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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회] 중요 군수물자 채취에 징발된 제주해녀

 

감태(甘苔)는 제주도 청정바다 일대 수심 5~10m 내외의 깊은 곳에 서식하는 다년생 해조류로 소라, 전복의 먹이다. 감태는 요오드, 칼슘, 비타민 B1, B2가 풍부하고, 인체에 해로운 산(酸)을 없애주고 니코틴을 해독, 중화시키는 효과가 있다. 또한 후코이단과 폴리페놀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항산화, 항암, 항염, 노화억제 및 고혈압 억제, 자외선 차단 및 미백효과가 있어 요즘 새롭게 각광 받고 있다. 특히 일제강점기 감태는 화약의 원료로 사용되는 중요한 군수물자였으며 간식인 양갱을 만드는 데도 필요한 해조류여서 감태 구입과 가공을 위해 많은 일본인들이 제주에 진출했다.

감태(甘苔)는 수심 2미터에서 10미터 사이의 암초에서 군락을 이루며 자라는 갈조류로 남해안과 제주도, 일본의 규슈북부와 혼슈 중부의 태평양 연안에 분포한다. 특히 한류와 난류가 교차하는 지역에서 잘 자라며 전복의 최고 먹이로 치는 해초이다.

 

감태는 전도 연안 어디에나 자라는데 동해안에 특히 많고, 그 생산량이 많은 것은 우도(牛島)이며 품질이 양호한 것은 가파도(加波島)이다. 본디 도민들은 이를 채취하지 않았지만 일본인들이 건너와서 사들이면서부터 이를 다소 캐게 되었고 그 뒤에 성산포(城山浦)에 한국물산회사(韓國物産會社)가 설립되어서 옥도(沃度) 제조업을 시작, 당시 목사에게 그 채취를 장려한 결과 한때는 그 채취가 매우 왕성했다(한국수산지 제3집, 1911).

 

제주에서 감태는 보통 7월에 작업하며, 보리와 조, 보리와 팥과 조, 조와 고구마, 보리와 채소(무, 쑥 등), 보리와 해조류(톳, 감태, 너패) 등 잡곡끼리 혼합, 잡곡과 채소, 잡곡과 해조류 등과 같이 춘궁기에 섞은 밥을 지어 먹기도 했다.

 

제주도 마을 해녀들은 바다로 헤엄쳐 나가 감태를 딴다. 해녀들은 약 4m에서 10m 까지 물속으로 들어가 따낸다. 우량(優良)의 감태는 수심 12∼13m 까지 들어가 따내기도 한다. 1척의 테우에 남자 1명, 해녀 2∼3인이 동승한다. 남자는 배의 진퇴를 조절한다. 해녀들은‘망사리’가 달린‘테왁’을 짚고 나가‘눈(水鏡)’을 쓰고 잠수해‘정게호미’로‘감태’를 딴다. 이것을 테우에 싣는다. 배에 가득 차면 육상으로 올려놓고 말린다. 테우는 물론 풍선으로도 감태를 딴다. 1개월에 해녀 한 사람당 채취량은 약 100관 정도다〔코가네마루 히로요시(小金丸汎愛),「해조생산조사(海藻生産調査)」,『조선휘보(朝鮮彙報)』, 1916년 12월).

 

일제가 감태를 적극적으로 이용한 것은 태평양 전쟁과 관련이 깊다. 감태를 원료로 가공한 일부는 의약품으로 쓰고, 나머지는 칼륨으로 가공했다. 칼륨은 염산칼륨으로 화약의 원료가 되는데, 산화력이 세고, 유기물, 붉은인, 황 등과 함께 가열하면 폭발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성냥, 불꽃놀이용 화약, 폭약 등의 원료로 쓰일 뿐 아니라 표백제, 염료, 의약품 등의 제조에도 쓰인다.

 

감태는 제주도 특유의 것으로 켈프(kelp, 불에 태운 재로 도포탄(搗布炭)라고도 하며 옥소(沃素)의 원료)로 해서 연산(年産) 1백2만7백90근, 감태는 제주연안에 있어서 가장 풍부한 해조류인데 수요와 시장의 시세에 따라 생산은 신축자재(伸縮自在)이다. 최우량품을 내는 곳은 우뭇가사리와 거의 일치하여 구좌면 하도리로부터 정의-동중면 표선리에 이르는 관내이며 그 밖은 표착(漂着)감태이다.

 

켈프는 1백근 80전 정도로 옥소(沃素)회사가 사들인다. 표착감태의 제품비율은 이틀째가 59%, 사흘째 39%, 나흘째 28%, 닷새째 27%, 엿새째 26%, 이레째 25%, 여드렛째 19%, 아흘렛째는 현저히 감소하여 8%, 열흘째는 7%라는 비율로 감소한다.

