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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철의 그리스 신화이야기 (8)] 음악과 의술도 관장하는 다재다능한 신

 신화는 신화만이 아니라 인류의 역사를 대변한다. 인류가 걸어온 문명사적 궤적을 담아낸 것이 곧 신화다. 서양문명의 시금석이자 금자탑이기도 한 그리스 신화가 말하는 그 문명사적 궤적을 오랜 기간 통찰해 온 김승철 원장의 시각으로 풀어본다. 그는 로마제국 이전 시대인 헬레니즘사를 파헤친 역사서를 써낸 의사로 유명한 인물이다. 난해한 의학서적이 아닌 유럽의 고대역사를 정통 사학자의 수준으로 집필한 게 바로 그다. 로마 역사에 흥미를 느껴 그 시대를 파고들다 국내에 변변한 연구서가 없자 아예 그동안 그가 탐독했던 자료를 묶어 책으로 펼쳐냈다. 그가 <그리스신화 이야기>를 제주의 독자들에게 풀어낸다./ 편집자 주

 

 

슬라이드에서 왼쪽 사진은 카산드라를 표현한 조각이고 오른쪽 사진은 카산드라가 트로이인들에게 새로운 왕자가 태어나면 그 왕자 때문에 트로이가 불바다가 된다고 예언하는 장면이다. 아폴론은 다프네, 코로니스에 이어 또 다른 여인을 사랑하게 되었는데 그녀는 트로이의 공주 카산드라였다.

 

카산드라는 현명한 여인이었기 때문에 신과의 사랑이 비극으로 끝나고 자신이 불행해 지리라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아폴론의 구애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아름다우면서도 현명한 카산드라에게 아폴론은 더욱 더 빠져들었고 사랑을 고백하였다.

 

그러나 카산드라는 끝끝내 아폴론의 사랑을 받아들이지 않자 아폴론은 인간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을 카산드라에게 주었다. 바로 앞일을 내다볼 수 있는 예언의 능력을 준 것이다. 이 선물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카산드라는 아폴론의 사랑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아폴론은 카산드라를 포기하였지만 미련을 버릴 수가 없었고 자존심도 상할대로 상했다. 그래서 카산드라에게 이별의 키스라도 한 번 해 달라고 부탁하였다. 카산드라는 마지막 부탁은 거절할 수가 없어서 아폴론과 함께 이별의 키스를 나누었다. 카산드라도 신과의 사랑이 부담스러웠을 뿐이지 아폴론이 싫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키스에는 아폴론의 저주가 들어있었다. 예언의 능력을 가진 카산드라에게서 예언의 능력을 되찾아 가겠다고 하는 것은 아폴론으로서는 치사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준 선물을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도로 빼앗는 것은 아폴론에게는 매우 치명적일 수 있었다. 그렇다고 인간이 미래의 일을 모두 알면 신들의 이치로 돌아가는 세상만사에 커다란 혼란이 벌어질 것은 자명하였다. 아폴론은 하는 수 없이 키스를 통하여 저주를 내린 것이다.

 

그것은 바로 카산드라의 예언을 아무도 믿지 않게 하는 것이었다. 카산드라가 아무리 예언을 했다 할지라도 그 예언을 아무도 믿지 않는다면 그 예언은 효력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오른쪽 사진은 트로이성에서 카산드라가 트로이인들에게 예언을 하는 장면이다.

 

왕비 즉 카산드라 모친의 배속에 있는 아이가 태어나면 트로이가 불바다가 되기 때문에 그 아이가 태어나면 바로 죽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장면이다. 배속의 아이는 파리스인데 훗날 이다 산에 버려졌다가 황금사과의 주인을 찾는 심판의 역할을 하게 된다. 황금사과의 주인은 여신들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신으로 뽑힌 아프로디테이다.

