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토)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검색창 열기

아주 먼 옛날 한 생물이 살았다.

 

독립적으로 살아가기에는 너무나 나약했다. 늘 천적의 위협으로부터 고민해야 했다.

 

배고픔과 추위와도 싸워야 했다. 자연재해 역시 피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이 생물은 새로운 삶의 방식을 선택했다. 다른 생물의 몸속에 들어가 기생하는 방법이다.

 

이에 맞선 숙주(비기생 생물) 또한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자신의 몸을 지키기 위해 거센 반격을 시작했다.

 

몸속에 들어오는 기생 생물을 막기 위해 온갖 방어전선을 구축했다. 독소를 만들어 공격하기도 했다. 숙주와 기생 생물과의 보이지 않는 싸움이 끝없이 계속됐다.

 

물론 싸움만 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상생의 방법을 찾아 도우며 살아간다. 서로 동반자 관계가 되기도 한다.

 

환경에 맞춰 다양한 삶의 방식을 터득하며 살아간다. 세상의 이치는 어느 한편에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만들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외의 현상이 있다. 기생 생물인 연가시다.

 

물속에 사는 수서곤충과 육지에 사는 육상곤충의 뱃속을 오가며 생활한다. 사마귀와 같은 육상곤충의 몸속에서 성장하는 연가시는 때가되면 사마귀를 조종해 물가로 유도한다.

 

수영을 하지 못하는 사마귀는 연가시의 조종에 의해 물로 뛰어들어 허우적거리다 죽는다. 몸속에 있는 성체 연가시는 사마귀 항문 등을 통해 밖으로 나온다.

 

성체로 자란 연가시는 10~90㎝ 크기로 가늘고 긴 철사모양이다.

 

냇가 등의 물속에서만 짝짓기를 하고 산란 후 죽는다. 연가시 유충은 물속에 사는 모기유충 속에 있다 모기를 통해 지상으로 나온다.

 

사마귀나 메뚜기는 연가시 유충에 감염된 모기를 잡아먹는다. 사마귀 몸에서 성체가 된 연가시는 사마귀를 조종해 다시 물속으로 돌아가는 생활을 반복한다.

 

연가시의 생활처럼 사람들의 뇌도 기생충에 의해 조종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해볼 여지가 있다. 기생충에는 이로운 기생충과 해로운 기생충이 있다.

 

그런데 갈수록 우리 사회는 해로운 기생충에 더욱 노출되고 있다. 정의롭고 올바른 길을 선택하는 기생충보다 권력과 특혜, 비리 등의 기생충에 감염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각종 뇌물이나 비리, 특혜 사례를 보면 준 사람이나 받은 사람이나 죄의식 감각이 갈수록 무뎌지고 있다. 그 순간만 모면하면 된다는 식이다.

 

이는 해로운 기생충에 감염된 뇌에 의해 조종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할 여지가 있다.

 

구좌읍 평대 소재 비자림 입구에 지어진 제주시장 건축물 허가 특혜 의혹 사례가 그렇다. 주인은 “허가 과정에서 법적 하자가 없는데도 의혹을 키우고 있다”며 오히려 큰소리를 치고 있다.

 

또한 행정부서는 해명자료를 통해 “정당하게 허가를 내줬다”며 방어하기에 급급하고 있다.

 

현장을 찾아 사실을 직접 확인한 결과, 백번 양보하더라도 그곳은 건축허가를 내줘서는 안 될 곳임이 분명했다. 오히려 행정기관이 부지를 매입해 공적으로 활용해야 할 곳이다.

 

그런데 버젓이 가게용 및 주거용 건축물이 지어져 있다. 비자림 주차장 입구에 개인이 거주하면서 장사까지 하도록 했다. 이것이 특혜가 아니고 무엇인지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았다.

 

이처럼 특혜를 받아도 특혜인지 잘 모르고 당연한 것처럼 생각하는 것은 어쩌면 해로운 기생충에 감염된 뇌가 작동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자본주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해로운 기생충들이 인간의 뇌를 더욱 짓누르고 있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추천 반대
추천
0명
0%
반대
0명
0%

총 0명 참여


배너

배너
배너

제이누리 데스크칼럼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실시간 댓글


제이누리 칼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