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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회] 역사의식을 넓히기 위해 체험학습을 일상화 … 한수풀역사순례길의 취지

 

명월포를 비롯한 여러 포구에서 제주마를 싣고 떠나는 덕판배 등 여러 형태의 배 밑창에는, 제주 돌인 현무암이 놓여 있었다. 항해 중 말들이 놀라 균형을 잃더라도 배가 평형을 유지하기 위함이었다. 오늘날 모든 배에 실리는 평형수의 역할을 옛날에는 현무암이 담당했다.

 

제주로 돌아올 적에는 배 밑바닥에 실었던 돌 일부를 바닷가에 내다버리고, 그 자리엔 제주엔 없는 생필품을 실었을 게다. 제주 돌이 버려진 전라도 해안지방 사람들은 단단한 현무암을 이용하여 집을 지었고. 그 증거로 전남 강진(탐진) 근처의 마량포구와 마진포구 주변에서는 집 벽채나 울타리에 박힌 제주 돌이 흔치 않게 발견된다. 마량, 마진 등의 포구이름도 제주마를 내리고 물건을 실었던데서 비롯되었다 한다.

 

2014년은 국가 개조의 원년으로 기록되어야 한다. 그래야 세월호 희생자의 넋을 기리고 그동안 국가적 안전 불감증에 의해 삶을 마감해야 했던 분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을 것이다. 해상사고 중 가장 많은 희생자(326명)가 발생했던 1970년의 남양호 사건, 292명의 희생자를 낸 1997년의 서해 페리호 참사, 그리고 304명의 목숨을 앗아간 세월호의 비극 등에서 보듯, 우리는 같은 잘못을 두 번 세 번 연거푸 저지른 셈이다.

 

과거에서 배우지 못한 나라의 미래는 암울하다. 단절의 역사는 단절의 세대를 기르기에 단절의 나라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처절한 아픔이 배어있는 역사라 할지라도, 그 속에는 우리에게 주는 교훈과 지혜가 있는 법이다.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국민은 그 과거를 반복할 수밖에 없는 운명에 처한다는 것은 만고의 진리다.

 

이제 우리는 역사의식의 지평을 더욱 넓혀야 한다. 온고지신의 지혜를 가정에서, 학교에서, 사회에서 얻을 수 있도록 체험학습을 일상화해야 한다. 그러한 취지에서 학교가 시작한 체험활동이 ‘한수풀역사순례길’의 개척으로 이어진 것이다.

 

한림읍의 옛 이름은 널따란 숲의 의미인 한수풀이다. 그래서 한림읍에는 대림리, 월림리, 한림1·2·3리, 명월리 고림동 등 숲과 관 련된 지명이 많다. 옹포리의 고인돌, 협재리의 동굴유적, 동명리의 토기, 고려·조선·일제 강점기와 산업화 초기의 유물까지 다양한 볼 거리들이 넘치는 곳이 바로 이 지역이다.

 

한수풀역사순례길은 한림읍 지역의 잊혀져가는 역사와 문화를 찾아 명월포에서 출발하여 ‘마대기 빌렛길, 월계 배움의 길, 명월진성 성곽길, 청풍 묵향의 길, 4·3 상생의 길, 하늘 가는 길’ 등 6가지 주제로 구성된 10km에 이르는 여정이다. 여기에 더하여 1374년 목호의 난을 진압하기 위해 명월포로 올라온 최영 장군 군대가 결정 적인 승기를 잡은 전쟁터인 새별오름까지 이어지는 역사의 여정을 따라 가는 순례길이다.

 

2016년 9월 ‘제주미래발전포럼’ 관계자가 필자 근무지인 우도로 찾아와서, ‘찾아가는 내 고장 문화역사 바로 알기’ 체험 프로그램을 같이 개발하여 실행하자고 제의하였다. 쾌히 승낙하여 시작한 첫 번째 여정이 섬 속의 섬 우도 탐방이고, 이어 여기에 소개하는 한수 풀역사순례길 탐방이다. 두 번의 탐방에서 교재로 사용했던 제주 역사문화의 이야기들도 여기에 소개한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문영택은?
= 4.3 유족인 부모를 두고 부산 영도에서 태어났다. 구좌중앙초·제주제일중·제주제일고·공주사범대·충남대학교 교육대학원(프랑스어교육 전공)을 졸업했다. 고산상고(현 한국뷰티고), 제주일고, 제주중앙여고, 서귀포여고, 서귀포고, 애월고 등 교사를 역임했다. 제주도교육청, 탐라교육원, 제주시교육청 파견교사, 교육연구사, 장학사, 교육연구관, 장학관, 중문고 교감, 한림공고 교장, 우도초·중 교장, 제주도교육청 교육국장 등을 지냈다. '한수풀역사순례길' 개장을 선도 했고, 순례길 안내서를 발간·보급했다. 1997년 자유문학을 통해 수필가로 등단, 수필집 《무화과 모정》, 《탐라로 떠나는 역사문화기행》을 펴냈다. 2016년 '제주 정체성 교육에 앞장 서는 섬마을 교장선생님' 공적으로 스승의 날 홍조근정훈장을 받았다. 지난 2월 40여년 몸담았던 교직생활을 떠나 향토해설사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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