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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산또르 가족 제주여행기(4)] ... 짠순이 부부도 넉넉한 여행

머나먼 유럽 땅 스페인에서 한 가족이 한국 땅을 밟았다. 이들이 가장 먼저 선택한 행선지는 세계자연유산 등 유네스코 3관왕 타이틀의 제주도-. 한국인 여성과 결혼한 스페인 출신 ‘산또르’ 가족의 한국, 그리고 제주도 여행기를 연재한다. 이 가족은 후회하지 않을 한국여행지로 제주도를 선택했다. ‘제주에서 한달나기’를 선택한 것이다. 딸 셋을 거느리고 온 산또르는 그가 가진 자연에 대한 관심과 더불어 한국·제주의 자연에 대한 색다른 관심과 이야기로 우리에게 새로운 시각을 선보인다. / 편집자 주

"제주에서 한 달 살아보기"는 제 블로그 독자님이 어느 날 제안하신 부분이랍니다. 스페인 고산에서 한국에서 유행하는 이 프로젝트를 알 리는 없고, 그저 한 곳에 체류하며 느리게 평화롭게(?) 지역을 알 수 있겠다는 그 취지가 좋아서 마음속에 오래 품고 있었답니다.

 

사실 저희 부부는 아이 낳기 전에 언제나 여행하게 되면 이렇게 한곳에 오래 머무면서 여행을 즐겨왔던 탓에 이런 제주도 한 달 살기 방식의 여행이 낯설지는 않았답니다. 그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있으니 이런 가족 여행 방식은 우리에게 플러스가 됐지, 마이너스는 되지 않았답니다. 또한, 제주에서 이미 정착해 사는 친구가 있었던 덕에 우리 가족은 망설임 없이 제주 여행을 결심할 수 있었습니다. 친구가 없었다면 무척이나 허둥댔을 법한 여행이었을 수도 있는데, 친구는 우리가 도착하기 한 달 전부터 이것저것 뒤를 봐줘서 여행 내내 편안했답니다. 친구가 있으니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습니다. 덕분에 한국 친구들 다 모여 장소가 되기도 한 우리의 제주 한 달 살기는 멋진 성공을 거두었답니다.

 

 

우리 스페인 참나무집 가족은 2015년 5월 중순에서 6월 중순까지 애월읍 금성리 곽지해변(집에서 걸어서 5분 거리)이 가까운 곳에서 집을 한 달 빌려 그곳에서 생활했답니다.

 

먼저 저희가 머물었던 펜션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이곳은 아주 멋진 제주도민 부부가 운영하시는 곳으로 옛날 집을 개조하여 아기자기함이 돋보였습니다. 예술 방면으로 뛰어난 일을 하시고, 우리 가족이 머무는 내내 필요한 것들을 아낌없이 제공해주셨습니다.

 

스페인 고산의 우리 집과 비슷한 면이 채소밭과 닭장이 함께 있으며, 부식토를 이용한 음식물 쓰레기 처리법도 아주 친근하여 있는 내내 마음이 편안했답니다. 제주에 사는 친구가 집을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는데요, 사실 1년분 예약이 꽉 차서 한 달 살 집을 구할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집을 방금 개조한 렌트하우스를 발견하고 컨텍하여 이렇게 운이 좋아 우리 가족이 첫 입주자가 되는 영광을 누렸답니다.

 

 

 

제주 애월읍 금성3길에 위치한 제주식 전통 가옥이었습니다. 물론 지붕은 예전의 새마을 운동으로 장려한 슬레이트 지붕이 여전히 남아있는데요, 그 옛날에는 슬레이트에 고기마저 구워 먹었다는 주인장님의 말씀과 할머니께서 이 집에서 백 세 이상 사셨다는 말씀을 들으니 새삼 슬레이트 지붕이라도 오랜 세월을 견디고 지나가니 정겨운 느낌마저 났답니다.

 

 

마당에서 채소밭 쪽을 바라본 풍경입니다. 5월 중순의 파릇파릇한 새순들이 우리 가족이 떠나는 무렵에는 풍성하게 자라나 제주도의 봄도 아주 금방 지나간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제주도는 왜 5월이 이토록 아름다운 신혼 여행지가 되는지 그때야 알았습니다. 제주 현지인 말씀을 들어보니 제주에서 날씨 좋은 날은 별로 없는데, 정말 5월은 환상적일 정도로 아름답고 날씨가 좋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여자를 데려오려거든 제주에는 꼭 5월에 오라고 할 정도였답니다.

 

 

입주한 곳의 닭장.

 

어린 암탉이 아직 달걀은 낳지 않았지만, 녀석들 하루하루 포동포동 살찌는 풍경이 재미있었습니다. 게다가 가끔 탈출 작전을 시도해 입주자를 조금 어렵게 한 적도 있었답니다.

