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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계 보고 한라생태숲 ... 실상은 산업폐기물 안방[이슈현장] 복원초기, 숲.탐방로 곳곳에 폐기물 매립 ... 솎아낸 폐기물만 약 50톤
강남욱 기자  |  rkdskadnr3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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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10.29  10:2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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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용강동 한라산 중턱에 자리한 한라생태숲. 제주특별자치도가 운영하는 자연생태 공영관광지다.

푸른빛을 띈 구상나무가 자태를 뽐내며 탐방객들을 맞이하고 제주족제비와 노루들이 뛰어논다. 천연기념물 제204호로 지정 보호되고 있는 팔색조와 멸종위기 야생동물 Ⅱ급으로 지정되어 있는 물장군도 목격할 수 있다.

한라생태숲은 식물 130과 760여종, 포유류와 조류 등 36과 60여종, 곤충 107과 440여종이 서식하는 '한라산의 축소판'이다. 버려진 야초지를 2000년부터 복원사업을 시작해 10여년의 공사 끝에 2009년 개원했다. 인간의 의지와 자연의 숨결이 맞닿아 한라산 생태계의 보금자리로 환골탈태 중이다.

   
▲ 한라생태숲 목련총림
지난해 한해 동안 15만4000여명이 이곳을 다녀갔고 올해 10월까지 탐방객은 17만5000여명이다. 연말까지는 20만명을 훨씬 웃돌 것으로 예상되는 한마디로 전국의 생태숲 가운데선 떠오르는 ‘블루칩’이다.

하지만 한라생태숲은 황당(?)한 현실과 맞닥뜨려 있다. 테마 숲길은 물론 묘목을 생산하는 양묘장까지 곳곳에 매립된 건축폐기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생태계의 보금자리? ... 실상은 산업폐기물 안방

한라생태숲이 곳곳에 버려지거나 매립된 산업폐기물(폐골재)로 몸살을 앓고 있다.

생태숲 탐방로를 따라 걷다 보면 생태숲의 쾌적함과는 달리 곳곳에 폐골재가 눈에 띈다. 건축물 철거·해체 공사장에서나 나올 법한 시멘트·콘크리트 덩어리, 유리파편, 타일조각, 플라스틱 파이프 조각 등 온갖 폐기물로 각양각색이다. 어떻게 이런 폐기물이 이 숲에 유입됐는지 의혹이다.

   
▲ 구상나무 양묘밭에 박혀있는 콘크리트 구조물과 바닥에 널려있는 건축물 폐기물들
생태숲 복원조성 초기에 누군(?)가 건축물을 해체한 뒤 나오는 시멘트덩어리, 철근, 타일, 유리조각 등 건축폐기물을 탐방로와 생태숲 곳곳에 매립한 것이다.

자동차 바퀴가 진흙탕에 빠져 공사가 어렵다는 명목 아래 기반조성 시 탐방로를 건축폐기물로 메웠다는 것이다.

폐기물이 묻혀있는 곳은 탐방로뿐만이 아니다. 양묘장은 물론 웅덩이를 메워 수목을 심는 등 부지기수다. 한심하게도 생태계의 보금자리를 만들겠다고 숲을 복원 조성했지만 실상은 ‘건축폐기물 안방’이 된 셈이다.

   
▲ 한라생태숲에서 2012년부터 올해까지 걷어낸 산업폐기물들. 산더미를 이루고 있다.
한라생태숲은 2012년부터 현재까지 장비와 인력을 동원해 곳곳을 점령한 건축폐기물들을 걷어내고 대신 붉은 제주화산재(송이)를 새로 바닥에 깔아놓는 작업을 하는 중이다. 지난 3년 간 솎아낸 건축폐기물 분량만 약 50톤에 달한다. 5톤 화물트럭 10대 분량이다.

탐방객 이모(50·제주시 연동)씨는 “돌팔매를 맞을 각오를 하더라도 잘못된 인식을 하고 있는 공무원을 그냥 지나쳐선 안 된다"며 "하물며 도로공사에도 폐기물을 함부로 사용하지 않는데 건축폐기물로 생태숲길을 조성 했다면 정녕 숲길이라고 할 수 있는지 묻고 싶다"고 개탄했다.

