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검색창 열기

고운호의 '제주를 말한다'(21) ... 제주경제와 사회의 내일을 위한 설계(10)

민선 6기 제주도정 출범에 맞춰 고운호 전 한국은행 제주본부장이 “제주 경제와 사회의 내일을 위한 설계”를 화두로 던집니다. 제주 혁신을 위한 전략을 제시합니다. 기고는 “제주 혁신하여 재창조의 길을 가자”를 시작으로 “제주 혁신하려면 지사부터 변해야” “관료 개혁” “제주 경제의 선진화 전략“ 등의 주제로 제주가 가야 할 길을 담론의 소재로 삼습니다. / 편집자 주

한국은행 제주본부 조사에 따르면, 제주지역의 인적자본지수는 1990년대 중반까지 전국 평균 수준을 유지하였으나 1998년 IMF 외환위기 이후 타 지역과의 격차가 날로 커지고 있다. 지금처럼 전국 평균치보다 크게 낮은 수준에 있는 상황이 오래 계속될 경우, 우리 제주 지역의 성장 동력이 크게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제주 지역과 다른 지역 간의 인적자본 격차가 확대되고 있는 데는 구조조정 요인, 산업구조 특성, 실질임금 및 노동생산성 차이 등의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점을 감안할 때 제주 경제가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교육 등 인적자본 투자의 확대를 포함하여, 다음과 같은 실천적인 전략이 나와야 한다.

 

첫째, 초·중·고등학교와 대학과정에 이르기까지 고급 인력의 공급 파이프라인이 단절되지 않도록 하기위해 체계적이고 집중적인 투자를 실시해야 한다. 특히 각 교육과정에서 잠재력이 뛰어난 우수한 인재들을 발굴하고, 그들이 전문능력에 대한 영재성을 계발하도록 교육하고 지원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둘째, 학창 시절 부자 학생과 가난한 학생 간 불평등 교육이 학력 차이와 소득 격차로까지 이어져 사회 양극화의 주범이 되고 있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그런데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남유럽 나라들이 국가 부도와 재정 파탄, 소득 양극화의 공포에 떨고 있는 데 비해 북유럽 국가들은 끄떡없이 순항하고 있었다. 기업 주도의 청소년기(期) 기술 교육→ 첨단 인재 배출‧적재적소 배치→ 기업의 시장 경쟁력 강화→ 고용 안정→ 안정된 경제성장의 선순환 구조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국가의 기업들은 중등교육 단계부터 직접 학생 교육의 핵심 주체로 참여하여 학생의 적성과 흥미에 따라 일반학교와 직업학교로 나눠 철저한 실무 교육을 통해 인적 자본을 축적하고 있다. 기업과 교육이 상호작용을 하면서 산업특성에 맞는 인력자원을 적기에 양성하고, 교육을 통한 신분상승이 활발한 사회를 만들어 외부의 충격에도 안정적 경제성장과 사회통합을 동시에 이뤄내고 있는 것이다.

 

이제 제주 교육의 경우도 대학의 교육과정을 현장중심으로 전환해 산업체 수요중심형 교육시스템을 구현하고 지역사회 및 지역산업체와의 쌍방향 협력이 이뤄지도록 노력해야 한다. 대학이 지역발전의 핵심 주체로서 지역기업이 필요로 하는 우수 인재를 양성하고 지역사회의 성장을 적극 이끌기 위해서는 대학과 기업 간 산학협력의 방향에 대한 재설정이 필요하다. 대학은 교수들이 산학협력에 보다 더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하고 지원을 강화해야 하며, 산업체는 대학과의 협력을 통해 우수 인재양성 및 기술개발에 적극 참여해야 할 것이다.

 

또한 학생들이 산업 현장중심 교육을 제대로 받을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다양하고 유연하게 편성·운영해야 한다. 산업체 인력에 대한 재교육 및 현장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를 산학협력중점교수로 채용하는 등 대학과 기업 간 다양한 인적 교류 증진도 필요하다.

 

셋째, 학생들에게 현장중심 교육뿐만 아니라 ‘고용없는 성장’의 시대에 적극 대응할 수 있도록 기업가 정신 등 창업 마인드를 고취시켜 나갈 시스템의 구축도 필요하다. 지금까지 많은 대학에서 창업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나 대부분 학생 중심이 아닌 지역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제는 대학 교육과정에 창업 관련 교과목을 편성·운영하고 창업동아리를 활성화해, 학생 창업에 대해서도 다양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넷째, 노동의 이동성이 높아져가는 글로벌 경제 시대에서 우수인력의 유입은 인력부족의 해결과 경쟁력 향상을 위한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미국이 현재 세계 제일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는 비결은, 세계 각국의 우수한 인적자원이 이민을 통해 미국으로 계속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도 도외에 거주하는 출향(出鄕) 인력은 물론, 도외 지역의 우수인력이 제주로 유입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긴요하다. 차제에 제2의 인생을 제주도에서 설계하고 싶어 하는 전문직 은퇴자들을 제주로 대거 유치하는 범 사회적 운동을 추진하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다섯째, 도내외에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이를 활용하는 방법이다. 앞에 제시한 방법은 장기적인 막대한 투자 및 노력이 전제되어야 하며, 설사 성공한다 하더라도 인적자본 축적에 불리한 여건이 조성되면 고급인력의 유출을 막을 수가 없게 된다.

