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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세평] 도시화하는 제주 ... 화려함 쫓다 불나방 되려나?

제주 경제가 달리고 있다. 활황세가 무섭다. 감으로만 느끼던 변화의 바람이 수치로 구체화되고 있다.

이 변화의 속도와 방향이 어떻게 될 지, 언제까지 갈지 확신할 수는 없다. 다만, 이미 본격적인 이륙단계에 이르렀다는 점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최근 발표된 제주의 경제 수치를 보면 그 체감온도는 뜨겁다.

 

제주 부동산의 고공행진은 토지는 물론 주택,아파트 등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지난달 27일 발표한 '제주지역 부동산 시장의 주요 특징 및 시사점' 자료에 따르면 아파트가격이 상승율은 2010년 부터 올 10월까지 전국 평균인 11.1%에 비해 3배 높은 33.7%에 이르렀다.

 

아파트 거래 회전율도 전국의 7.3%보다 높은 8.2%를 기록하며 주택매매 가격 상승과 거래를 이끌었다.

 

 

이 뿐이 아니다. 토지의 지가상승률은 2011년 이후 지속, 그 상승폭은 더 커지고 있다. 올해만 들어서도 9월까지 전국평균 지가상승률이 1.3%p인데 비해 제주는 2.7%를 기록하며 격차를 더 벌리고 있다.

소비 및 투자도 증가세를 보이면서 부진했던 건설투자도 성장세로 돌아섰다. 고용도 서비스업 활황에 따라 확대중이다.

이 때문인지 보고서는 금융기관들의 기업대출 기조도 완화기조를 유지하고 가계대출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태도를 보인다고 모니터링 결과를 제시했다.

전체적인 원인과 경제효과를 분석하지는 않더라도 '육지인'들의 입도 러시, 중국자본의 무분별한 투자와 관광객의 증가에 대해 이구동성으로 체감하고 있음을 토로한다.  이 때문인가? 제주인구가 2018년에 70만명에 이를 것이라는 예측도 일반화됐다.

긍정적으로보면 인구유입이 제주경제의 활성화를 이끌고 외지인들의 선호도를 증가시켜 다시 인구유입이 늘어나는 선순환 구조를 갖게 된다는 낙관적인 전망을 가능케 한다. 해피엔딩이다.

그러나 제주행 입도 러시와 호황국면을 현재의 한국사회에 대비시키면 다분히 이단적 현상이다.

 

우리 현대사에서  경제발전은 곧 도시화 및 인구유입과 동일시 됐다. 오늘날 울산을 비롯 구미, 창원 등의 도시는 산업화의 부산물이었다.

이제  탈도시화가 제주를 부른다.

아이러니하게 '육지인'들의 탈도시화 러시로 제주는 전례 없는 도시화에 직면했다. 도시 기능 포화의 전조가 곳곳에서 드러난다. 부동산가격 상승은 그 첨병이다.

 

러시아워의 교통정체는 도시기능의 집중화를 알리는 신호탄에 불과하다. 공항의 포화는 제주가 더 이상 이전의 규모와 기준으로는 감담할 수 없는 외부 요인이 유입되고 있음을 상징한다.

감귤농장으로 경제부흥을 꿈꾸던 '오렌지 드림'과는 성격이 다르다.

 

지금 제주가 가진 가치는 경제만이 아니다. 환경과 자연이 경제에 더해졌다. 전방위적으로 제주가 도마에 올랐다.

문제는 경제개발의 순기능 뿐만이 아닌 역기능도 곧 두드러질 것이라는 점이다.

 

제주도 부동산 현상은 1990년대 이후 서울과 전국 부동산 경제가 겪었던 화려함과 뒷그늘의 쓸쓸함을 향해 불나방처럼 달려가고 있는 느낌이다.

 

아직도 끝나지 않은 부동산 성장의 신화는 역으로 살인적인 아파트 및 집 값의 상승과 전세가 상승, 무주택자 서민들의 끊임 없는 떠돌이 생활 등 언제 터질지 모를 대한민국 경제폭탄의 뇌관으로 남아있다.

그 뇌관이 해체할 대안이 확립되지도 않은채 제주에 상륙했다.

 

제주의 선택은 이제부터라고 할 수 있다. 좋던 싫던 제주는 외부 요인에 의한 내부 변화를 인정해야 한다. 제주의 입장에서 보면 기존의 기준과 관계가 다르더라도 그 기준을 확장하고 선도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외부를 향해 무조건 전면 개방하라는 말이 아니다. 외부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예상치를 충분히 감내하되 흔들리지 않을 기준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개발의 억제가 능사가 아니다. 개발의 기준은 물론 문화적인 연관성, 도시미관 등에 대해 전체적인 기준과 방향에 대해  빠르게 대처해야 한다. 

 

녹색이든 갈색이든 제주의 색깔을 강하게 제시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국자본의 침략이나 육지자본의 상륙 등을 수동적으로 바라봐서는 안된다. 단순한 놀라움으로 경기를 일으키는 반응을 보일 일이 아니다.

제주가 가진 자원들이 제3자의 눈에는 멋진 먹잇감이 될 수 있다.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풀어야 할지,어떤 색깔로 제주를 플래닝 할지를 정할 때  주체적인 모습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제주는 대자본의 먹이사슬 하부에서 초식동물의 역할에 위치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먹이사슬에서 어디에 위치할 것인가를 선택할 일이 아니다. 그 먹이사슬의 고리를 끊고 기준을 달리하는 관점의 이동을 선택할 때다. 다만, 오래 걸릴 전투가 시작됐다고 생각해야 한다.

땅 값이 오른다고 좋아할 때가 아니다. [제이누리=이재근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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