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제주도는 바다와 뗄레야 뗄 수 없는 섬이다. 관광명소가 돼 세계인을 끌어모으는가 하면 예부터 해녀, 어부들의 삶의 터전이다.
그런 제주바다에 적신호가 켜졌다. ‘청정’이란 타이틀이 흔들리고 있다. 현실은 괭생이 모자반 습격으로 뭉개지고 해양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 2017년 제주바다 현 주소는? 괭생이모자반, 살파류, 해양쓰레기 몸살
지난 29일 제주시는 분주히 연안과 마주했다. 행정은 물론 주민과 군 부대, 환경단체, 어촌계가 똘똘 뭉쳤다. 해안가를 덮친 괭생이모자반과의 전쟁에 나선 것이다.
올 들어 중국발 괭생이모자반으로 인한 피해가 점점 늘고 있다. 경관을 헤치는 것은 물론 악취도 장난이 아니다. 어선, 통발에도 엉켜 조업에도 방해가 되는 등 사고 우려를 낳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지난 12일 제주지역 양식장에는 ‘살파류 주의보’가 내려졌다. 제주시 외도동, 애월읍 일대에서 살파류 군집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살파류는 몸체가 젤라틴으로 이뤄진 부유성 멍게류다. 1개체 당 2~5㎝ 크기고 실물성 플라크톤을 먹고 사는 무독성의 생물이다. 1㎡ 당 2000개체 이상이 모여 군집을 이뤄 제주 바다에 떠다니고 있다.
육상 양식장 취수구를 통해 유입될 경우 사육수조를 악화시킬 뿐만 아니라 양식 생물이 살파류를 먹을 경우 소화불량에 걸린다. 또 연안 조업시 어망에 살파류가 대량 유입될 경우엔 그물이 손상되는 등 조업시간이 지연되기도 한다.
해안쓰레기도 골칫거리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바다를 끼고 있는 지자체에서 수거한 쓰레기는 1241건, 38만8351톤에 이른다. 이 가운데 제주에서 수거된 양은 69건, 3만7879톤. 11개 지자체 중 3위로 해양쓰레기 몸살을 앓고 있다.
제주에서 수거된 쓰레기는 ▲해안쓰레기 3만1373톤 ▲침적쓰레기 3565톤 ▲재해쓰레기 2941톤 등이었다. 특히 제주는 제주 자체가 아닌 외국에서 유발된 쓰레기가 많았다.
외국기인 쓰레기의 경우 서귀포 사계리가 919건으로 전국 1위를 차지했다. 외국기인 쓰레기는 쿠로시오 해류의 영향을 받는 지역에 집중 유입됐다. 중국과 동남아시아 발 쓰레기다.
◆ 제주바다, 이대로 괜찮을까?
이기우 제주도 해양수산국 해양산업과장은 “중국발 괭생이모자반은 바람과 해류의 영향을 받아 제주도를 비롯 우리나라 해안에 유입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제주 연안으로 유입되는 괭생이모자반 해결방안은 수거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거된 모자반은 밭이나 과수원 등에 거름으로 사용되고 있다”며 “유기농 거름으로 쓰이면서 이를 제공받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박성은 국립수산과학원 제주수산연구소 박사는 “살파류의 경우는 매년 4~5월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다반사”라며 “올해는 유난히 밀도가 높아 이슈가 되긴 했지만 괭생이모자반처럼 큰 피해를 가져오지 않아 우려하진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김성언 제주시 해양수산과 주무관은 "해양쓰레기는 주로 계절풍의 영향을 받는다"며 "바람의 영향으로 유입되는 해양쓰레기는 어쩔 수 없다. 수거만이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서계절풍의 영향을 받는 1~6월의 경우 서귀포시보다 제주시에 쌓이는 해양쓰레기가 많다"며 "지난 3월 바다지킴이가 본격적으로 활동하고 나서 이달 말까지 해양쓰레기 발생량 1200톤 중 866톤을 수거했다.앞으로도 바다지킴이 활동 등을 통해 깨끗한 제주 바다를 만들기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귀포시의 해양쓰레기 수거량은 129톤이다.
◆ "제주도만의 문제 아니 … 국가지원 끌어내 청정바다 지키겠다"
제주바다가 안고 있는 문제는 제주만의 것이 아니다. 바람과 해류 등을 통해 뭍 지역, 외국에서 기인해 오기 때문이다.
김창선 제주도 해양수산국장은 "제주 바다가 떠 안고 있는 문제는 인위적으로 막을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며 "바람과 해류 등을 통해 외부에서 제주로 몰려오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즉 원인제공자가 제주 자체가 아닌 중국이나 일본, 우리나라 서남지역 등"이라며 "이 부담을 제주만 떠맡는 것은 부당하다. 그래서 제주도는 현재 새정부에 일자리 추경예산 10조원 중 10억원을 공식 요청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김 국장은 "추경예산이 배정되면 현재 100명인 바다지킴이를 200명으로 증원, 상시 수거활동을 벌일 계획"이라며 "외부 기인 물질로 인해 청정 제주 바다가 오염되는 것을 막기 위해 수시로 환경 정화활동을 하겠다. 이를 위한 국가적 지원도 끌어내겠다"고 강조했다.
김 국장은 "괭생이모자반 같은 경우는 나쁜 점만 있는 것이 아니다. 현재 농가 비료로 사용되고 있다"며 "괭생이모자반은 유해물질이 없기에 오히려 자원이 될 수 있다. 지금은 비료로만 사용되고 있지만 앞으론 식품 원재료로 사용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제이누리=박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