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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이시돌 호스피스 후원 및 평전 기념식 … "고귀한 마지막 길 위한 십시일반"

 


“맥그린치 신부님께선 60년 동안 제주를 위해 봉사해주셨습니다. 신부님은 제주를 위해 하늘에서 보내주신 선물 같은 분 입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모두가 일어났다. 그리고 박수를 쳤다. 제주를 위해 한평생을 바친 맥그린치(한국 이름 임피제) 신부에 대한 감사인사다.

 

18일 제주시 김만덕기념관에서 ‘성이시돌 호스피스 병원 후원 및 임피제 신부 평전 발간 기념식’이 열렸다. 원희룡 제주지사와 신관홍 제주도의회 의장을 비롯 300여명이 이 자리에서 맥그린치 신부를 맞았다.

 

이날 행사는 양영철 제주대 교수가 집필한 ‘제주한림이시돌 맥그린치 신부’라는 제목의 평전이 소개됐다. 또 맥그린치 신부를 회고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그의 마지막 위업인 ‘호스피스 병동’을 소개하고 후원을 독려하는 자리였다.

 

원희룡 지사는 “한순간도 봉사하기 쉽지 않은데, 신부님은 60년동안 봉사를 해주셨다”며 “태어나신 고향 아일랜드의 반대편인 제주까지 와서 한평생을 바치셨다. 신부님은 제주를 위해 하늘에서 보내주신 선물같은 분”이라고 축사를 전했다.

맥그린치 신부의 평전을 집필한 양영철 교수는 “맥그린치 신부님의 업을 집필하게 돼 영광”이라며 “이시돌개발이 지역개발에 던지는 메시지를 주제로 글을 썼다”고 말했다.

 

이어 “돼지 한마리로 시작해 동양 최대의 양돈목장과 500여만평의 종합 목장을 개발한 이시돌 목장, 전국 최고 명품이 된 한림수직, 한림신협 이시돌병원 등 맥그린치 신부의 기적같은 사업들에 대한 과정과 결과를 소개하고 있다”며 “평전을 판매한 금액은 모두 호스피스 병동 후원금으로 쓰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맥그린치 신부도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1953년 한국이란 나라에 첫발을 들인 그 당시 한국은 전쟁통이었다”며 “1954년 제주 한림 성당에 부임했다. 당시 제주는 도민들보다 피난민들이 더 대우받는 시대였다. 제주도민들은 가난하기 그지 없었다”고 지난날을 더듬었다.

 

이어 “당시 한림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성당도, 사제관도 없었다. 신도도 25명뿐이었다”며 “그래서 하느님께 ‘도와달라’고 기도를 드렸다. 그러니 기적이 몇번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그 중 하나가 성이시돌 호스피스 병동”이라며 “사람이면 지위, 재산 등 모든 걸 막론하고 고귀한 마지막 길을 가야한다. 그런 권리를 누구나 갖고 있다. 그들의 권리를 위해 2000명의 후원자들이 후원을 해주고 있지만 그 후원금은 연간 소요되는 비용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일반 병원은 의사, 간호사가 질병을 고치는 곳이라면 호스피스는 불치병이나 암 같은 병으로 더이상 치료할 수 없는 그런 환자들을 위한 공간”이라며 “내 누님 역시 임종하기 직전 아일랜드에 있는 호스피스 병원에 들어가 생을 마감하셨다. 호스피스는 가족적인 분위기 속에서 고귀한 마지막 길을 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곳이다. 꼭 제주에도 이런 곳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가장 중요한 사업이자 (제) 마지막 업인 호스피스 병동을 위해 많은 분들이 도와주셨으면 좋겠다”며 "십시일반으로 그분들의 마지막 길이 고귀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맥그린치 신부의 일대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돼지신부’의 예고편도 상영됐다.

 

또 후원금 모금과 다과회가 이어졌다. 이날 모인 후원금과 평전 판매금은 모두 호스피스 병동 후원금으로 쓰인다.

<제주한림이시돌 맥그린치 신부> 평전은 맥그린치 신부가 1954년 4월 25세 나이로 제주 한림성당 초대 주임신부로 부임하면서 시작된 지역개발 과정과 결과를 정리한 저서다. 이는 2013년 10월부터 2015년 1월까지 <제이누리>가 매주 연재한 결과기도 하다.

 

저자인 양 교수는 30여년 전부터 내생적 지역개발 모델을 연구하며 이시돌개발협회에 대한 연구를 꾸준히 했다. 본 저서는 <이시돌개발사례로 본 지역개발>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기존 맥그린치 신부의 개인사에 초점을 맞춘 저서와는 차별성을 두고 있다.

 

맥그린치 신부는 1928년 남아일랜드의 레터켄에서 태어났다. 성 골롬반 외방선교회 사제로 1954년 제주로 부임한 후 지금까지 60년간 제주근대화·경제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성당을 세운 뒤 수직물회사를 만들고, 4H클럽을 만들어 청년들을 교육했다. 신용협동조합을 창립, 경제적 자립의 토대를 만들었고, 양과 돼지 사육으로 시작된 성이시돌 목장은 제주축산업의 기초가 됐다. 농업기술연수원을 설립하고 우유·치즈·배합사료공장을 처음 제주에 만든 것도 그다. 그는 그 수익금으로 양로원·요양원·병원·호스피스복지원과 어린이집·유치원을 세워 가난한 이들을 도왔다.

 

그 공로로 5·16민족상, 막사이사이상, 대한민국 석탑산업 훈장 등을 받았고 1973년 명예 제주도민이 돼 ‘임피제’라는 한국명을 쓰기 시작했다. 그가 제주정착 60년이 되는 2014년 말엔 아일랜드 대통령이 대통령 훈장을 추서했고, 협성문화재단이 사회봉사부문 상을, 제주MBC가 자랑스런 제주인상을 시상한데 이어 대한민국 정부 역시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여했다. [제이누리=박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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