 

 

닭이 총 14마리가 있었나요?
산똘님과 친구의 유혹이...... 저 솥과 장작을 보니, 다들 닭 목을 따고 싶어 안달하더라는......
"멱 따고 싶어~!"

 

사실은 주인장께서 그러셨습니다.
"나는 열세 마리만 셀 줄 알아요~!"
저희에게 닭 잡아도 된다는 무언의 신호를 보내주셔서 거주하는 내내 닭 잡고 싶어 안달이 났었던 것이죠. 결국, 닭은 잡지 않았습니다. 아직 어린 영계이므로 알이라도 낳고 자라줘야 할 것 같았기 때문이죠. ^^*

 

 

아담하게 햇살 받고 있는 장독대!

 

어쩌면 이렇게 예쁠까? 저는 왜 이런 것이 좋을까요? 세월을 견디는 슬로우 푸드!
된장과 간장을 여주인장께서 직접 담그셨다는데...... 손길 하나하나 정성이 가득하여 참 좋았네요.

 

 

화단도 정리가 잘 되어 있고, 이곳이 왜 '힐링 하우스'라는 부타이틀을 가졌는지 살면서 이해가 갔답니다.이렇게 우리 가족은 이곳 렌트하우스에서 여행 목적으로 머물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무작정 '제주에서 한 달 살아보기'를 실행하기 전, 생각해봐야 할 것들이 참 많았답니다.
일단은 여행 목적의 휴가이기 때문에 경비가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었습니다.
여행의 가치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이 경비도 지출할 것은 지출하고,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것은 다시 생각해봐야 했답니다.
■머무는 거주지의 하우스 렌트비, 꼼꼼히 따져보기
■교통 편리를 위한 자가용이나 렌터카는 꼭 필요합니다.
■여행 일정을 짜면서 꼭 생각해봐야 할 입장료 및 체험 학습비
■그 밖의 생활비

 

가족이 이동하고 생활하기에 그래도 편리한 공간은 오피스텔이나 아파트 형태의 펜션이 아닌 단층의 독채가 나았습니다. 아이들이 마음껏 집 안팎을 나왔다 들어갔다 뛰어다닐 수 있는 공간이 저희에게는 가장 중요했답니다.

 

친구 덕분에 이런 좋은 환경의 집을 얻을 수 있는 행운을 거머쥔 것은 사실이지만, 어차피 휴가는 가족을 위해 쓰기로 한 저희 부부의 교육관과 가정관으로 인해 이런 단층을 더 선호하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이 마음껏 놀 수 있는 해변과 가까운 것도 큰 몫을 차지했답니다. 아무 할 일 없는 날에도 해변에서만큼은 아이들에게 큰 보상을 주었기 때문이지요.

 

 

빤쭈(속옷)만 입고도 바다에서 신나게 노는 아이들, 감성이 자동으로 깨어나는 곳이었습니다. 아이들은 작은 생명체에 감탄하고 가끔 보말을 만지고, 소라 가재에 놀라기도 하고......

 

 

바다 게를 들여다보면서 관찰도 하면서 말입니다. 알 잔뜩 품은 게를 언제 다시 볼 수 있을까요? 요렇게 관찰하고 다시 바다에 되돌려 보내주는 일도 재미있었습니다. (게 입장에서는 무서웠겠지요?)

 

그런데 제주는 가족이 이동하기에 무엇보다도 좋은 교통은 자가용을 이용하는 것이었습니다. 자가용이 없으면 렌터카를 이용하고요, 어떤 분들은 오토바이 및 자전거 대여도 하셨답니다. 그런데 동선이 그렇게 짧지 않은 제주 곳곳을 여행하기에는 장기간 머물면서 계획을 세우지 않으면 효율적인 여행이 될 수가 없었답니다. (저희는 친구가 차를 빌려줘 아주 유용하게 사용했답니다, 친구야! 다시 한 번 고마워~!)

 

제주에 왔으면서도 처음에는 테마파크들로 이동했었답니다. 아이들 위주의 여행이 되다 보니 죄다 테마파크였는데 입장료가 그다지 싼 편이 아니었습니다. 하루에 아이 셋, 어른 둘의 입장료 및 식사비 등 십만 원은 훌쩍 넘어가 상당히 놀랐답니다. (저는 아직도 10년 전 한국 물가에 익숙해져서 말입니다) 그런데 훗날 구석구석 돌아보고 안 사실이지만, 제주도는 뭐니뭐니해도 자연이라는 것을 알았답니다. 자연 탐방에 사용되는 입장료는 테마파크보다 훨씬 더 저렴하고 제주다웠기 때문에 여행 말기에는 제주 자연에 심취되어 다녔답니다.

 

여기서 팁 하나!