어이 없게도 폐기물 유입을 방치·조장한 건 공무원?

생태숲 현장에서 작업을 하던 한 인부는 숲길과 양묘장, 탐방로 등에서 여전히 산재해 있는 산업폐기물을 가리키며 “폐기물을 걷어내고 또 걷어내도 또 나오니 도대체 얼마나 파묻혔는지 알 수가 없다"고 투덜댔다.

   
▲ 한라생태숲에서 주운 콘크리트 조각과 유리조각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조성을 위한 특별법'에 따르면 한라생태숲은 절대보전지역, 생태계보전지구에 속한다.

절대보전지역이란 자연환경의 고유한 특성을 보호하기 위한 지역으로 특별법'에 따라 지하수자원, 생태계, 경관보전지구 1등급 지역을 대상으로 제주도지사가 지정한 곳이다.

이에 따라 한라산이나 기생화산, 계곡, 하천, 연못, 폭포, 용암동굴, 야생동물의 서식지, 생태학적으로 중요지역, 자연환경 보전을 위해 도조례로 정하는 지역 등이 절대보전지역에 해당한다.

   
▲ 2012년부터 올해까지 한라생태숲에서 걸러낸 폐기물들. 심지어 철근까지 보인다.
절대보전지역 안에서는 그 지역 지정 목적에 위배되는 건축물의 건축, 공작물 등 그 밖의 시설 설치, 토지의 형질변경, 토지 분할, 공유수면 매립, 수목 벌채, 토석 채취, 도로 신설 등이나 이와 유사행위는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생태계보전지구란 관리보전지역의 한 부류로써 한라산국립공원, 도시지역 및 제주도의 부속도서를 제외한 지역 중 지하수자원·생태계와 경관을 보전키 위해 이 역시 특별법에 따라 지정·고시된 지역이다.

더욱이 관리보전지역 안에서는 폐수배출시설의 설치행위, 폐기물 처리시설의 설치행위, 생활하수 발생시설의 설치행위, 가축분뇨 배출시설의 설치행위, 토지의 형질변경행위, 산림훼손 및 토지의 형질변경행위, 건축물의 건축, 공작물 그 밖의 시설의 설치 및 토지의 형질변경행위 등이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1991년 3월 공포된 폐기물 관리법에 따르면 산업폐기물을 도지사나 환경부 허가 없이 무단매립한 자는 폐기물 관리법 제7조 1항, 2항에 따라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더욱이 절대보전지역, 관리보전지역이면서 생태계보전지구인 한라생태숲 조성 시 산업폐기물을 무단 매립한 행위는 폐기물 관리법 위반 및 토지의 형질변경행위에 해당한다.

한라생태숲 조성초기 관리를 맡았던 실무자에게 폐기물 매립 이유를 묻자 그는 “오래 전 일이라서 기억이 나질 않는다"며 서둘러 입을 닫았다.

한라생태숲 조성·복원과정에서 나타난 엉터리·부실행정이 세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제이누리=강남욱 기자]

   
▲ 왼쪽부터 콘크리트 폐기물, 파이프 잔해, 제주화산재. 콘크리트 폐기물과 파이프 잔해는 특별법상 생태숲에 유입될 수 없다.
한라생태숲? = 해발 600∼900m(196㏊)에 자리 잡은 한라생태숲은 1997년 설계용역 결과를 토대로 2000년에 사업을 시작해 122억원을 투자하여 2009년 개원 후 2010년부터는 보완조성사업에 59억원이 투입되고 있다. 한라산 고지대, 1100고지 습지대 등에 자생하는 한라산 식물들로 조성되어 '한라산의 축소판'으로 불리며 관상용이나 조경용과 같은 외래종은 철저히 배제됐다. 현재 식물 130과 760여종, 포유류와 조류 등 36과 60여종, 곤충 107과 440여종이 서식 중이다.
   
▲ 한라생태숲 양치식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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