 

아프로디테의 도움으로 파리스는 스파르타로 가서 그곳의 왕비 헬레네를 유혹하여 트로이로 데려왔다. 이 사건 때문에 그리스는 트로이와의 전쟁을 벌였고 이것이 그 유명한 트로이 전쟁이다. 어쨌든 카산드라가 아폴론으로부터 받은 예언의 능력으로 트로이의 앞날에 대해 예언을 하였지만 시민들이 믿지 않았고 결국 트로이가 멸망하게 된다. 카산드라는 자신의 운명 즉 트로이가 멸망한 후에 그리스의 장군 아가멤논의 노예로 끌려가는 것을 알았을까?

 

 

왼쪽 슬라이드는 원반던지기를 묘사한 조각 작품이다. 오른쪽은 아폴론과 주은 휘아킨토스를 묘사한 그림이다.

 

다프네, 코로니스, 카산드라와의 사랑에 모두 실패한 아폴론은 휘아킨토스라는 잘 생긴 청년과 사랑에 빠졌다. 남성 동성애적인 사랑을 한 것이다. 아폴론과 휘아킨토스는 원반 던지기 시합을 하였다. 아폴론이 원반을 던지려는 순간 바람의 방향이 바뀌었고 휘아킨토스는 원반에 맞아 죽었다.

 

오른쪽 사진에서 보면 오른손을 얼굴에 대고 구부정하게 서 있는 자가 아폴론이다. 그 아래쪽에는 죽은 휘아킨토스가 있다. 휘아킨토스의 왼손 가까이에는 꽃이 피어나고 있다. 이 꽃이 바로 히아신스이다. 아폴론은 애인의 죽음을 슬퍼하여 그를 히아신스로 만든 것이다.

 

아폴론은 그야말로 미남이자 태양의 신, 예술의 신, 의술의 신으로서 무엇하나 모자랄 것 없는 신이다. 앞서 이야기 한 대로 그는 다프네, 코로니스, 카산드라, 휘아킨토스 등 그가 사랑하는 이들과 모두 맺어지지 못하는 결과를 낳았다.

 

물론 나중에 나오는 칼리오페의 사이에서 오르페우스가 태어나기는 하지만. 왜 그럴까? 태양은 한 곳만을 비추면 안 되기 때문이다. 태양이 한 곳만 비추게 되면 그 곳은 열기로 타 버리고, 비추지 않은 곳은 얼어버릴 것이다. 결국 태양의 신은 사랑을 온 세상에 골고루 주어야 하기 때문에 특정인과의 사랑을 허락받지 못한 것이다.

 

이 슬라이드는 아폴론이 마르쉬아스와 연주 시합을 하는 장면이다. 아폴론은 사랑만 한 것이 아니라 징벌도 내렸다. 그 중에 대표적인 것이 마르쉬아스와 니오베에 대한 징벌이다. 마르쉬아스는 미다스 왕이 다스리던 프리기아에 살았다.

 

원래 피리는 아테나가 발명하였지만 볼을 부풀리면서 피리를 부는 모습이 아름답지 못했기 때문에 피리를 버렸다. 사티로스인 마르쉬아스가 피리를 우연히 주워 열심히 연습한 결과 피리의 달인이 되었다. 교만해진 그는 음악의 신인 아폴론보다 자신의 예술성이 더욱 뛰어나다고 자랑하고 다녔다.

 

그래서 아폴론에게 연주 실력을 겨루자고 제안하였다. 심사위원으로는 무사이 9남매가 나섰다는 설이 있고 프리기아의 왕인 마이다스가 나섰다는 설도 있다. 어쨌든 심사위원은 경연에서 패한 자는 승자의 처분에 따라야 한다는 징벌성 경고도 하였다. 마르쉬아스와 아폴론이 한 차례 연주를 하였지만 승부를 가리지 못하였다.

 

아폴론은 각자의 악기를 거꾸로 쥐어서 연주하자는 제안을 하였다. 아폴론의 악기 리라는 거꾸로 쥐고도 연주할 수 있지만 마르쉬아스의 악기 피리는 거꾸로 쥐고는 불 수 없기 때문에 마르쉬아스가 패배하였다.

 

승리한 아폴론은 자신에게 도전한 마르쉬아스를 괘씸하게 여겼다. 그래서 그는 마르쉬아스를 나무에 거꾸로 메달아서 껍질을 벗겨서 죽였다고 한다.