 

제주의 많은 박물관 및 휴양림, 공원, 테마파크 등은 제주도민에게 할인해줍니다. 제주에서 한 달 살기로 결심하신 분들은 제주도에 거주지 등록을 하셔서 그 이득을 보실 수도 있답니다. ^^* 에고고, 전 그 사실 모르고 거주지 등록하지 않았지 뭐에요?

 

제주에서의 생활비는 미리 예산을 넉넉히 짜고 와야만 했답니다.

 

제주도의 토속 음식도 먹어보고, 휴가니 맛집도 다니면서 좀 입구경도 시켜줘야 했으니 말입니다. 일단 가족과 하는 휴가에 가치를 많이 부여해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준다 생각하면 짠돌이, 짠순이 부부도 넉넉한 여행객이 될 수 있었답니다. (헉? 정말일까?)

 

 

음식만 나오면 먹는 데에 신경 쓰느라 사진 찍을 생각하지 않다 후다닥 찍은 음식 사진입니다. 아! 제주에서 고등어 회가 유명하다고 하더구만, 고등어 회 다 먹고 나서 이렇게 사진을 찍었네요. 그래도 회 비쥬얼은 대단하죠?

 

제주는 편의점이 상당히 많았답니다. 편의점에서 일상생활에 쓰이는 모든 물건은 살 수 없었지만, 그래도 기초적인 생활용품은 살 수 있었답니다. 그래도 우리 가족은 근처의 하나로 마트를 애용하면서 상당 부분 생활비 지출을 막을 수 있었답니다. 아침과 저녁은 꼭 집에서 먹고, 점심은 다시 들어올 수 없는 때에 외식으로 해결했답니다.

 

이렇게 제주도 한 달 살아보기가 좋았던 점은, 무엇보다도 집이 내 집처럼 느껴졌다는 겁니다!!!

 

 

집에서 편안하게 해먹는 요리

 

 

집에서 편안하게 활동하는 아이들

 

 

집에서 편안하게 친구와 이모들과 함께 한 대화들

 

 

비 오는 제주의 고즈넉함도 느끼고......

 

 

수돗가에서 물장난하는 쌍둥이 아이들에게도 비는 나쁘지 않은 선물이었고요.

 

 

비 온 후에는 내 집 이불처럼 햇볕에 소독하는 풍경도 편안하고......

 

 

내 집처럼 앉아 독서의 즐거움도 맞보았고요.

 

 

또 운이 좋아 외부 손님도 맞았답니다.

 

저의 제주 항공 우주 박물관 포스팅을 보신 관계자분께서 직접 찾아와주셔서 아주 놀랐답니다.영광스럽게도 사보에 기사로 실리게 되어 아주 반가웠습니다. 꾸벅~! 인사드립니다. 

 

그런데 유일하게 나빴던 점은 제주가 생각보다 큰 섬이기 때문에 동선이 긴 관광지는 하루 만에 갔다 돌아오기가 모호했다는 겁니다. 그래서 1박 2일이나 2박 3일 일정 잡아, 집에서 먼 관광지 호텔이나 펜션을 예약하고 그곳에서 숙박해야 했답니다. 그것은 감수해야 할 일이겠죠? 강산을 보고 싶으면 그곳에서 느끼고 오라! 고......

 

이 여행의 의의를 두자면, 집처럼 편안한 제주에서 보낸 한 달이었다는 겁니다. 그것도 가족과 함께 한 첫 해외여행(?)이었다고나 할까요? 스페인 고산 가족의 제주 여행이 말이지요!!! 무엇보다도 가족과 함께 한 여유로운 여행이었던 점이 참 좋았습니다. 풍부한 자연 안에서 감성이 자유롭게 깨치는 여행, 이런 여행은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가족 간의 유대와 사랑의 여행이었다고 할 수 있네요.

 

 


온 가족이 함께할 공간이 풍부했던 제주에서의 한 달 살기였습니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산또르(산똘) 가족은? = 스페인 발렌시아 주 북서쪽 페냐골로사 산이라는 자연공원에 위치한 비스타베야 마을에 산다. 해발 1200미터의 고산 평야 지역이다. 산또르는 페냐골로사 자연공원에서 홍보, 테크닉 요원으로 일하고 있다. 한국 출신 아내는 인도 네팔에서 여행자 가이드로 생활하다 자전거 여행 중인 남편을 만나 결혼, 스페인에 정착했다. 쓰러져가는 200년 된 돌집을 수리하고, 전기는 태양광 전지로, 식수는 샘물에서 길러 쓴다. 친환경 삶을 실천하기 위해 채소밭에서 나는 음식을 저장, 겨우내를 버틴다. 세 딸이 자녀로 만 6세 산들과 쌍둥이 누리와 사라다. 산또르의 아내는 블로그(http://spainmusa.com/277) 운영과 번역, 방송출연으로 세월을 보낸다. KBS [다큐 공감]과 EBS 세계견문록 [아틀라스] "스페인 맛에 빠지다"에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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