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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덕정 연가]경찰청 경호과장 박진우 총경

청와대와 인연(?)…

 

'청와대 경호'하면 제주 출신 중에 김인종 전 경호처장이 떠오른다. 그런데 경찰에서 청와대 경호 경비부서만 10년 가까이 근무한 제주 출신 경찰이 있다.

 

경찰청 경호과장 박진우 총경(50).

 

박 총경은 경찰에서 주로 경호·경비·형사 등 늘 현장 업무를 맡았다. 경호·경비 분야에 잔뼈가 굵은 베테랑이다.

 

1989년 경찰간부후보생 37기로 경찰에 입문했다. 경위로 임관한 박 총경은 청와대 경비를 맡는 101경비단을 자원했다.

 

소대장, 중대장을 거쳐 1993년 경감, 1998년 경정 승진할 때까지 청와대에서 경비 업무를 맡았다.

 

2006년 총경에 승진한 뒤에도 2009년 3월 대통령경호처 22경찰경호대장을 맡았다.

 

청와대와의 인연(?)이 남다르다. 그러더니 서울 서초경찰서장을 1년 재직하다가 이번 1월 정기인사에서 경찰청 경호과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에게는 늘 '경호·경비 베테랑'이란 수식어가 붙는다.

 

'머뭇거리지 말라' 늘 현장에서…

 

그의 주요 경력만 보면 늘 '현장'임을 알 수 있다.

 

경위 초임부터 8년 동안 청와대 경비를 담당하는 101경비단에서 근무했다. 1998년 경정으로 승진하면서 서귀포경찰서 경비교통과장으로 발령, 고향에 내려왔다. 1999년 901전경대장으로 부임해 해안경비단 창설, 제주서 경비교통과장 등 2년 6개월을 고향에서 보냈다. 2001년 다시 서울로 올라가 경찰청 과학수사과 자료운영계장으로 근무하다가 2003년부터 2년 동안 경찰청 수사국 형사과 폭력계장과 강력계장을 맡았다.

 

2006년 2월 '경찰의 꽃'인 총경으로 승진, 재경부 금융정보분석원 심사분석 3과장으로 파견됐다. 이어 2007년부터 1년 동안 강원 인제경찰서장을 지내다 경찰대학 학생과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2009년 3월부터 대통령 경호처 22경찰경호대장을 맡다가 지난해 1월부터 1년 동안 서울 서초경찰서장을 지냈다.

 

그는 1998년 고향 제주에 내려와 서귀포경찰서 경비교통과장, 901전경대장, 제주서 경비교통과장 등으로 2년 6개월을 근무했다. 고향 제주에서도 그의 보직은 '경비 책임자'이었다. 하지만 그는 고향에서 근무하면서 선친의 임종을 보게 된다.

 

중산간 금악 촌놈 서울 강남의 치안책임자 되다…

 

청와대 경호대장과 서울 강남의 서초경찰서장을 거쳐 경찰청 경호과장을 맡고 있는 그는 제주시 한림읍 중산간 금악리 촌놈 출신이다. 금악리에서 태어나 금악초등학교 한림중학교 한림공고를 졸업했다. 제주대 법학과를 나와 1989년 경찰 간부후보생 37기로 경찰에 입문했다.

 

당시 공고 육성 정책이 일면서 공고에 진학했지만 공업계는 그의 적성에 맞지 않았다. 대학을 자연계열 기계과를 지원했지만 낙방했다. 결국 제주대 법학과에 진학했다. 그는 이공계가 적성이 아닌가 보다라고 생각했다.  오히려 낙방한 게 그에게는 경찰의 길로 들어서게 한 약이 됐는 지 모른다.  군복무를 의경 생활을 하다보니 자연스레 경찰의 꿈이 움트기 시작했다.

 

경찰에서 늘 일선 현장 중심에 있던 그는 '경찰에게는 현장의 중요성이 다른 어떤 조직보다도 더 크고 더 강조된다. 경찰은 시민의 다양한 삶의 현장 중심에 있고, 사회의 온갖 갈등을 온몸으로 부딪치며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더욱 어려운 것은 현장은 살아 펄떡이는 생물체이고, 어떤 이론으로도 설명이 안 될 정도로 변화무쌍하다'라며 나름대로의 현장 지휘관으로서 철학과 소신을 갖고 있다.

