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수)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검색창 열기

[김승철의 그리스 신화이야기 (15)] 트로이 전쟁의 불씨가 되는 헬레네 등

 신화는 신화만이 아니라 인류의 역사를 대변한다. 인류가 걸어온 문명사적 궤적을 담아낸 것이 곧 신화다. 서양문명의 시금석이자 금자탑이기도 한 그리스 신화가 말하는 그 문명사적 궤적을 오랜 기간 통찰해 온 김승철 원장의 시각으로 풀어본다. 그는 로마제국 이전 시대인 헬레니즘사를 파헤친 역사서를 써낸 의사로 유명한 인물이다. 난해한 의학서적이 아닌 유럽의 고대역사를 정통 사학자의 수준으로 집필한 게 바로 그다. 로마 역사에 흥미를 느껴 그 시대를 파고들다 국내에 변변한 연구서가 없자 아예 그동안 그가 탐독했던 자료를 묶어 책으로 펼쳐냈다. 그가 <그리스신화 이야기>를 제주의 독자들에게 풀어낸다./ 편집자 주

 

다음은 제우스와 레다 사이에 태어난 자손들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스파르타에 틴다레오스라는 왕과 레다라는 왕비가 있었다. 제우스는 왕비 레다를 사랑하게 되어 끊임없이 구애를 하였지만 정숙한 부인 레다는 제우스의 구애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레다는 백조를 좋아하는 여인이었는데 이를 착안한 제우스는 백조로 변신하여 레다에게 접근하였다. 그리고는 사랑을 나누었다.

 

 

레다는 두 개의 알을 배었는데 하나에서는 클리타임네스트라와 헬레네가 나왔고, 또 하나의 알에서는 카스토르와 풀룩스(폴리데우케스) 쌍둥이 형제가 나왔다.

 

클리타임네스트라는 나중에 아가멤논의 아내가 되고, 헬레네는 그리스 최고의 미인이었다.

 

헬레네의 남편은 아가멤논의 동생 메넬라오스였다. 아가멤논은 미케네의 왕이었는데 메넬라오스와 함께 스파르타를 쳐들어갔다. 스파르타의 왕은 틴다레오스였고, 클리타임네스트라는 탄탈로스라는 사람과 결혼하여 아이까지 둔 상태였다. 탄탈로스는 아가멤논의 사촌이기도 했다.

 

아가멤논은 클리타임네스트라를 빼앗기 위해 탄탈로스와 그의 자식을 죽였다. 그리고 틴다레오스를 쫓아내고는 동생 메넬라오스를 스파르타의 왕위에 앉혔다. 그리고 메넬라오스와 헬레네를 결혼시켰다. 아가멤논은 클리타임네스트라와 함께 미케네로 돌아갔고, 메넬라오스는 헬레네와 결혼하여 스파르타에 살았다.

 

그러던 도중 트로이에서 왕자 헥토르와 파리스를 대표로 하는 사절단이 왔다. 원래 파리스는 파리스의 심판을 통해 아프로디테를 여신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신으로 뽑아준 상태였고, 아프로디테는 그에 대한 보답으로 파리스에게 가장 아름다운 여인을 주기로 약속한 터였다.

 

아프로디테는 아들 에로스를 시켜서 트로이 왕자 파리스와 스파르타의 왕비 헬레네에게 모두 사랑을 느끼게 하는 금화살을 쏘게 하였다. 그러자 두 사람은 첫눈에 반해 서로를 깊이 사랑하게 되었다. 두 사람은 그들의 사랑이 아프로디테에 의해 벌어진 것이라고 생각하지도 못한 체 며칠간 깊은 사랑에 빠졌다.

 

 

트로이의 사절단이 되돌아갈 무렵 파리스는 헬레네에게 같이 갈 것을 종용하였고, 헬레네는 사랑하는 사람을 좇아 트로이로 가 버렸다.

