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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덕정 연가]이기상 원장, 70년 대전의 제주인 역사 집대성
대전제주도민회 회장

 

 

 

 대한민국의 중심부에 위치한 대전광역시. 이곳에는 대략 1000여명의 제주인(濟州人)들이 살고 있다. 이들 중 단연 돋보이는 이가 있다. 대전지역 제주인들을 대표하고 지역 주민들의 건강을 챙기는 제주인. 그는 대전에서 ‘당뇨병 전문의’로 불리는 이기상(57) 새서울내과의원 원장이다.

 

 이 원장은 현재 대전제주특별자치도민회 회장을 맡아 제주인의 화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제주인으로서의 자부심을 고취해 대전지역 제주인의 발자취를 기록하는 작업도 하고 있다. 특히 그는 25년간 대전지역 의료발전과 봉사에 헌신적으로 나서 '대전의 슈바이처'로 불리기도 한다.

 

 이 원장을 찾아 그가 말하는 제주인으로서, 의료인으로서의 삶에 대한 얘기를 들었다.

 

 이 원장은 1953년 제주시 이도1동에서 5남 2녀 중 셋째로 태어나 제주북초등학교와 오현중을 졸업했다.  오현고를 다니다가 집안사정으로 인해 서울고로 전학 갔고, 이후 서울대 의과대학과 서울대 보건대학원을 졸업했다. 서울대학병원 내과전문의를 거쳐 현재에 이르고 있다. 또 대전대학교 교수도 지냈다.

 

 -어떻게 의사가 됐나?

 

 어렸을 때에는 농장일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집안에서 의사가 되기를 원해 의대로 진학하게 됐다. 외가에는 한의사들이 많은데 외삼촌이 제주에서 인수당 한약방을 하고 있다. 외사촌도 제주에 명가한의원을 운영하고 있다. 외가 영향이 컸던 거 같다.

 

 -대전에서의 삶은?

 

 동서가 대전에서 정형외과를 하고 있었는데, 동서와 같이 병원을 하려고 왔다가 그게 지금껏 대전에 쭉 눌러 산 인연이다. 벌써 25년이 됐다. 처음에 의원을 개원할 때 인맥도 없고 해서 초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었다. 내과의원을 개원하고는 대전에서 ‘어떤 삶을 살까’, ‘어떤 의료인이 될까’ 고민하다가 환자를 상대로 당뇨교육을 하기로 맘을 먹었다. 당시 당뇨환자들은 병에 대한 인식이 덜했다. 또 고혈압과 당뇨, 대사질환 등 만성질환에 대한 심각한 예측이 있었기 때문에 교육의 필요성을 많이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충남대는 물론 대전지역에서 당뇨교육을 하지 않았다.  내가 처음 한 것이다. 그렇게 시작한 것이 벌써 1000회를 넘어서고 있다.

 

 실제로 그의 사무실에는 연간 당뇨교육 프로그램이 적힌 일정이 벽에 걸려 있었다. ▲당뇨뷔페 ▲직장인을 위한 당뇨교육 ▲당뇨병 예방 ▲콜레스테롤의 날 ▲신실환자 야유회 ▲고혈압 특강 ▲환자를 위한 음악회 등이다. 지금도 매주 수요일 당뇨환자를 위한 당뇨교육을 하고 있다. 그의 병원은 전국에서 당뇨환자가 가장 많은 병원이 됐고, 등록된 환자만도 1만여명에 이를 정도다. 환자들은 그를 ‘당뇨병 전문의’라고 부를 정도다. ‘당뇨인을 위하여’라는 당뇨교육책자도 10판을 자체 제작했고, 그 외에 ‘고혈압 환자를 위하여’, ‘골다공증 환자를 위하여’, ‘간염환자를 위하여’ 등 다양한 의료정보 책들을 펴냈다.

 

 -왜 당뇨교육에 열심히 인가?

 

 당뇨병은 환자 스스로가 병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알아야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잘못된 지식 때문에 종종 병을 악화시키는 경우가 있다. ‘당뇨환자는 당뇨에 관해서 올바른 지식을 알수록 오래산다’라는 말이 있다. 병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알리고 실천토록 교육을 통해 당관리를 제대로 하기 위함이다. 당뇨환자를 많이 보다 보면, 당 관리가 안돼서 신체 일부를 잘라내야 하는 경우도 있어 안타까움이 늘 있다. 그래서 교육 등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직업에 대한 회의를 느낀 적이 있나?

 

 대부분의 의사들이 느끼는 부분이지만,  요즘은 환자들의 요구가 다양해지고 많아졌다. 또 의료인들이 해야 할 일도 많아져 어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최근에는 환자와 의사와의 관계가 갈수록 괴리감이 생긴다. 의료수가 체계도 병원 운영에 어려움을 준다. 매번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환자들이 이해를 잘 못해 트러블이 생길 때도 있다. 답답한 면이 없지 않다.  이럴 때 가끔 고향에서 휴식을 취하고 싶기도 한다.

 

 -사회적으로 ‘봉사’가 트렌드가 되고 있는데...