 

따라서 현재 제주가 처해있는 열악한 경제·사회·문화 등 제반 인프라를 고려할 때, 도내외의 전문가 집단을 데이터베이스화하여 제주의 관계자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소위 ‘네트워크 활용방안’이 비교적 단기간에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선택이 될 수가 있다. 영국의 영란은행은 캐나다의 실력파 마크 카니(M. Carney)를 신임 총재로 영입했다. 317년 영란은행 역사에 없는 초유의 결단이었다. 오랜 긴축정책 여파로 0.3% 저성장에 허덕이는 영국이 자존심을 버리고 통화주의 마술사를 초빙한 것이다.

 

 

여섯째, 좋은 인재를 등용해서 권한과 재량을 주어 일을 잘하도록 하여야 한다. 그러려면 낙하산 인사를 없애고 전문성과 공공성을 가진 인물을 중용하는 인사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필요하다면 대대적인 물갈이로 기존 판을 뒤집어야 한다. 능력·전문성 따지지 않고 날아드는 염치없는 낙하산들 때문에 인재들이 설 공간이 없어진다. 제주 대표 공기업의 경우 기관장 외에도 이사, 본부장까지 정권과의 특정한 연고를 통해 알뜰하게 챙기지 않았나.

 

일곱째, 제주의 폐쇄적 공무원 임용제도를 혁신해야 한다.

 

우리나라 공무원의 부정부패가 선진 21개국 중 4위에 오를 정도로 심한 데는 폐쇄적인 공무원 임용제도의 영향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은 선진 21개국의 반부패지수와 공직 폐쇄성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공무원 임용제도의 폐쇄성이 높을수록 공직자들의 부패 정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국제투명성기구 등에서 각 국을 대상으로 매년 조사하는 관료사회의 경쟁력, 효율성, 청렴도 순위에서 홍콩과 싱가포르 두 나라는 항상 선두를 다툰다. 개방을 통해 다양한 국적의 인재들을 채용‧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직 부패를 막기 위해 개방형 공직을 늘리고 민간 전문가 채용을 대폭 확대해 임용제도의 폐쇄성에 의한 부패 고리를 절단해야 하는 이유다.

 

여덟째, 제주 청년층에게 인재 육성의 기회가 많이 주어져야 한다. 2012년 4년제 대학 졸업자 취업률에서 제주도는 47.8%에 불과했다. 전국 16개 시·도 중 최하위의 초라한 성적표다. 청년층(15~29세)의 실업률은 6.0%로 전체 평균인 2.2%보다 훨씬 높았다. 문제는 해가 갈수록 그 격차가 확대되는데 심각성이 있다.

 

신규구직자 중 취업건수를 나타내는 취업성공률도 전국 최하위다. 2011년 제주지역 취업성공률은 26.0%로 전국 평균(29.1%)보다 3.1%포인트 낮았다. 말 그대로 전국에서 젊은이들이 가장 취업하기 힘든 지역이 제주라는 말이다. 여기에 지방대 졸업생의 연봉은 수도권 대학 졸업생에 비해 현저히 낮고 그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지는 추세다.

 

또한 제주지역 대학생들의 학자금 대출 연체비율은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다. 대학생 열명 중 한 명은 학자금을 제 때 갚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 불량자 신세로 전락해 어깨가 축 처진 채 사회 한 구석으로 내팽겨지는 제주 젊은이들의 모습은 보릿고개 마루의 살기 팍팍하고 고단했던 그 시절의 아린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 우리 제주 청년들의 슬픈 자화상이다.

 

앞만 보고 달려왔던 우리 기성세대, 이젠 제주 청년세대에게 희망을 심어줘야 한다. 사실 지금까지는 장년 중심의 ‘거두는 사회’에 심혈을 기울여왔고, 청년들은 ‘거두는 사회’에 성공적으로 편입하여 기득권을 유지·발전시키는 것에 급급했다. 그러다 보니 청년들에게 새로운 것을 쥐어주고 새로운 비전을 심어주지 못했다. 지금부터라도 청년들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이들을 미래의 인재로 격려하며 육성하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제주에도 빌 게이츠나 마크 저커버그 같은 젊은 인재가 하루빨리 나와야 한다.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는 프로젝트를 서둘러 구상하고, 이들이 시행착오를 거치더라도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노력이 이루어져야 한다. 소위 ‘거두는 사회’에서 ‘뿌리는 사회’로의 의식전환이 필요하다. 제주 에너지를 다소 과하다 싶을 정도로 청년들에게 집중해 보자. 이들이 우리의 미래이기 때문이다. 청년들에게 희망이 넘치는 사회가 제주 경제가 장기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는 길이다.