 

박 총경이 지난 1년 동안 지휘관으로 있던 서초경찰서는 대법원과 외교단지 등이 위치한 법조외교행정타운, 고속버스터미널, 남부시외버스터미널, 화물터미널 등 물류유통 중심지가 위치해 치안수요가 많은 곳이다.

 

우면산 산사태 신속한 통제 대형참사 막아…

 

현장 베테랑인 박 총경에게 지난해 잊지 못할 사건이 있다.

 

2011년 7월 27일 오전 7시, 서울에 100년만에 기습적인 폭우가 내렸다.

 

우면산에서 상당량의 물과 토사가 흘러 넘치고 예술의 전당 인근 하수도가 물에 잠겨 남부 순환도로 일부 차로가 물에 잠기는 것을 목격한 서초경찰서 교통경찰관들이 즉시 우면 삼거리에서 사당역 방향 차량을 통제하고 우회 조치했다.

 

통제 30분 뒤 우면산이 무너져 남부 순환로를 삼키고 건너편 아파트까지 덮치는 재해가 발생했다. 사전에 통제하지 않았다면 수백명의 사상사가 발생할 수 있는 아찔한 순간이었다.

 

대형 재해를 예방한 공로를 인정받아 부하 직원들이 특별승진하고 경찰청장 표창을 받는 영광을 안았다.

 

박 총경은 서초경찰서장 재임 시 전 직원에게 매월 편지를 써서 이메일을 보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소통과 화합'

 

'소통과 화합'을 강조하는 지휘관으로서의 신념때문이다.

 

그는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현장근무자들과 아침식사를 겸한 간담회, 직원들이 참여하는 수요일 회의를 갖곤 했다. 그는 취임 일성으로 동의보감에 나오는 ‘통즉불통 불통즉통(通卽不痛, 不通卽痛)’을 인용, “막힘이 없이 자유롭게 소통하는 조직은 고통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서초경찰서장 재임 시 직원들에게 보낸 편지, 직원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을 펴내기도 했다.

 

남다른 고향 사랑…후배 초청 서울여행, 7대경관 선정 숨은 공로자

 

박 총경의 고향 사랑은 남다르다. 그는 제주-세계 7대자연경관 선정의 숨은 공로자다. 7대 경관 투표 홍보를 위해 적어도 서초서 관내에서만큼은 백방으로 뛰어다녔다. 경찰 협력단체를 찾아다니며 투표를 홍보했다. 서장 명의의 A4 한장 짜리 투표 홍보 서신을 작성해 관내 주민들에게 보내기도 했다.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 제주에 한표를!' 이란 제목의 서신은 '제주가 세계 7대자연경관에 선정되면 대한민국 브랜드 가치가 엄청 올라가고, 소중한 자연자원이 무분별한 개발에 의해 훼손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제주에 여러분의 소중한 한표를 부탁드립니다'라며 한 표를 호소하고 다녔다.

 

양원찬 범국민추진위 사무총장과 함께 민병철 건국대 교수가 이사장으로 있는 사단법인 선플달기국민운동본부와 협약을 맺게 하고 관내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마케팅포럼에서 7대 경관 선정 노력을 설명할 기회를 주선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박 총경이 고향을 위해 가장 보람스러워 하는 일은 고향 어린 후배들을 서울에 초청한 일이다.

 

지난해 5월 금악초등학교 4~5학년 선효행 청소년 45명을 1박2일 일정으로 서울 나들이를 시켜줬다. 자신이 근무했던 청와대와 서울교대, 국립중앙박물관, 경찰박물관, 국가정보원 등을 견학시켰다. 그는 고향의 어린 후배들에게 "세상은 넓다. 꿈을 크게 가지면 반드시 이룰 수 있다"고 용기를 북돋워줬다.

 

그는 인터뷰 도중 잠시 머뭇거리다가 기자에게 집무실 서랍에서 편지 몇 통을 꺼내들어 보여 줬다. 금악초등학교 후배들이 자신에게 보낸 서울 초청 감사편지였다.