 

왕비를 잃은 메넬라오스는 노발대발하였고 형인 아가멤논에게 도움을 청하였다. 아가멤논은 헬레네를 찾기 위해서는 그리스 전체가 힘을 합쳐 트로이와 전쟁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아가멤논의 입장에서는 헬레네를 빌미로 하여 트로이까지 자신의 세력권 안에 두고 싶었던 것이다. 어쨌든 헬레네가 트로이로 가는 바람에 그리스와 트로이 사이에 전쟁이 벌어지는데 이것이 트로이 전쟁이다.

 

이 슬라이드는 그리스군이 트로이로 쳐들어가기 전에 아울리스에 집결한 모습이다. 아가멤논이 클리타임네스트라의 첫 남편과 아이를 죽이고 그녀를 미케네로 데려갔다는 이야기는 앞서 하였다. 미케네에서 두 사람은 이피게네이아, 엘렉트라, 오레스테스 등을 낳았다. 헬레네가 트로이로 간 뒤 그리스와 트로이 사이에 전쟁이 벌어지게 되었다. 아가멤논의 주도로 그리스군은 아울리스에 집결하였다. 그런데 바람이 불지 않아 배를 띄울 수가 없었다.

 

왼쪽 사진은 아르테미스 여신과 사슴을 표현한 조각이다. 오른쪽 사진에서 뒷모습을 보이는 이가 아킬레우스, 다음은 클리타임네스트라, 이피게네이아 아가멤논의 순이다. 배를 띄우지 못한 것에 애가 탄 아가멤논은 제사장을 불러 이유를 물었다. 제사장이 점을 치더니 과거 아가멤논이 아르테미스 여신의 숲에서 신성한 사슴을 사냥한 일이 있는데 그 것 때문에 아르테미스 여신이 저주를 내린 것이라고 하였다.

 

해결 방법은 아가멤논의 딸 이피게네이아를 제물로 바치면 여신의 노여움이 풀려서 바람이 일 것이라고 하였다. 이피게네이아는 아가멤논과 클리타임네스트라 사이에서 태어난 딸이었다. 아가멤논은 미케네에 있는 클리타임네스트라에게 이피게네이아를 아울리스로 데려오라고 하였다. 그러나 클리타임네스트라는 거절하였다.

 

과거 아가멤논이 자신의 첫 남편과 아이를 죽인 일이 있기 때문에 아가멤논이 이피게네이아에게 무슨 일을 저지를 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아가멤논은 이피게네이아를 당대 최고의 명장 아킬레우스와 결혼시킬 것이라고 거짓말을 하자 클리타임네스트라는 이피게네이아를 아울리스로 보냈다. 아가멤논은 트로이를 정복하기 위해 자신의 딸마저 희생시키는 파렴치한 인간이었다. 클리타임네스트라는 속았다는 것을 알았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오른쪽 사진에서 슬퍼하는 클리타임네스트라의 표정이 애달파 보인다. 결국 아가멤논은 이피게네이아를 제물로 바쳤고 아르테미스 여신은 바람이 일게 하여 그리스군은 원정을 떠날 수 있게 되었다. 나중에 나오지만 아르테미스는 제물로 바쳐진 이피게네이아를 데리고 크림 반도로 가서 그 곳에 있는 자신의 성전을 지키는 여사제로 삼았다. 하지만 이 사실을 사람들은 전혀 알 수 없었고, 클리타임네스트라의 입장에서는 아가멤논 때문에 딸이 희생된 것으로만 알게 되었다.

 

왼쪽 사진은 술에 취한 아가멤논을 클리타임네스트라와 그의 정부 아이기스토스가 죽이려는 장면이고 오른쪽은 아가멤논을 죽인 뒤의 클리타임네스트라를 묘사한 그림이다. 앞서 이야기한 대로 클리타임네스트라는 아가멤논 때문에 첫 남편, 첫 아이 그리고 이피게네이아마저 잃게 되었다. 클리타임네스트라의 아가멤논에 대한 증오는 극을 달했다. 트로이 전쟁이 끝난 뒤 아가멤논은 미케네로 돌아와서 전쟁의 승리에 대한 축하연을 하였다. 그리고 술에 취해서는 잠에 빠졌다.

