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8 (목)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검색창 열기

사랑하는 후배 공직자 여러분!

국민 위한 봉사를 천직으로 섬겨오면서, 한평생 외길 인생을 살아오다 오늘 저는 34년동안 정 들었던 공직사회를 떠납니다. 그동안 결코 녹녹지 않았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치면서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저는 운전기사지만, 제가 맡은 직무만큼은 최선을 다했다고 자부합니다. 동절기에는 새벽 2시에 일어나 산길과 주요 도로변에 제설작업을 나섰고, 쓰레기매립장에서는 악취를 머금으며 분리작업을 했고, 고장난 중장비도 수리업체를 맡기지 않은 채 손수 수리작업을 했더랍니다.

최근 저는 사회단체 구성원을 버스에 태우고 목적지에 도착해서는 그동안 애마처럼 아끼고 사랑했던 버스에다 왁스칠을 했는데, “퇴임을 앞둔 기사가 승용차도 아닌, 버스에 왁스칠을 하는 분이 어디 있느냐?”라며 공직자가 본받아야할 정신이라고 지켜보던 분들이 치켜세우더랍니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하는 일은 비단 고위직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비록 정책의 결정이나 입안을 하는 위치에 있지 않더라도 그늘 지고 소외된 곳에서 묵묵히 소임을 다하고 있는 그들이야말로 진정한 우리 공직사회의 버팀목이라 감히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오늘 저는 그간의 서운함과 아쉬움을 가슴에 품고 공직사회를 떠납니다만, 앞으로는 국민 봉사의 주역인 하위공직자를 비롯하여 소외된 곳곳을 찾아 희망과 격려를 주어야 한다고 봅니다.

마지막 떠나는 길만 해도 그렇습니다. 임기 1년에 불과한 사회단체장의 화려한 취임식이나 임기가 보장되지 아니한 시장의 퇴임식에는 그토록 공을 들이면서 30년, 40년 공복자를 차 한 잔으로 떠나보내는 것은 재고를 해야 합니다.

 

존경하는 시민 여러분!

이제 저도 ‘공직사회’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지역사회’라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갑니다. 그동안 국민의 녹봉을 받아먹는다는 이유로 할 말 못하고, 숨 죽여 살면서 살아가는 일도 결코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우리 사회의 큰 축은 누가 뭐래도 공직자들입니다. 간혹 부정부패로 얼룩진 사건도 있어 안타까울 때도 있습니다만, 일부에 지나지 않으며 대다수는 청렴결백을 실천하면서 헌신하고 있는 가장 존경스러운 집단입니다.

이제 저 역시 평범한 한 시민으로, 농사꾼으로 돌아갑니다만, 제가 몸담았던 공직사회를 잊지 않을 것이며 기회가 닿는 대로 공직자에게 격려와 칭찬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질책보다는 칭찬과 격려를 주면 줄 수록 질 좋은 서비스가 되어 바로 우리들에게 돌아오기 때문입니다.

 

올라가는 길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습니다. 입문이 있으면 누구도 예외 없이 퇴임이 있는 것입니다. 그동안 공직사회에서 몸에 익힌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지역사회발전을 위해 헌신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추천 반대
추천
0명
0%
반대
0명
0%

총 0명 참여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제이누리 데스크칼럼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실시간 댓글


제이누리 칼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