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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회] 남평 문씨가 복성 문씨로 기록된 연유

오래전부터 문씨 가문에서는 아들보다 딸들이 더 똑똑하다고들 말한다. 그래서인지 문씨 부인들이 내조를 잘 하여 크게 이름을 떨친 역사적인 인물들이 적지 않다. 그중 경주 김씨와 관련하여 2명의 제주선인을 소개한다.

 

경주 김씨 제주입도조인 김검룡(金儉龍)의 부인은 문씨이다. 김검룡은 조선개국 일등공신인 김인찬의 아들이다. 태조 이성계와 여진족 출신 이지란과 더불어 세 사람이 형제의 의를 맺은 ‘도원회맹문(桃園會盟文)’이 후손들에게 전해질 정도이다. 이러한 명문가 출신인 김검룡은 이방원이 일으킨 왕자의 난의 영향으로 제주에서의 벼슬을 마친 후, 고향에 돌아가지 않고 제주에 정착한 것으로 보인다.

 

기록에 의하면 조선초기인 1401년(태종 원년) 그는 말을 관리하는 감목사(監牧使)로, 다른 기록에는 훈련원도감으로 제주에 왔다고도 한다. 이후 성산읍 오조리에 정착한 그는 서당을 지어 인재양성에 힘쓰는 한편, 좌도지관 고봉례와 우도지관 문충세 등과 진상 마를 헌납하는데 협력하기도 했다.

 

진상된 제주 말들은 그의 고향인 지금의 경기도 양평에 있는 마유봉(馬遊峰)에서 길러졌다고도 전해진다. 당시 제주에서는 고씨와 문씨 가문에서 세습되어오던 성주와 왕자 직을 반납하므로, 1402년 조정에서는 성주•왕자에 대한 토관직을 좌•우도지관의 직제로 바꾸었다. 이후 제주도지관제(濟 州都知管制)가 폐지되자, 김검룡은 벼슬을 그만 두고 제주에 남은 것으로 추정된다.

 

구좌읍 상도리 지경에 위치한 경주 김씨 선영에 있는 그의 부인 묘지명에는 ‘淑夫人福星文氏(숙부인복성문씨)’라고 적혀있다. 복성은 지금의 전남 보성으로, 문씨 본관의 마을인 남평읍의 인근 마을이다.

 

 

 

당연히 본관이 남평 문씨로 적혀야 함에도, 복성 문씨로 기록한 것은 어떤 연유인지 궁금하다. 일제는 1930년대부터 창씨개명을 획책하는 과정에서 ‘조선씨족통보’라는 책자를 발간했다. 이 책에는 문씨 본관이 156본으로 표기되어 있다.

 

조선씨족통보 발간의 숨겨진 의도는, 우리나라 성씨와 본관에 대하여 착오를 일으키도록 유도하여 우리의 정체성 혼란을 부추기려는데 있었다. 문씨의 본관은 하나이다. 2000년 인구조사에서 문씨는 40여 개의 본관이 있다지만, 남평문씨에서 갈려나간 본으로 시조가 같은 동일본이다.

 

억지주장을 펴서라도 우리의 정체성을 혼란시켜 창씨 개명으로 연결하려는 일제의 속셈이자 술수임을 우리는 여기서도 읽을 수 있다. 경주 김씨 종친회에서는 추후 이 문제에 대해서 수정 과정이 있으리라 기대해 본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문영택은?
= 4.3 유족인 부모를 두고 부산 영도에서 태어났다. 구좌중앙초·제주제일중·제주제일고·공주사범대·충남대학교 교육대학원(프랑스어교육 전공)을 졸업했다. 고산상고(현 한국뷰티고), 제주일고, 제주중앙여고, 서귀포여고, 서귀포고, 애월고 등 교사를 역임했다. 제주도교육청, 탐라교육원, 제주시교육청 파견교사, 교육연구사, 장학사, 교육연구관, 장학관, 중문고 교감, 한림공고 교장, 우도초·중 교장, 제주도교육청 교육국장 등을 지냈다. '한수풀역사순례길' 개장을 선도 했고, 순례길 안내서를 발간·보급했다. 1997년 자유문학을 통해 수필가로 등단, 수필집 《무화과 모정》, 《탐라로 떠나는 역사문화기행》을 펴냈다. 2016년 '제주 정체성 교육에 앞장 서는 섬마을 교장선생님' 공적으로 스승의 날 홍조근정훈장을 받았다. 지난 2월 40여년 몸담았던 교직생활을 떠나 향토해설사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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