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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세평] 공포심의 확대가 더 큰 문제 ... 우린 뭘 준비하고 있는가?

 

전세계를 강타하며 4500여명의 사망자를 낸 에볼라 바이러스의 국내외 보도를 보고있노라면 1995년 방영된 영화  ‘아웃브레이크’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미국 전염병 예방 및 통제 센터(CDC)에 파견된 주인공(더스티 호프만)은 직속 지휘관으로부터 정체 불명의 치명적 전염병이 돌고 있는 자이르(현재의 콩고민주공화국) 우림 지대의 오지에 들어가  이를 조사하라는 명령을 받는다. 열대 정글의 심장부까지 들어간 주인공은 치사율 100%의 무시무시한 바이러스균이 휩쓸고 간 마을을 발견한다.

 

마을 주민들은 절대 다수가 이미 숨진 상태. 장작더미처럼 시신은 켜켜이 쌓여있고 극소수의 생존자들마저 생존의 갈림길에 있었다. 주인공은 이 바이러스가 저지되긴 했어도 미국 전역에 퍼질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하자  정부 각료에게 비상조치를 취해줄 것을 경고한다.

국내에서도 ‘연가시’와 ‘감기’라는 영화가 치사율 100%를 가진 변종 바이러스의 위협을 다룬 바 있다.  모든 영화가 우여곡절을 겪기는 하지만 극적인 해결책을 찾아 안도의 한숨을 쉬게 하는 것으로 끝맺음을 한다. 

 

하지만 현재의 상황은 다르다. 악화일로다. 이미 '보이지 않는 위협'이 전세계를 공황상태로 만들어 가고 있다. 에볼라 바이러스가 몰고 온 공포다. 서아프리카의 몇몇 국가에서 급격하게 전염되더니 이제 그 한계를 넘어 유럽과 미국에 감염자와 사망자가 발생, 보건 당국을 초긴장시키고 있다.

WHO(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에볼라 바이러스는 지금까지 서아프리카를 중심으로 창궐하여 확진 사례가 8500여 건에 이르고 최소한 4500여명의 사망자를 기록하고 있다.

실제로 에볼라가 창궐하는 서아프리카를 제외하면 그 숫자는 미미하다. 미국에서 1명이 사망했고 2명이 추가로 감염됐다. 유럽에서도 3명 정도가 감염된 것으로 보도됐다. 일부 확인이 안 된 감염자들도 계속 보고되고 있다.

 

 

그런데 미국을 비롯한 서유럽 등의 국가가 보이는 패닉의 정도는 상상 이상이다. 처음에는 서아프리카 3국에서 들어오는 입국자들의 체온을 체크하기 시작하더니 그 와중에 환자가 추가로 발병하자 환자와 접촉한 것으로 보이는 사람들에게 격리 조치를 취하기 시작했다.

미국에서 일부 학교가 직원이나 학생들이 에볼라 감염자와 접촉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수업을 취소하는 사례까지 생겼다. 미국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 인근 솔론 시교육청은 관내 솔론 중학교와 파크사이드 초등학교가 16일(현지시간) 문을 닫는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전날 오후 학부모들에게 보냈다는 외신의 보도도 나왔다.

 

에볼라 바이러스가 주는 충격은 이 바이러스가 ‘치료제가 없는 바이러스’이자 ‘치사율 90%'라는 무시무시한 공포의 가능성을 갖는다는 사실이다. 인간의 체액과 접촉으로 감염되며 다른 동물들을 통해서도 더 잘 전파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 이상 영화속의 이야기가 아니라 현실이 될 수도 있다는 공포. 이것을 현재 상태에서는 막을 방법이 없다는 두려움. 그것이 미국과 유럽은 물론 많은 국가들을 공포 속으로 몰아넣고 있는 이유다.

반면 유엔의 나바로 특사는 "지금은 이전과는 달리 지역 사회가 에볼라에 대한 인식이 매우 높아져 앞으로 3개월 안에 에볼라를 통제 아래 두는 것을 합리적인 목표로 제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작 서아프리카에서는 환자의 확산을 통제할 수 있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와중에 박근혜 대통령은 16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개막한 제10차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회의에서 보건인력을 파견하겠다고 밝혔다. 온 뉴스가 국내 의료진을 해외 전염병을 막기위해 파견하는 일이 최초라며 대서특필했다.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분명 의미있는 일이다. 허나 이와 더불어 국민의 안전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을 세우는 일을 병행해야 한다는  지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국내의 방역체계에 대한 준비상황을 밝혀 안심시켜야 한다는 이야기다.

 

국내외의 상황을 모두 종합하면 에볼라의 위험성은 매우 높아보인다. 바이러스의 전염에 대한 예방조치를 취하는 일은 당연하지만 그와 더불어 무분별한 공포심의 확대도 경계해야 한다.

우리는 수년 전 신종플루의 창궐로 온 나라가 바이러스의 공포에 떨었던 경험을 갖고 있다. 신종플루 창궐 수개월 전부터 바이러스의 전염이 확대되고 있었음에도 이를 대처하지 못하고 우와좌왕하며 온 나라가 몇개월간 신종플루의 공포로 떨었던 기억이 있다.

보건인력 파견도 의미있는 일이겠으나 더불어 온 국민이 공포에 떨지 않도록 체계적인 의료체계와 감염방지 대책을 먼저 제시해야 한다.

에볼라바이러스는 AIDS의 뒤를 있는 제2의 AIDS가 될 가능성도 많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문제는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한 확산의 속도와 숫자가 아니다. 그보다 사람들사이의 공포의 확산과 이의 재생산을 더 두려워해야 할 일이다.

 

미국의 오바마대통령도 미국내 언론의 보도를 의식, 19일 "에볼라는 분명 심각한 질병이지만 이에 과민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다"며 "과민반응은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정확한 정보를 얻는 것을 더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에볼라 바이러스보다 이로 인한 관민반응이 더 문제라는 점을 인지하기 시작한 것이다.

대한민국 전체가 외국인의 출입이 그 어느 때보다도 빈번한 시대가 되었다.

 

국제자유도시로서의 명성을 쌓아가며 서울과 부산, 제주가 수 많은 외국인들의 자유로운 왕래로 도시의 위상도 높아졌다. 작년 한해만 약 230만명의 외국인이 제주를 방문했다. 게다가 중국을 중심으로 많은 자본이 제주로 몰려들고 있다. 이에 대한 우려와 논란도 다양하게 나타난다.

세계 최대강국 미국이 감염자 3명보다 그 공포심으로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며  '중국자본의 공습'을 다시금 돌이켜 본다.

 

제주사회에 만연하는 공포심을 확대하기보다 그 실체에 대한 분석과  냉정하게 대처하는 가시적인 조치가 필요한 때다.

 

몰려오는 자본을 향해 삿대질만 하고 있어선 안될 일 아닌가? [제이누리=이재근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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