 

아홉째, 인재 영입에 성공하더라도 이들이 사회에 공헌하기 위한 환경을 조성해 줘야 한다. 조직에 공헌하는 인간은 6단계로 구분된다. 가장 아래 단계인 순종(obedience)-근면성(diligence)-지식(intellect)-이니셔티브(initiative·선제적인 추진력)-창의성(creativity)-마지막 가장 상위 단계가 열정이다. 지금의 창의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인간 역량은 이니셔티브·창의성·열정이다. 제주 지도자는 미래 인재들에게 목적의식을 부여하고 창의성과 열정을 이끌어내는 업무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하지만 현재 제주사회 공동체의 대부분은 관료주의적이고 위에서 아래로의 위계질서가 강하게 확립돼 있다. 혁신적이고 경쟁력이 뛰어난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선 상사의 의견에 도전할 수 있는 자유, 자신의 아이디어를 실험해 볼 수 있는 자유, 기존 통념에 도전할 수 있는 자유 이데올로기를 도입해야 한다. 민주주의가 전체주의보다 더 강력하게 살아남은 데는 그런 이유가 있다. 이제 제주사회를 개방성·투명성·자율성이란 새로운 DNA를 바꾸어야 한다. 지금의 톱다운(Top down)식 관리는 미래인재 육성에는 짐이 될 뿐이다.

 

열째, 미래 인재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며 역량을 발휘하기 위해선 플랫폼의 제공과 아이디어의 독려 등 이들을 보호해주는 지도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지사는 미래를 디자인하는 '전략가', 변화를 선도하며 추진하는 '실행가', 구성원을 몰입케 하는 '인재 관리자', 차세대 인재를 키우는 '인적자본 개발가', 부단히 자기 계발을 하는 '역량 향상자'의 자질을 구비해야 한다. 이런 자질이 자신의 인재 확보 철학과 융합될 때 진정한 리더십 브랜드 창출이 가능하며, 초 잠재력 인재를 확보해 ‘메기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열한째, 제주 사회에 인문학의 중요성이 강조되어야 한다.

 

상상력이 중요한 세상은 인문학 강국이 지배한다. 인문학은 동서고금을 통해 그 중요성이 강조되어 왔다. 이병철 삼성 창업회장은 "내 모든 경영비법은 논어(論語)에서 나왔다"고 했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는 "인문학이 없었다면 나도 없고 컴퓨터도 없었을 것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스티브 잡스는 자신의 상상력은 IT기술과 인문학의 결합에 기초한다고 밝히면서, "소크라테스와 점심을 함께할 수 있다면 애플이 가진 모든 기술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애플 신화는 스티브 잡스의 '상상력'이 완승(完勝)의 비결이라고 입을 모은다. 21세기 가장 위대한 혁신의 아이콘으로 평가받는 스티브 잡스는 평소 기회 있을 때마다 “나는 플라톤(Platon)과 호머(Homer)를 비롯해 수많은 동양 고전을 통해 새롭게 생각하는 방법을 배웠다. 그것이 애플을 만들어낸 원동력이다”라면서 인문학의 중요성을 강조하곤 했다.

 

인문학은 사람에 대한 이해와 통찰력을 제공해준다. 수백, 수천년의 인류역사를 통해 살아남은 지혜의 보고인 인문고전은 상상력과 무한한 창의력을 샘솟게 하는 샘물이다. 인간의 본성을 탐구하는 인문학은 본래 경영학의 인사조직론 등에서 중요한 가치 판단의 근거로 자리해 왔다. 사람의 본성, 욕구 등은 세상이 변해도 크게 변하지 않기에 인문학을 통해 미래의 기업경영, 국가정치, 인재 교육 등에 대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는 것이다.

 

제주의 인문학 대중화 시대, 인문학 부흥의 시대를 열어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대학과 기업의 막중한 책임과 역할이 요구된다. 인문학자들은 상업성 배제라는 명목하에 상아탑 안에만 갇혀 있지 말고 인문학 대중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 기업은 기업의 미래가 달려 있는 창의력과 상상력을 가진 인재 양성을 위해서 인문학 교육에 집중적인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사내 인문학 교육에 힘쓰는 한편 인문학 전공자를 채용하는 비중도 높여가야 한다.

