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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용의 아! 이슬람(1)

“우리도 한번 잘 살아보세”가 기억나는 때가 있다.

 

경제성장이 지상과제였던 1970·80년대 석유파동까지 거치며 사우디라고 총칭된 중동 건설 현장으로 취업열풍까지 몰아쳤다.

 

사막의 열풍 속에서 마른 땀을 흠치며 외화벌이에 나섰다. 희망의 땀과 고난의 가족사가 뒤켠에 있었지만 사우디에서 신기루처럼 이슬람세계도 우리에게 새롭게 다가왔다.

 

메카·메디나 등 성지가 있고 성서인 꾸란이 아랍어로 쓰여져 흔히 아랍 중동지역이 이슬람의 전유물인 것처럼 혼동하기 쉬우나 그러나 이 지역은 방대한 이슬람 세계의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57개국이나 되는 방대한 이슬람 국가 중에서 산유국이 밀집한 사우디반도 걸프 연안국가들은 석유로 부를 축적했다. 이에 따른 국가 인프라 시설로 도로·항만·병원·학교의 건설은 그들의 후속타였고, 우리에겐 외화획득을 위한 최대의 해외 건설시장이었다. 그것뿐이었다.

 

단지 해외 건설시장이며 우리경제발전의 디딤돌이 된 그 지역의 문화나 정신적 근간을 이루는 이슬람 문화에 대해 우린 관심을 두지 않았다.

 

수출 드라이브 정책 일변도의 경제 제일주의 만 앞세웠던 시절, 우리나라 관가에서도 제일 세련되었다는 외교가에 일화가 있다.

 

세계경제를 뒤흔드는 중동 산유국이 오일 무기화정책이 한창이던 때 공장을 돌릴 힘이 원천을 원유에 의존해야 했던 우리나라는 원유수급이 국가 제일 과제였다.

 

지금도 그렇지만 중동 산유국에 특사를 파견하는 등 석유수급을 위해 다각도의 대 중동정책을 펴 나가야했고, 빈번하게 중동 산유국 사절단의 내한이 빈번하게 이루어지곤 했다.

 

외교부처는 중동 귀빈들을 국빈으로 초청하고 연회를 베풀었다.

 

하지만 이슬람 문화의 기저를 모르는 데서 오는 불민하고 부끄러운 시행착오들이 줄을 이었다 술·돼지고기가 종교적 금기인데 이게 식사 메뉴로 오르고, 어렵게 분위기가 무르익고 실내악단 연주를 할 때 사절단들이 얼굴을 씰룩거리다 모두 자리를 박차 나가 버렸다.

 

돌연 어안이 벙벙해진 고위관료들이 안절부절 했다.

 

한참 후에 실내악단이 연주한 실내악 곡명은 ‘하바나낄라’인 걸 알았다. 이스라엘 민요였다.

 

지리적으론 엇비슷하지만 정서적으로는 세계의 화약고라고 칭하는 이스라엘과 인접 아랍국가의 정치·역사적 갈등의 배경을 몰라 나온 실수였다.

 

그러나 무지를 깨달았어도 힘들여 만든 자리가 파장이었기에 결국 헛수고만 한 셈이 됐다.

 

문화의 이해 없는 모든 관계는 사상누각이다. 과거 우리의 대통령이 해외순방을 나간 아프리카 어느 나라에선 사열 의식 도중 애국가가 아니라 북한 국가가 연주된 적도 있다.

 

아직도 지구촌 많은 사람들이 대한민국의 정식 영문표기는 ‘South Korea’인 줄로 안다. 현대와 삼성이 일본기업·브랜드인줄 아는 사람도 많다.

 

언제부턴가 무더운 계절에 아랑곳없이 신제주 거리에서나 각종 관광지에 스카프로 머리를 두른 여행자들을 흔히 보게 되었다. 그간 제주행 외국인관광객의 시초였던 일본에 이어 중화권이 주류로 변했다. 이젠 이슬람문화권이 제3의 관광수요로 자리잡을 날이 멀지 않아 보인다.

 

관광산업이 지역경제를 견인하는 제주도의 경우 다양한 문화권에서 방문하는 방문객들의 의식구조와 생활문화를 고려한 환대는 매우 중요하다. 여행지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태도가 관광지의 이미지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아무리 환상적인 여행 목적지라고 하더라도 생활 습관에 따른 갈등이나 충격에서 오는 불편함은 방문객에게 만족을 주지 못할 뿐만 아니라 관광지로서 이미지에 부정적 영향을 주게 된다.

 

세계화를 지향하는 지구촌 시대다. 유독 다른 문화권과의 교류가 미천한 우리나라라고, 낯설다고 이슬람문화를 무시해선 안된다.

 

이슬람 문화권은 지구상 최대의 거대한 종교 문화 공동체를 구성하고 있으며, 서구 기독교 문화권과 대등한 세계사의 주역이다. 지구촌 인구의 4분의 1이나 되는 이슬람 세계의 이해 없는 국제화 세계화는 허구가 될 수 있다.

 

 

 

☞김대용은? =제주 출생. 용인대와 경희대학원을 나와 국립 카타르 대학교의 이슬람법대에서 수학했다. 제주대 관광개발학과에서 박사과정을 마치고 현재 제주한라대에서 관광중국어통역과 교수로 있다. 카타르에서 체류하던 12년간 카타르 경찰학교 교수와 유도대표팀 감독을 역임하기도 했다. 메카·메디나를 비롯해 이집트·요르단·이스라엘 등 이슬람세계 90여 개국 320여개 도시를 여행했다. 현재 한국 이슬람중앙회 이사, 한국 카타르 친선협회 이사(사무국장).국가 대 테러 전문위원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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