 스카 밴드를 구성하게 됐다. ‘스카’는 카리브해를 품은 자메이카에서 태동된 음악 장르로 흥겹고 신나는 리듬이 특징이다. 주변환경이 비슷한 만큼 음악적 분위기도 흡사하다. 사우스카니발(South Carnival)은 말 그대로 ‘남쪽 축제’다. 신나는 음악 '스카'처럼 ‘제주 몽생이(조랑말)’의 밝은 에너지를 보여주고 싶다.”

 

▶’몬딱 도르라’가 타이틀 곡으로 정하게 된 계기는?

 

“‘몬딱 도르라’를 만들고 나서 멤버들에게 처음에 들려줬을 때 반응이 ‘유치하다’였다. 그런데 이 곡이 타이틀이 되고 이렇게 주목 받을 줄 누가 알았겠나. 신기하다. 다 이렇게 (인기곡이) 탄생더니 진짜더라.”

 

▶9명이나 거느린 리더의 입장에서 어려운 점은 없나?

 

“과거 20대때 하드코어 락밴드에서 기타리스트로 활동했다. 10년 정도를 함께 보낸 멤버들이 한 순간에 해체돼 흩어지는 모습을 보니 ‘이건 아니다’ 싶었다. 새로운 밴드를 만들게 되면 이런 일이 또 발생하지 않도록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했다. 사우스카니발의 초기 이름은 ‘사회주의 밴드’였다. 사회주의 국가가 많은 남미의 음악을 많이 들으며 영향을 받기도 했지만 멤버들을 하나로 융합시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사회주의적인 체제로 이끌게 됐다. 멤버들에게는 ‘일단 내가 하자는 대로 해보고 안되면 나를 패라’고 말했다. 다행히 아직까지는 내가 하자는 데로 해서 나쁜 점이 없었다.(웃음)”

 

▶멤버 중에 아내가 있다고 들었다.

 

“쑥스럽지만 그렇다. 키보드를 맡은 이혜미가 내 아내다. 부부싸움을 한 날이면 연습에 방해가 돼 다른 멤버들에게 미안하다. 키보드 멤버를 바꾸려고도 했지만 스카 리듬을 타는 키보드를 구하기는 정말 어렵다. 멤버들도 그 사실을 알기 때문에 반대를 못하는 것 같다. 되도록 공사를 구분하려 하지만 어려운 부분도 있다. 멤버들에게는 ‘멤버끼리 연애는 절대 안된다'고 말하고 있다.”

 

▶멤버들이 가장 좋아하는 노래와 작곡·작사가의 입장에서 본인이 가장 애착이 가는 노래는?

 

“멤버들은 ‘고라봐야’란 곡을 좋아한다. 연습만 3개월 했다. 고생을 많이해서 애착이 가나보다. 이 곡은 스페인과 아프리카 토속음악이 믹스된 ‘아프로쿠바’란 장르로 매우 흥겹다. 연주할 때 매우 신난다. 난 ‘수눌음요’란 곡을 좋아한다. 제주도에 히피를 추구하는 타지인들이 많이 내려왔다. 제주도민들에게는 이들의 여유 있는 삶의 모습이 좋은 본보기가 되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놀 땐 신나게 놀고 일할 땐 열심히 일하자’라는 의미에서 곡을 만들었다. 메시지가 있어서 좋아하는 곡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과 팬은?

 

“아무래도 EBS 스페이스 공감 공연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사우스카니발을 알려준 공연이 아닌가 싶다. 특히 그 많은 팀들이 경합을 겨루는 자리에서 우리가 1등을 할 줄은 몰랐다. 그 자리에서 우리 멤버들은 눈물을 흘렸다. 다른 팀에서는 ‘겨우 이런 일로 왜 우냐’는 반응이었지만 우리는 너무 감격스러웠다. 제주도 출신의 밴드가 이렇게 된 사례는 거의 없었다. 맨몸으로 시작하다 보니 감동이 더 크게 왔나 보다. 특히 이날 공연에서 색소폰 신유균이 지미집(무인 카메라 크레인)에 머리를 맞았다. 말은 안하는데 매우 아팠을 것이다. 또 EBS 공연에서 만난 팬들이 기억에 남는다. 공연을 보고 가사를 외우고 다시 와 다음 공연 때 우리 곡을 따라 불러줬다. 가사가 낯설 텐데 큰 감동이었다.”

 

 

 

▶경쟁팀은?

 

“제주도 출신의 멤버가 모인 ‘묘한’이란 팀이 있다. 함께 ‘브라더 크루(Brother Crew)’를 구성했다. 합동공연도 하고 서울투어도 함께 할 예정이다. 이 팀은 현재 아시아 지역에서 개최되는 가장 큰 밴드 콘테스트인 ‘야마하 아시안 비트’에 참가해 부산지역 예선 1등을 했다. 여기서 우승하면 아시아 대표로 해외대회에 참가하게 된다. 서로에게 자극이 되고 있다.”

 

▶소개해 주고 싶은 제주 뮤지션은?

 

“20대때 활동했던 하드코어밴드 보컬 출신의 ‘제널론’이란 친구가 최근에 앨범을 발표했다. 들어보면 깜짝 놀랄 것이다. 제주도는 물론 한국에 이런 가수가 있나 싶을 정도로 실력이 뛰어나다.”

 

▶제주도 추천 장소는?

 

“5·16도로를 추천한다. 매번 지나다니는 길이지만 볼 때마다 감탄한다. 특히 숲 터널이 장관이다. 하늘을 가린 나뭇잎 사이로 빛이 새어 나오는 모습을 보면 저절로 악상이 떠오른다.”

 

▶제주 문화인으로써 제주 문화의 문제점은?

 

“제주 출신 뮤지션이라고 하면 선입견을 갖고 보는 것 같다. 포트폴리오를 들고 다니면서 홍보하면 ‘그저그런 실력의 밴드’로 본다. 또 축제때 제주 출신의 뮤지션 보다는 수도권 출신의 유명한 밴드를 부른다. 제주도 밴드가 설 자리가 점점 좁아져 안타깝다. 또 문화 담당자가 너무 자주 바뀐다. 축제 기획안을 들고 담당자를 찾아가 보면 1년에 한번씩 담당자가 바뀌어 있다. 설명하는 사람도 담당자도 매년 힘든 상황이 되풀이 된다. 제주 축제가 매년 비난을 받고 허술하게 끝나는 것도 이 이유 때문이다. 문화 전문가를 양성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목표는?

 

“무대에 오르기 전 사우스카니발을 소개할 때면 꼭 ‘제주 출신 밴드’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사우스카니발은 사실 실력보다는 ‘제주어 가사’로 주목을 받은 건 사실이다.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기대에 부흥하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다. 사우스카니발의 느낌 그대로 신나고 유쾌한 음악으로 보답하겠다. ‘로컬씬’을 뛰어넘는 ‘대한민국 대표 밴드’가 되도록 온힘을 다하겠다.” [제이누리=이소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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