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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권홍의 '중국, 중국인'(78) ... 중국사에 담긴 미스테리

초선(貂嬋)은 소설 『삼국연의』 속의 인물이다. 경국지색을 지녔다고 묘사돼 있다. 원래 사도(司徒) 왕윤(王允)의 가희였는데 왕윤을 도와 나라를 위해 도적을 없애는데 자원했다. ‘연환계(連環計)’를 이용해 동탁(董卓)과 여포(呂布)를 이간시키고 끝내 여포의 손을 빌어 동탁을 주살한다.

 

초선은 중국 역대 ‘4대 미인’ 중 한 명이다. 초선의 아름다움은 ‘폐월(閉月)’이라 칭한다. 그녀는 자신의 자색을 이용해 각 파의 정치인들과 교제하면서 많은 영웅호걸들을 좌절시켰다. 중대한 정치 투쟁에 참여하면서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이 전체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 그런데 이 아름다운 여인이 어디서 왔는지 아직까지도 분명하지 않다.

 

 

 

 

첫 번째 관점은 이렇다. 초선은 왕윤 집안의 가희였다는 것이다. 『삼국연의』의 묘사에 따른 것이다. 왕윤은 한나라 헌제(獻帝)의 사도였다. 태사(太師) 동탁의 전횡에 불만을 품고 제거하려 했지만 마땅한 방책을 마련하지 못해 매일 고심했다. 그의 심복인 가희 초선이 그 사실을 알고 “제가 쓰임이 있다면 만 번의 죽음도 마다하지 않겠습니다”라고 했다. 그래서 왕윤은 ‘연환미인계(連環美人計)’를 세심하게 준비했다.

 

먼저 초선을 동탁의 양아들 여포에게 소개해 주고 결혼하기 전에 태사 동탁에게 줘 동탁과 여포를 이간질시키는 것이었다. 초선은 왕윤의 의도를 알아차리고 여포에게 이미 마음으로 허락했는데 동탁의 강압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사랑에 빠진 사람인양 행동했고 동탁 앞에서는 여포에게 희롱당하는 가련한 여인처럼 가장했다. 그렇게 함으로써 동탁과 여포를 서로 증오하게 만들고 끝내 원수가 되게 만들어 마침내 여포가 동탁을 죽이고 그 삼족을 멸했다. 초선은 뛰어난 연기로 왕윤의 계획을 완전무결하게 성공시켜 당시 조정의 화근을 순조롭게 제거했다.

 

司徒妙算托紅裙(사도묘산탁홍군) 사도 왕윤이 묘한 술수로 치맛자락에 맡겼네.
不用干戈不容兵(불용간과불용병) 무기와 군사도 소용없나니.
三戰虎牢徒費力(삼전호뢰도비력) 호뢰관에서 세 번의 싸움도 헛수고가 되고,
凱歌却奏鳳儀亭(개가각주봉의정) 개선가는 오히려 봉의정에서 들려오네.

 

후인이 여포와 동탁 사이에 초선의 연환계를 찬탄하며 읊은 시이다. ‘홍군’은 붉은 치마이니, 결국 개선가를 부른 것은 초선일지니.

 

한편 초선이 동탁의 비녀(婢女)였다고 보는 사람이 있다. 『후한서․여포전』에 따른 것이다. 동탁은 여포를 기도위(騎都尉)에 임명할 정도로 무척 신임했다. 결국 그를 양아들로 받아들였다. 어느 날 여포는 작은 일로 동탁에게 죄를 지었다. 동탁은 대노해 창을 들어 여포에게 던졌다. 여포는 다행히 피할 수 있었다. 이때부터 여포는 동탁에게 원망을 갖게 됐다. 앙갚음으로 여포는 기회를 틈타 동탁의 시비 초선과 사통했다. 이 사실을 동탁에게 들통이 날까봐 전전긍긍하기 시작하면서 둘 사이가 더 점점 벌어졌다고 했다.

 

 

 

 

초선이 여포 부장 진의록(秦宜祿)의 처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삼국지․관우전』에 조조(曹操)와 유비(劉備)가 하비(下邳)에서 여포를 포위했다. 관우(關羽)가 조조에게 성이 함락되고 난 후 진의록의 처를 자신에게 달라고 부탁했다. 조조가 동의한다. 이후에도 관우는 여러 번 조조에게 얘기를 하자 조조는 “관우가 이처럼 잊지 못할 정도로 그렇게 진의록의 처가 미인이란 말인가?”라는 호기심이 일었다. 이에 조조는 성을 함락시키고 진의 처를 자기의 막사에 먼저 데리고 오도록 한 후 자신의 소유로 했다. 관우는 진의 처를 얻지 못하여 언짢아했다고 한다.

 

이외에 『참초(斬貂)』라는 제목의 경극이 있다. 여포가 백문루(白門樓)에서 죽자 그의 애첩 초선은 장비가 거둔 후 관우에게 줬다고 묘사돼 있다. 관우는 초선을 무척 사랑했으나 예로부터 영웅호걸들은 여색에 의해 신세를 망쳤기에 초선에게 자진하라 시켰다는 것이다.

 

이렇듯 초선에 대해 역사서의 기록이나 문학작품의 묘사가 제각각이어서 더더욱 호둣속 같게 만든다. 초선에 대한 이야기는 적든지 많든지 간에 역사적 사실과 관련이 있지만 참과 거짓이 뒤섞여 있어 판별하기 쉽지 않다.

 

중국 역사 속의 초선의 진면목은 여전히 수수께끼로 남아있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이권홍은?
=제주 출생. 한양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나와 대만 국립정치대학교 중문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현대문학 전공으로 『선총원(沈從文) 소설연구』와 『자연의 아들(선총원 자서전)』,『한자풀이』,『제주관광 중국어회화』 등 다수의 저서·논문을 냈다. 현재 제주국제대학교 중국어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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