 

제품비율(保留, 가공했을 때의 원료에 대한 제품의 비율)은 계절에 따라 달라지며 3월부터 8월에 이르는 봄, 여름 때가 비율이 높다. 정제옥소(精製沃素)는 조선옥도주식회사(朝鮮沃度株式會社)의 손으로 만들어진 것은 일본옥도주식회사(日本沃度株式會社), 흥영옥도주식회사(興永沃度株式會社)의 것은 대판지점이나 기후(岐阜)의 대환제약회사(大桓製藥株式會社) 등으로 이송된다. 근간 제주해녀조합에서 옥소제조공장(沃素製造工場)의 설립을 계획하고 있다(마스다 이치지, 제주도의 지리적 연구, 1930년대).

 

1894년 청일전쟁과 1905년 러일전쟁 즈음 일제는 감태 증산(增産)을 적극 장려하여 일본 내 대량 생산이 이루어 졌다. 그러다가 유럽으로부터의 수입이 줄어들고 일본 내 생산량이 한계에 봉착하자 감태 증산을 위해 제주도 성산포와 서귀포에 공장을 설립하였다. 육군성과 농상무성의 하달을 받은 일본인 이시하라(石原)는 4,000톤의 감태 납입량을 채우기 위해 제주도에 공장을 세우게 된 것이었다. 이때부터 제주지역에는 ‘감태물에’라는 말이 나타났다. ‘구젱기물에’ 역시 마찬가지이다. ‘구젱기(소라)’는 일본 국방성이 군수물자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려고 제주도에 소라통조림공장을 세우며 등장한 말이다.

 

1916년 유럽대전 덕택에 지금까지 비료로 밖에 써먹지 못했던 감태 시세가 점점 상승해 반출액(搬出額)이 십 수만 원을 웃돌았다. 거기다가 전년의 보리, 조 농사도 먹고 남을 만큼 풍작이었기에 거지는 아주 자취를 감췄다. 1917년, 차츰 경기가 좋아진 제주도는 새해에 접어들면서 감태 시세가 더욱 상승, 해녀들이 해산물을 채취하려고 바닷물에 드는 것을‘물에’라고 한다(미개의 보고 제주도(未開の寶庫 濟州島, 1924).

 

일제강점기 성산포 제1감태공장과 더불어 옹포리의 감태공장이 유명하다. 해녀들은 감태를 작업해 말리고 불에 태운 재를 공장으로 가져오면, 그 재를 물에 담가서 원액을 뺀 후 다시 끓인다. 계속 끓이면 물이 누렇게 되는데 이 물에 소금, 염화가리, 요드가 들어있어서 처음은 소금 염화가리가 나오고, 계속해 이틀 정도 끓이면 요드가 나온다. 이 요드가루를 알콜에 풀면 옥도정기가 되는데 이것을 일본이나 제약회사에 판매하였던 것이다.

 

감태는 본도 도처에서 산출되지만 해류의 속도가 빠른 가파도, 우도 방면이 가장 많다. 대정 4년(1915년)에서 8년(1919년)까지 내지인 옥도(沃度) 제조업자가 경쟁적으로 매수해서 연액(年額) 30만엔(円)이나 산출된 적이 있었다(미개의 보고 제주도, 1924).

 

당시 한림읍 옹포리에 있던 다케나카 통조림공장에서도 화약의 원료가 되는 감태와 정어리를 강제로 공출(供出)하도록 했으며 우에무라 제약회사(감태공장)에서는 해조류인 감태를 화학적으로 분해해 군수용 염화가리와 의약품인 요오드(옥도정기)를 생산했다.

 

1938년부터 일제는 중일(中日)전쟁을 위한 전시체제에 돌입하자, 전쟁 수행에 필요한 각종 군수물자 징발 즉, 공출(供出)에 혈안이 되었다. 당시 제주지역 공출 품목은 감태를 비롯해 20여 종으로, 보리, 벼, 절간 고구마, 면화, 잠사(蠶絲) 등과 목탄(木炭), 장작, 우마(牛馬) 목초(牧草), 미역, 야생(野生) 저마(苧麻), 백동(白銅), 청동(靑銅), 화루, 유기(鍮器)그릇 등이다. 이마저도 모자라, 1944년 일제는 감태 채취를 위해 제주 해녀를 징용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진관훈은?

 

= 서귀포 출생. 제주대 사범대를 나왔으나 교단에 서지 않고 동국대에서 경제학 박사(1999), 공주대에서 사회복지학 박사(2011) 학위를 받았다. 제주도 경제특보에 이어 지금은 지역산업육성 및 기업지원 전담기관인 제주테크노파크에서 수석연구원으로 일하고 있으며 겸임교수로 대학, 대학원에 출강하고 있다. 저서로는『근대제주의 경제변동』(2004),『국제자유도시의 경제학』(2004),『사회적 자본과 복지거버넌스』 (2013) 등이 있으며『문화콘텐츠기술과 제주관광산업의 융복합화연구』(2010),『제주형 첨단제조업 발굴 및 산업별 육성전략연구』(2013),『제주자원기반 융복합산업화 기획연구』(2011) 등 보고서와 다수의 논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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