 

김수은 양은 '멋진 박진우 선배님께...'라 제목으로 "선배님께서 말씀하셨듯이 우리 금악초등학교 어린이들이 공부를 열심히 해서 멋진 선배님처럼 어릴 때부터 꿈과 희망을 갖고 꼭 저의 꿈과 희망을 이루고 남이라고 모른 척 하지 말고 남들을 잘 도와 줄 수있는 어른이 될께요^^"라고 감사의 글을 보내왔다.

 

김소정 양은 "선배님 덕에 난생 처음 비행기를 탔고, 난생 처음 서울에 가게 됐다"며 "선배님께 보답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해서 훌륭한 사람이 될께요"라고 썼다.

 

박 총경의 동생도 제주지방경찰청 인사계에서 근무하는 박진표 경사다.

 

2006년 함께 총경으로 승진한 강호준 제주지방경찰청 경무과장과는 한림공고 선후배 지간이다.

 

-서초경찰서장 재임 시 소통과 화합을 강조했다는데.

 

"취임 초 관할이 강남이다 보니 유흥업소와의 유착, 음주운전 단속을 빙자한 금품수수가 있지 않을 까 걱정도 했지만 기우라는 것을 확인하고 부끄러워했다. 그래서 부패 고리 차단 이유로 회수했던 음주측정기를 파출소에 다시 지급했다. 조직도 사람의 몸과 마찬가지로 소통이 잘 되면 일이 잘 풀리고 자율적, 창의적으로 일하는 분위기가 형성된다. 나 먼
저 직원들과 '통'할 수 있게 마음을 열고 귀를 기울이는데 노력했다. 신뢰는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주민들의 의견과 불만을 경청해야 한다. 주민의 요구와 불만은 우리가 개선해야 할 미래이기 때문이다. 귀를 열어 잘 듣고 같이 고민해야 주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다. 꾸준한 관찰과 경청에서 통찰력이 생긴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지난해 우면산 산사태 발생 시 신속한 교통 통제로 수백명의 인명 피해를 예방한 것이다. 또 현대자동차 광고탑 고공시위를 안전하게 진압한 일이다. 모든 직원들이 주어진 위치에서 머뭇거리지 않고 신속하게 판단하고 조치했다. 그 결과 고공농성 장기화에 따른 불편과 많은 경력 손실을 막을 수 있었다. 수백대의 차량이 매몰될 수 있는 대형 참사를 예방했다."

 

-'현장'을 중시한다고 하는데.

 

"문제 해결의 열쇠는 항상 현장에 있다. 경찰은 절대 현장에서 눈을 떼지 말고 현장을 차분하게 잘 살펴야 한다. 지형 도로 숙지는 물론 작은 상황 변화도 눈여겨 봐야 한다. 하나의 작은 변화가 이외로 큰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 고향 제주는 어떤 존재?

 

"6남매 중 장남이다. 금악 촌놈이다. 그래서 어려서부터 고생을 많이 했다. 한림 이시돌목장 근처에서 밭농사를 했다. 어려서부터 소도 키우고, 쟁기들고 밭도 갈고 검질도 맸다. 학용품을 사기 위해 지네를 잡아 팔곤 했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고 한다. 어린 시절 고생했던 게 경찰 간부 생활에 큰 도움이 된다. 고향 제주 그리고 금악은 제주 촌놈이 서울에서 기 죽지 않고 당당하게 국가에 봉사하게 한 원동력이다."

 

- 고향 제주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어느 지역, 어는 사회든 사람사는 곳은 갈등은 있게 마련이다. 하지만 고향 제주도가 좁다보니 골이 더 패이고 상처가 깊게 느껴진다. 서울처럼 큰 지역은 빨리 묻히고 쉽게 용해된다. 하지만 제주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안타까울 따름이다. 소통과 화합이 중요하다."

 

- 경찰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항상 책임질 각오를 갖고 일을 해야 한다. 고난과 역경이 따라야 한다. 어렵고 바쁜 부서를 찾아 지원해야 한다. 승진에만 욕심부리지 말고, 한 분야에 전문가가 되기를 바란다. 그러면 응당 보상이 따를 것이다.
현장에선 머뭇거리지 말아야 한다. 현장에서 머뭇거리다가 상황이 악화되고 비난을 받는 경우가 있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경찰권 개입이 필요할 때는 머뭇거리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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