 

제주 사회는 '시카고 플랜'에서 교훈을 배워야 한다. 노벨상 수상자를 가장 많이 배출한 시카고 대학교의 숨은 경쟁력 역시 인문학 정책이었다. 1929년 취임한 로버트 허친스 시카고대 총장은 재학생들에게 졸업 때까지 동서양의 인문 고전 100선을 의무적으로 읽도록 했다. 허친스의 인문학 학습 프로그램인 ‘시카고 플랜’을 통해 시카고 대학교는 3류 대학에서 오늘날 하바드대보다 더 많은 노벨상 수상자(73명)를 배출하는 세계적인 명문대학으로 발돋음했다.

 

열두째, 인재 확보를 위한 제반 프로그램 기획과 실천을 위해 범 도민적 테스크 포스를 만들어 운영하자. 지금까지 도정이 만든 태스크포스는 소리만 요란할 뿐 성과를 내지 못하며 실패했다는게 중론이다. 책임과 권한부터가 불분명해 정체성이 모호한 것이 근본적인 문제다. 그렇다 보니 의제가 무엇이건 회의는 겉돌고 최종 결과물은 그저 정책의 참고사항 정도에 그치게 된다.

 

특히 민간 중심으로 테스크 포스를 꾸리겠다며 철학도 없이 이쪽저쪽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경우는 더 심각하다. 관료들의 생리를 모르는 탓에 관료들에게 휘둘려 들러리만 서게 되거나 아니면 사회적 갈등과 분열만 심화시킬 뿐이다. 목표를 달성하려면 처음부터 의사결정 절차를 잘 설계할 필요가 있다. 아무리 의도가 좋다 하더라도 절차가 적절하게 설계되지 않고서는 배가 산으로 올라가는 것이다.

 

 싸이에 환호하는 미국, 그러나 제주는 귀향민조차 서먹하다

 

제주 사회는 평생 제주를 떠나본 적이 없는 토착민, 제주 태생으로 일찍이 타 시․도에서 공부하고 일하다 정착한 귀향민, 제주가 아닌 곳에서 태어나 살다가 제주로 정착한 이주자로 이뤄진다.

 

우선 귀향민의 경우 귀향이 그들에게는 진정 금의환향일까. 제주 특유의 진영 논리와 배타적 사회구조로 이들 대부분이 토착민과의 관계 재구축에 실패했거나 실망한 채 암중모색을 계속하고 있는 사례를 주변에서 자주 본다. 이주자들 역시 토착민들과 지속가능한 생활을 도모하기엔 아직은 시기상조가 아닌가 싶다.

 

이들 귀향민․이주자 그룹이 안정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일자리는 대부분 토호들이 차지하고 있는데다 토착민들은 귀향민․이주자들이 정착할 경우 자신들의 파이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를 한다. 귀향민․이주자들이 가지고 있는 지식과 경험, 물적 자원, 인적 네트워크 등을 활용해 파이를 더 키울 수도 있는데 말이다. 결국 이들이 제주 공동체 속으로 끼어들 틈새가 아직은 없는 실정이다. 개방에 대해 얼마나 폐쇄적인가를 보여주는 제주사회의 일그러진 자화상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가수 싸이의 노래 ‘강남스타일’이 미국과 영국인들의 열광에 힘입어 미국의 ‘빌보드 챠트’ 2위, 영국 ‘싱글챠트’ 1위 자리에 올랐다. 싸이가 세계적인 가수의 반열에 이름을 올리는 계기가 됐음은 물론이다. 싸이의 성공은 열린 문화 앞에선 국적·피부색·언어가 아무런 장벽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귀향민 조차 귀향이 서먹서먹한 제주사회와는 크게 대비되는 대목이다. <내일을 위한 설계 11편으로 이어집니다>

 

☞고운호는?

=1979년 한국은행에 발을 들여 놓은 뒤 제주출신으론 처음으로 한국은행 제주본부장이 됐다. 2005년 3월부터 2008년 2월까지 3년간 재임하는 등 한국은행에서만 31년간 재직, 외길 금융인의 길을 걸어왔다. 한국은행 제주본부장으로 재직중엔 지역경제의 콘트롤타워를 목표로 제주경제포럼을 출범, 제주도지사와 함께 공동대표 역을 맡아 제주의 경제와 미래방향 논의의 불을 지핀 인물이다. 제주본부장 재직시절엔 제주본부가 한국은행 지역본부중 최우수본부로 지정됐다. [제주경제의 선진화를 위한 외침] 등 다수의 저서와 연구논문,자료를 냈다. 한국은행에서 퇴직한 최근에도 활발한 저술과 기고활동을 펼치며 제주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오영훈 전 도의원이 원장을 맡고 있는 제주미래비전연구원의 이사장도 맡은 바 있다.

 

 

추천 반대
추천
0명
0%
반대
0명
0%

총 0명 참여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제이누리 데스크칼럼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실시간 댓글


제이누리 칼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