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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곤 교사의 우리말 톺아보기(29)] 헷갈리는 맞춤법

 

맞춤법을 전면 개정한 지 거의 30년이 가까워 오지만, 나이 든 사람들 가운데서는 아직도 바뀐 맞춤법에 적응하지 못해서 헷갈리는 분들이 많습니다. 한편 젊은 세대들은 또 그들대로 일일이 맞춤법을 지키기보다는 그냥 편한 대로 발음하고 표기하는 것을 별로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나이가 많든 적든 상관없이 사소한 맞춤법조차도 곧잘 틀리곤 합니다.

 

그 보기들 들자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예를 들어 동사나 형용사 같은 용언의 어미 가운데 ‘~ㄹ~’ 뒤에 이어지는 말은 된소리로 소리 나는 때가 많습니다. 이것을 어떻게 표기해야 할까요?

 

다음 보기들을 소리 내어 읽어 봅시다.

 

① 이제부터는 내가 할게(할께).
② 그럴 줄 알았으면 밥이나 먹을걸(먹을껄).
③ 얼씨구, 우리 강산 좋을시고(좋을씨고).
④ 그대들은 서로 믿고 사랑할지어다(사랑할찌어다).
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속일찌라도)…
⑥ 그놈이 하는 모양을 볼작시면(볼짝시면)…
⑦ 정말 그래도 괜찮을가(괜찮을까)?
⑧ 이 일을 어찌하면 좋을고(좋을꼬)?
⑨ 겉이 검다고 속까지 검을소냐(검을쏘냐)?

 

직접 읽어 보면 ‘ㄹ’ 받침 다음에 오는 말은 모두 된소리로 소리 납니다. 예삿소리로 발음하는 경우는 하나도 없지요. 그렇다면 표기도 모두 된소리로 해야 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된소리로 표기할 수 있는 것은 ⑦~⑨, 즉 ‘~(으)ㄹ까’, ‘~(으)ㄹ꼬’, ‘~(으)ㄹ쏘냐’ 셋뿐이고, 나머지 ①부터 ⑥까지는 모두 예삿소리로 표기해야 합니다.

 

가만 따져보니 ‘-ㄹ까’, ‘-ㄹ꼬’, ‘-ㄹ쏘냐’는 의문형 종결 어미입니다. 그러니까 의문형 어미일 경우에만 된소리 표기를 인정한 셈이지요. 의문형이 아닌 나머지 ①~⑥은 된소리로 발음하더라도 표기할 때는 예삿소리로 적어야 한다는 점을 알아두면 크게 헷갈릴 일은 없습니다.

 

붙임 1. 좀 더 자세한 내용은 ‘한글 맞춤법 제6장 제53항’과 국립국어원의 해설을 참고하세요.
< ‘한글 맞춤법 제6장 제53항’과 국립국어원의 해설 바로보기>

 

붙임 2. ‘~ㄹ’과 이어진다고 해도 반드시 된소리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음 보기들은 ‘~ㄹ’ 뒤에서 예삿소리로 소리 납니다.
1. 나는 아파트에 ‘살지만’, 그는 아파트에서는 ‘살지’ 못할 것 같다.
2. 그가 거짓말쟁이인 것을 누구나 ‘알고’ 있다.
3. 수입이 좀 ‘줄기로서니’ 먹는 것을 ‘줄게’ 할 수는 없다. [김효곤/ 서울 둔촌고등학교 교사]

 

☞김효곤은?
=연세대 국문과를 나와 35년여 고교 국어교사를 하고 있다. 청년기 교사시절엔 전교조신문(현 교육희망)의 기자생활도 했다. 월간 <우리교육> 기자와 출판부장, <교육희망> 교열부장도 맡았었다. 1989년 이후 민주언론운동협의회가 주최하는 대학언론 강좌를 비롯해 전국 여러 대학 학보사와 교지 편집위원회, 한겨레문화센터, 여러 신문사 등에서 대학생·기자·일반인을 상대로 우리말과 글쓰기를 강의했다. <전교조신문>, <우리교육>, <독서평설>, <빨간펜> 등 정기간행물에 우리말 바로쓰기, 글쓰기, 논술 강좌 등을 연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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