 

이 슬라이드는 아폴론과 아르테미스가 니오베의 자식들을 죽이는 장면을 묘사한 슬라이드이다. 니오베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나중에 나오겠지만 여기서는 간단히 이야기 한다. 니오베는 테베라는 나라의 왕비였다. 그녀는 남편과의 사이에서 7명의 아들과 7명의 딸을 낳아서 잘 키웠다. 워낙 자식들이 많고 잘 키우는 바람에 그녀는 오만해지기 시작하였다.

 

그녀는 자신이 레토보다 훌륭하다고 자랑하고 다녔다. 레토가 누구인가 그녀는 태양의 신 아폴론과 달의 여신 아르테미스를 낳은 여신이다. 니오베는 레토가 딸랑 두 명의 자식을 낳은 것 밖에 더 한 일이 무어냐고 비난하고 자신이야말로 다산의 상징이자 자식을 잘 키운 여인이라고 하였다.

 

이 소식을 들은 레토는 화가 날 수밖에 없었다. 레토는 아폴론과 아르테미스에게 하소연을 하였다. 아폴론과 아르테미스도 모친 레토의 고충을 들어주었다. 그래서 그들은 하늘에서 화살을 쏘아 니오베의 자식 14명을 모두 죽였다. 그러자 슬픔에 지친 니오베는 돌로 변하였다고 한다.

 

아폴론이 유일하게 사랑에 성공한 경우가 칼리오페와의 사랑이다. 아마도 자신의 음악적 재능을 넘겨줄 자식이 필요했기 때문일지 모른다. 그러나 그 자식마저 일찍 사망하는 바람에 아폴론의 사랑은 결국 성공하지 못하였다고도 볼 수 있다. 제우스와 므네무쉬네 사이에는 무사이 9남매가 태어났다.

 

이들은 뮤직이나 뮤지엄 등의 어원이 되는 신들이다. 아폴론은 무사이 9남매 중에서 아름다운 목소리라는 뜻을 가진 칼리오페와 사랑에 빠져 오르페우스를 낳았다. 부모 모두 음악의 신이기 때문에 오르페우스 역시 음악적 재능이 뛰어났다.

 

이 슬라이드는 아폴론이 무사이 9남매와 어울려서 노는 장면을 묘사한 것이다. 가운데 있는 왼쪽 어깨에 화살통을 메고 있는 자가 아폴론이다. 무사이 9남매가 그를 둘러싸고 있다.

 

오르페우스는 원래 트라케아 지방에서 숭상하던 신이었는데 그리스로 편입되면서 아폴론의 아들http://100.naver.com/100.nhn?docid=110911로 재탄생하였다. 오르페우스의 연주 솜씨는 너무나 뛰어나서 동물들도 그의 음악을 듣고 좋아했고 심지어는 숲속의 요정들까지도 그의 음악에 심취했다고 한다.

 

오르페우스는 에우리디케라는 아름다운 여인과 사랑에 빠지고 그녀와 결혼을 하게 되었다. 둘의 결혼식에 많은 신들이 참여하였지만 히메나이오스라는 결혼의 신은 참석하지 않았다. 이 슬라이드는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가 어울리는 장면을 묘사한 그림들이다.

 

다음 슬라이드에서 왼쪽 그림은 아리스티오스라는 목동이 에우리디케를 쫓아가는 장면을 묘사한 것이다. 오르페우스가 연주 활동을 하느라 집을 비운 사이 에우리디케는 산책을 하게 되었다. 에우리디케를 본 아리스타이오스가 그녀에게 흑심을 품었다. 놀란 에우리디케가 도망을 치다가 그만 독사에게 물려 죽었다. 오른쪽은 에우리디케가 죽고 오르페우스가 그녀의 주검을 안은 것을 묘사한 그림이다. 에우리디케의 영혼은 이제 지하의 세계로 가 버렸다.