 

이 때 클리타임네스트라와 정부인 아이기스토스가 아가멤논을 죽였다. 아이기스토스는 아가멤논의 사촌이기도 하고 아가멤논이 죽인 클리타임네스트라의 첫남편 탄탈로스와는 이복형제이기도 하다. 아이기스토스가 클리타임네스트라와 동조하여 아가멤논을 죽인 이유에 대해서는 나중에 탄탈로스가의 전설에서 다시 이야기하도록 한다. 어쨌든 클리타임네스트라는 남편과 자식을 잃는 비극의 주인공이기도 하지만 남편을 죽인 악녀이기도 했다.

 

왼쪽 사진은 클리타임네스트라와 아가멤논 사이에 태어난 아들 오레스테스가 모친 클리타임테스트라를 죽이는 장면을 묘사한 도자기 그림이다. 클리타임네스라의 비극은 아가멤논을 죽이는데서 끝나지 않았다. 클리타임네스트라가 아이기스토스와 짜고 아가멤논을 죽이자 클리타임네스트라와 아가멤논 사이에 태어났던 딸 엘렉트라는 미케네 근처의 산골에 잠적해 버렸다.

 

오레스테스는 포키스 지방에 있는 친척 집으로 피신하여 그곳에서 자랐다. 오레스테스는 성장하면서 부친을 죽인 모친 클리타임네스트라와의 관계를 어떻게 해야할 지 고민하였다. 그래서 델포이에 있는 신전에 가서 신탁을 물었다. 그리고 내린 결론이 클리타임네스트라에 대한 복수였다. 결국 오레스테스는 천륜을 저버리고 모친 클리타임네스트라를 죽이게 된다.

 

이 사진의 가장 왼쪽에 있는 붉은 튜닉을 걸치고 가슴에 칼이 꽂혀 있는 여인이 클리타임네스트라이다. 앞쪽에 귀를 막고 겁에 질린 모습을 한 남자가 오레스테스이다. 오레스테스를 쫓는 세명의 여신이 복수의 여신 에리니에스 3자매이다. 모친을 살해한 오레스테스는 천륜을 저버렸다. 그러나 복수의 세 여신이 나타나서는 오레스테스를 괴롭혔다.

 

여신들의 추적을 피해 아무리 도망 다녀도 오레스테스는 복수의 여신들에게서 벗어날 수 없었다. 이를 보다 못한 아테나 여신이 오레스테스에게 재판을 받게 해 주었고, 재판을 받은 장소가 아레이오스 파고스이다. 오레스테스는 면죄부를 받고서는 미케네의 왕이 되었다. 부친을 죽인 것에 대한 복수가 정당하다는 결말은 가부장적이고 남성 중심의 사회였다는 것을 반영하는 것이다.

 

이제까지 제우스와 레다의 딸 헬레네와 클리타임네스트라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다. 이제는 아들 카스토르와 폴룩스 형제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들은 그리스 신화에서보다 로마 건국초기에 맹활약을 한 것으로 되어 있다. 그리고 그들은 하늘의 별이 되어 쌍둥이자리가 되었다고 한다.

 

다음은 제우스와 칼리스토의 자손 아르카스에 대한 이야기이다.

 

칼리스토는 가장 아름답다는 뜻이다. 그녀는 순결을 맹세하고 아르테미스 여신을 받들어 숲속에서 같이 지냈다. 왼쪽 사진에서 오른쪽에 앉아있는 여신의 이마에 초승달 모양의 핀이 있다. 이는 아르테미스 여신이다. 여신의 왼쪽에 엎드려 있는 여인이 칼리스토이다. 오른쪽 사진에서 아르테미스 및 그녀와 같이 지내는 순결을 맹세한 많은 여인들을 묘사한 그림이다. 한편으로는 아르테미스 여신과 그들간의 동성애를 표현했을 수도 있다.

