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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곤 교사의 우리말 톺아보기(33)]Good morning을 번역한 서양식 표현

 

텔레비전이나 라디오 방송에 나오는 사람들을 보면, 뉴스 진행자건 대담 프로그램 사회자건 연속 방송극 출연자건 가릴 것 없이 걸핏하면 “좋은 아침!”, “좋은 아침입니다!”, “좋은 밤!”을 외칩니다. 이 “좋은 아침!”이라는 어색한 인사말을 들을 때마다 이제 정말 지구촌 시대가 되었나 보다 싶으면서도 씁쓸하기 짝이 없습니다.

 

‘좋은 아침’이란 말은 영어 인사인 ‘Good morning!’을 고스란히 풀어 놓은 것이겠지요. 그러나 이는 결코 바른 우리말 표현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물론 단어 하나하나를 떼어 놓고 보자면 당연히 우리말이겠지만, 전체를 보자면 원래 우리 민족의 정서와는 거리가 먼 표현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들리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차라리 영어 그대로 “Good morning!”이라고 한다면 모를까, 굳이 ‘우리말 아닌 우리말’로 번역해서 이상한 줄도 모르고 쓰는 것이 더 우스꽝스럽다는 이야기지요.

 

저는 이렇게 우리말을 망가뜨리는 데 앞장서는 사람은 다름 아닌 '어설픈 지식인'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무식한 사람’들은 이 따위 낯간지러운 표현을 절대 쓰지 않거든요.

 

제가 ‘어떠한 것이 바른 우리말일까’, ‘이 말은 과연 원래 우리가 쓰던 표현일까’를 따질 때마다 가장 먼저 떠올리는 사람은 바로 돌아가신 부모님입니다. 이렇게 말씀드리면 저의 부모님들이 무슨 대단한 국어학자라도 되나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당신들은 지식인이기는커녕 낫 놓고 기역 자도 모르는 상태를 겨우 면할 정도였지요.

 

그러나 먹물에 전혀 물들지 않은 그런 분들이야말로 오히려 순수한 우리말을 더욱 잘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런 분들이 알아들을 수 있는 말, 그런 분들의 입에서 나오는 말이야말로 바로 바른 우리말의 가장 정확한 기준이라고 생각합니다.(물론 이런 주장은 일상 언어가 아닌 전문 용어까지 적용하기는 어렵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안녕히 주무셨습니까?”

 

이것이 우리식 아침 인사입니다.
나아가, “편안한 밤 되십시오.”, “좋은 하루 되십시오.”, “좋은 여행 되시기 바랍니다.” 같은 서양식 표현도 “안녕히 주무십시오.”, “안녕히 계십시오.”, “즐겁게 여행하시기 바랍니다.” 등으로 되돌려 쓰는 것이 우리말 어법에도 맞기도 하고 자연스럽기도 합니다.

 

이제 와서 새삼스럽게 모든 것을 우리 식으로 되돌려놓자는 주장을 억지스럽게 여길 사람도 많겠지만, 적어도 어떠한 것이 바른 우리말 표현인지는 알고나 있어야 이 나라 사는 사람의 도리가 아닐까 합니다. [김효곤/ 서울 둔촌고등학교 교사]

 

☞김효곤은?
=연세대 국문과를 나와 35년여 고교 국어교사를 하고 있다. 청년기 교사시절엔 전교조신문(현 교육희망)의 기자생활도 했다. 월간 <우리교육> 기자와 출판부장, <교육희망> 교열부장도 맡았었다. 1989년 이후 민주언론운동협의회가 주최하는 대학언론 강좌를 비롯해 전국 여러 대학 학보사와 교지 편집위원회, 한겨레문화센터, 여러 신문사 등에서 대학생·기자·일반인을 상대로 우리말과 글쓰기를 강의했다. <전교조신문>, <우리교육>, <독서평설>, <빨간펜> 등 정기간행물에 우리말 바로쓰기, 글쓰기, 논술 강좌 등을 연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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