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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禮)를 중시해 온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밥상머리 교육을 중시했다. 3대(代), 많게는 4대가 함께 식사를 하며 듣는 어른들의 가르침을 통해, 따로 훈육의 시간을 갖지 않아도 우리는 삶의 지혜를 자연스럽게 체득했다.

 

하지만 그야말로 그것이 옛이야기가 되어 버린 지금, 다시 ‘밥상머리 교육’이 화두로 떠올랐다. 몇 년 전부터 몇몇 시·도 교육청에서 밥상머리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등교시간이 늦춰진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점점 고령화 되어가는 사회에 아이러니하게도 오히려 ‘어른’이 부재(不在)한 요즘, 옛날에 그들이 우리에게 주었던 가르침을 우리는 반드시 떠올릴 필요가 있다.

 

소방관으로서 몇 십 년간의 현장 활동을 하며 나는 많은 사건들을 접해왔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들은 아무래도 조금만 더 주의를 기울였으면 일어나지 않았을 안타까운 사건들이다. 주로 이런 사건들은 피해자가 어린 아이들인 경우가 많다. 과연 이런 사건들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소화기, 소화전, 심폐소생술’, 줄여 ‘소소심’이라고 말한다. 요즘 소소심 교육이 학교나 공공기관, 회사 등에서 많이 실시되고 있다. ‘소소심’은 그 중요도에 비례하여 우리 아주 가까이에 있다고 느끼지만, 실제로는 너무나 멀리에 있는 것들이다. 주변에 이에 대해 물어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막힘없이 대답을 한다.

 

하지만 막상 소화기 위치와 가까운 소화전의 위치를 물어보면 쉽게 대답을 못한다. 사용법은 아는데 위치를 모른다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 막상 위급한 상황이 발생하면 허둥지둥 대다 사건이 커지기 십상이다. 게다가 당사자가 어린 아이라면 결과는 불 보듯 뻔하다.

 

그래서 여러 고민들 중 떠오른 생각이 바로 ‘밥상머리 소소심 교육’이다. 물론, 따로 교육 시간을 갖는 것도 중요하고 필요하다. 하지만 부모님이 소화기·소화전 앞을 지나며 생각날 때마다 수시로 아이들에게 사용법과 위급상황의 대처법을 알려주고 문답(問答)의 시간을 갖는 것이다. 그렇게 보낸 하루하루는 가벼이 지나가겠지만 그 하루하루가 모여 나중에는 우리의 생명을 지키는 중요한 삶의 지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갑자기 찾아오는 위험에 예고가 있다면, 그리고 그때 우리가 아이들을 보호해 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사고는 늘 예고 없이 다가온다. 그때 우리의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는 ‘삶의 지혜’를 그들에게 주어야 한다. 그것이 우리가 어른들에게 받았던 ‘가르침’에 보답의 길이라 생각한다. /좌원봉 제주서부소방서 한림119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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