 

 

왼쪽 사진에서 전면에 있는 여인은 칼리스토이다. 뒤쪽 구름 뒤에 숨어서 여인을 바라보는 신이 제우스이다. 제우스는 칼리스토를 좋아해서 그녀를 유혹하려 하였지만 칼리스토는 이미 아르테미스 여신에게 순결을 맹세한 상태였기 때문에 제우스의 구애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제우스는 꾀를 내어 아르테미스 여신으로 변하였다. 오른쪽 그림에서 제우스가 아르테미스 여신으로 변하여 칼리스토를 껴안는 장면이다.

 

붉은 망토를 쓴 이가 아르테미스로 변한 제우스인데, 진짜 아르테미스 여신이라면 머리에 초승달 모양의 핀이 있어야 하는데 왕관이 쓰여 있다. 칼리스토는 아르테미스 여신으로 변신한 제우스를 몰라보고 사랑을 나누었다. 칼리스토 입장에서는 늘 하던 동성애였을 것이다. 다시 왼쪽 사진에서도 아르테미스로 변신하여 칼리스토를 유혹하는 장면이다.

 

제우스와 사랑을 나눈 칼리스토는 임신을 하였다. 이 슬라이드는 임신한 칼리스토를 아르테미스가 질책하는 장면이다. 중앙에 서 있는 여신이 아르테미스이다. 칼리스토는 아이를 낳았는데 이 아이가 아르카스이다. 아르테미스는 칼리스토를 쫓아냈는데 그냥 쫓아낸 것이 아니라 곰으로 변하게 하였다. 아르카스를 불쌍히 여긴 제우스가 그를 농부가 맡아 키우게 하였다. 어느 날 아르카스가 사냥을 갔다가 곰으로 변한 칼리스토를 만나게 되었다. 곰으로 변한 칼리스토는 사냥꾼이 자신의 아들 아르카스라는 것을 알고는 아르카스에게 달려갔다. 아르카스는 곰이 달려드는 줄 알고 활을 쏘려하였다.

 

잘못하면 아들이 모친을 죽이는 사태가 벌어질 상황이었다. 모자를 불쌍히 여긴 제우스가 아르카스를 저지하였다. 제우는 둘을 별자리로 올렸는데 칼리스토는 큰곰자리, 아르카스는 작은곰자리가 되었다. 제우스가 바람을 피운 것도 모자라 칼리스토 모자를 하늘의 별자리로 만들자 헤라가 화가 났다. 그래서 바다의 신 테티스와 오케아노스에게 호소하여 두 별자리가 바다에서 헤엄치지 못하게 하였다. 결국 이들 두 별자리는 하늘에서만 왔다갔다 할뿐 수평선 아래로 내려가는 일은 없다고 한다.

 

큰곰자리는 북두칠성이고 작은곰자리의 꼬리 부분에 있는 별이 북극성이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김승철은? = 제주에서 태어나 오현고를 졸업했다. 고교졸업 후 서울대 의과대학을 나와 서울대병원에서 영상의학을 전공했다. 단국대와 성균관대 의과대학에서 조교수를 역임하다 현재 속초에서 서울영상의학과 의원을 운영하고 있다. 과거부터 줄곧 서양사와 그리스 신화에 관심을 두다가 요즘은 규명되지 않은 고대와 중세사 간 역사의 간극에 대해 공부 중이다. 저서로는 전공서적인 『소아방사선 진단학』(대한교과서)이 있고 의학 논문을 여러 편 썼다. 헬레니즘사를 다룬 <지중해 삼국지>란 인문학도 저술했다.

 

추천 반대
추천
0명
0%
반대
0명
0%

총 0명 참여


배너

관련기사

더보기
20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배너
배너

제이누리 데스크칼럼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실시간 댓글


제이누리 칼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