 

 요즘 의료봉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어 많은 층이 의료혜택을 받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이주노동자나 다민족가정의 많은 분들이 의료혜택에서 소외되고 있다. 그래서 회장으로 있는 대전교구회의 카톨릭의사회와 ‘모이세’라는 다민족지원센터와 함께 그들을 도와주기 위해 활동하고 있다. 또, (대전)중구의사회를 통해 봉사활동에도 참여하고 있다. 지금의 의료봉사활동은 과거 투약위주의 봉사가 아닌, 진단·검사 위주의 봉사활동이 필요해 그런 쪽으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또 그들이 각 진료과목이 필요하면 본인부담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병원을 연결해주는 역할도 하고 있다.

 

 이 원장은 대전시의료관광협회 이사장을 맡고 있다. 그에게 의료관광과 제주의 영리법인병원 논란에 대해 물어봤다.

 

 -의료관광이 새로운 관광형태로 떠오르고 있는데...

 

 의료관광은 ‘휴양+관광’이 돼야 하지만 주가 되는 것은 ‘의료’여야 한다. 주가 ‘관광’이 되면 의료관광이 퇴색될 수밖에 없고, 기존의 관광과 다를 바가 없다. 의료수준도 세계 최첨단·최고의 수준으로 만들 때 의료관광도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다. 게다가 영리법인병원도 활성화 되는 등 모든 분야에서 도움이 될 것이다. 의료분야는 만성질환이 아닌 수술이나 시술 등이 필요한 특수한 질환으로 일회성으로 끝날 수 있는 것으로 특성화해야 한다.

 

 -제주에서는 몇 년째 투자개방형 병원(영리법인 병원)이 논란인데...

 

 의료인 입장에서 보면 영리법인 병원은 나쁜 것만은 아니다. 과거처럼 병원이 단순진료과목 의료인만으로 진료하는 시대는 지났다. 많은 투자와 시설이 필요하다. 반드시 영리법인병원이 아니더라도 자금이 충분한 기관이 투자하면, 의료수준을 올릴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워낙 손재주가 좋기 때문에 임상기술은 떨어지지 않는다. 또 우리나라의 의료기술이 세계적인 기술들이 많기 때문에 자본과 만나면 새로운 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본다.  명칭이 ‘영리법인’이라 의료 양극화가 생길 것처럼 생각해 반대하시는 분들도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의 삼성병원이나 중앙아산병원도 사실상은 영리병원이나 마찬가지다. 제주나 인천 송도지역에서 시험 삼아 해보고 문제점에 대해서는 보완을 거처 추진하면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원장은 대전제주도민회장으로서 제주인의 단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세대 차이를 극복한 신·구세대간의 단합을 위해서도 동분서주하고 있다. 그만큼 제주인들의 단합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그는 대전지역에서의 제주도민사를 한데 묶는 가칭 ‘대전지역의 제주인의 역사’ 책자를 발간하는 작업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대전제주도민회장에 취임했는데...

 

 대전제주도민회는 71년 역사를 갖고 있다. 많은 선배들이 돌아가셨고, 남아계신 분들도 80대가 됐다. 그러나 선배들과 젊은이들 간에 잘 어울리지 못하고 있다. 그게 제일 큰 문제다. 현재 도민회 회원은 40~50명에 불과하다. 정확히 파악은 되지 않지만 대전지역 제주출신들은 현재 회원의 약 20배 정도는 될 것이다. 그런데 이 지역에서는 고교동창모임, 각 관공서 재직자들의 모임, 젊은 기업인들 모임, 대덕연구단지 모임 등 각종 동향모임들이 있다. 이들 젊은 사람들의 모임에 찾아가 도민회에 들어오라고 권유하고 있다. 청년조직으로 흡수할 방침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공감대가 형성되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 하지만 자꾸 얘기해서 선배들이 70년 넘게 이끌어온 도민회가 더 단합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대전지역 제주인의 역사’를 정리하는 있다는데...

 

 타향에서 70여년 제주사람의 발자취를 남겨주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선배들이 살아 계실 때 과거 대전에 정착한 제주사람의 역사를 기록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선배들이 돌아가시면 과거 제주사람의 정착사를 알 수 없기에 그분들의 입을 빌어 초창기 대전에 정착한 제주사람들의 역사를 기록해야만 한다. 또 각 모임에도 각자의 발자취를 써달라고 했다. 이러한 것을 취합한 뒤 책으로 만들 계획이다. 재외제주도민회 총연합회 차원에서는 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지역에서는 대전이 처음일 것이다. 이러한 것이 각 지역으로 확산됐으면 한다.

 

 그는 고향 ‘제주’는 마음의 안식처이며, 언젠가 돌아가 봉사하고 싶은 터전이라고 말했다. 또 후배들에게 선배들의 소중한 경험을 토대로 목표를 이루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향 ‘제주’는 어떤 존재인가?

 

 고향이라는 것은 항상 어렸을 때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마음의 안식처다. 그 안에 있을 때에는 좋았다는 것을 몰랐는데, 오랜 세월 타향살이를 하다 보니 고향이 그리웠다. 그래서 오래간만에 가면 항상 정답게 느껴지고 마음이 포근하다. ‘이런 게 고향이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 의료인으로서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싶다.

 

 -고향 후배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특별히 좌우명은 없지만 항상 열심히 살려고 노력하고 있다. 자기 목표를 세우고 열심히 노력하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살아가는 데에는 선배들의 조언도 반드시 필요하다. 선배들의 경험을 나누고 그 경험을 토대로 목적을 이루며 살아가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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