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미지의 눈물이 10년만에 그쳤다. 2007년부터 이어졌던 노사 갈등이 일단락됐다.
여미지식물원의 사업자 부국개발과 민노총 제주본부, 공공운수노조 제주지역본부 여미지식물회 분회는 25일 여미지식물원에서 노사합의 조인식을 가졌다.
이날 김덕종 민주노총 제주본부 김덕종 부본부장과 박태환 공공운수노조 제주본부 본부장, 여미지식물원 분회 김연자 분회장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400시간 근로시간 면제 한도 부여 △조합원 전원 1급 승급 △조합원에 일시위로금 지급 등을 합의했다.
여미지분회는 남은 해고자 한 명에 대한 문제 해결을 위해 향후 지속해서 노력할 계획이다.
김연자 분회장은 “10년 투쟁이 오늘 합의로 일단락됐다"며 "아쉬움이 많이 있지만, 투쟁으로 지킨 민주노조를 강화하기 위해 앞으로 더욱 노력하겠다. 이번을 기회로 여미지식물원에 노동존중 분위기가 만들어지기를 바란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어 "여미지식물원 분회 투쟁에 관심과 연대 그리고 지지를 아끼지 않은 모든 조합원과 동지들께 고마운 맘을 어떻게 다 표현할지 모르겠다"며 "모든 이의 연대와 관심을 잊지 않고 민주노조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투쟁하는 노동자와 함께 하겠다"고 덧붙였다.
여미지식물원의 운명은 기구했다.
1989년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에 터를 잡은 여미지식물원은 당초 삼풍건설 소유였다. 그러나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사고에 따른 유족보상비 부담조건으로 서울시는 여미지식물원을 넘겨받았다.
서울시는 이후 수차례 매각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그러다 2005년 부국철강의 계열사인 부국개발이 한국자산관리공사 공개입찰을 통해 552억7500만원에 여미지식물원을 사들였다.
당시 부국개발은 기존 직원 114명을 고용승계했다. 그러나 이후 구조조정을 거쳐 직원을 35명으로 줄였다.
그 후 직원 15명이 정리해고 대상에 올랐다.
여미지식물원 노조는 2007년 정리해고 투쟁을 벌였고 이 때부터 노사 갈등이 시작됐다. 소송전을 벌인 끝에 2010년 해고자들이 복직했지만 단체교섭은 성사되지 않았다.
노조는 그 후 임단협 체결을 위한 교섭을 사측에 요구했지만 부국개발은 2013년 8월 단체협약 해지를 통보, 교섭은 결렬됐다. 2011년 조합원 2명은 다시 징계를 받았다. 이 중 1명은 3차례 해고 처분을 받기도 했다.
민주노총 제주본부는 지난해 대의원대회를 통해 여미지식물원 분회를 구성했다. 민노총 제주본부와 공공운수노조 제주본부, 여미지식물원 분회는 노사 갈등 해결을 위해 여미지 대책회의를 구성, 지난해까지 끊임없이 투쟁을 진행해 왔다. [제이누리=박수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