 

다음 슬라이드는 죽음의 강을 건너는 뱃사공을 묘사한 그림이다. 오르페우스는 사람으로서는 할 수 없는 일을 해냈다. 죽은 자들을 실어 나르는 뱃사공을 음악으로써 감동 시켰다. 그리고는 지하 세계로 갔다.

 

다음 슬라이드는 오르페우스가 하데스로부터 에우리디케를 인계받아 그녀의 손을 잡고 지하 세계를 빠져 나오는 장면이다. 지하 세계에 가서도 에우리디케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연주를 하자 그의 슬픈 마음이 지하 세계 곳곳에 퍼졌다. 그러자 지하 세계가 마비가 될 지경으로 슬픔에 잠겼다. 오르페우스는 지하 세계의 신 하데스를 찾아가 에우리디케를 살려 줄 것을 요청하였다.

 

그러지 않으면 지하 세계에서 끊임없이 연주를 하겠다는 으름장도 놓았다. 하데스는 지하 세계가 오르페우스 때문에 더 이상 마비되는 것을 방치할 수 없었기 때문에 하는 수 없이 에우리디케를 살려주기로 하였다. 그 대신 조건을 내세웠다. 둘 다 지하 세계를 완전히 빠져 나가기 전까지는 뒤를 돌아보지 말라고 하였다. 만일 뒤를 돌아보면 에우리디케는 영원히 살아날 수 없다고 하였다. 오르페우스는 에우리디케의 손을 잡고 지하 세계를 빠져나왔다. 하데스 옆에 있는 검은 옷을 입은 여신은 페르세포네이다.

 

다음 슬라이드는 에우리디케가 지하 세계로 다시 빠져 들어가는 장면과 에우리디케가 다시 지하 세계로 가자 슬퍼하는 오르페우스를 묘사한 그림이다.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가 거의 지하의 세계를 빠져나올 때 쯤 뒤에서 무슨 소리가 들렸다. 호기심이 많은 에우리디케가 무심코 뒤를 돌아보았다.

 

그러자 에우리디케는 순식간에 지하세계로 빨려 들어갔다. 오른쪽 슬라이드는 슬픔에 못 이겨서 울부짖는 오르페우스를 묘사한 그림이다. 에우리디케를 잃은 오르페우스는 슬픔에 잠겨 다른 여인들을 무시하게 되었다.

 

오르페우스는 디오니소스의 경쟁자이던 아폴론을 더 존경했다. 그에 화가 난 디오니소스는 자신을 따르는 마이나데스를 시켜서 디오니소스 축제에 나타난 오르페우스를 갈가리 찢어서 죽였다. 그의 머리는 레스보스 섬으로 떠내려갔다. 이 섬에는 오르페우스를 추앙하는 신전이 세워졌다. 그리고 그의 머리가 그 곳에 모셔졌는데 사람들은 그의 머리를 보면서 신탁을 물었다고 한다. 오르페우스의 예언이 델포이에 있는 아폴론 신탁보다 유명해지게 되자 아폴론이 오르페우스 신탁의 중지를 명했다.

 

무사이들은 오르페우스의 찢긴 시체를 한 곳에 모아 장례를 치렀고, 오르페우스의 리라는 하늘의 성좌가 되었다. 이로써 태양의 신 아폴론과 그의 아들 오르페우스에 대한 이야기는 끝을 맺는다. 다음은 달의 여신 아르테미스에 대한 이야기이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김승철은? = 제주에서 태어나 오현고를 졸업했다. 고교졸업 후 서울대 의과대학을 나와 서울대병원에서 영상의학을 전공했다. 단국대와 성균관대 의과대학에서 조교수를 역임하다 현재 속초에서 서울영상의학과 의원을 운영하고 있다. 과거부터 줄곧 서양사와 그리스 신화에 관심을 두다가 요즘은 규명되지 않은 고대와 중세사 간 역사의 간극에 대해 공부 중이다. 저서로는 전공서적인 『소아방사선 진단학』(대한교과서)이 있고 의학 논문을 여러 편 썼다. 헬레니즘사를 다룬 <지중해 삼국지>란 인문학도 저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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