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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철의 그리스 신화이야기(17)]'자유의 몸'을 위한 힘든 과업 ... 1

 신화는 신화만이 아니라 인류의 역사를 대변한다. 인류가 걸어온 문명사적 궤적을 담아낸 것이 곧 신화다. 서양문명의 시금석이자 금자탑이기도 한 그리스 신화가 말하는 그 문명사적 궤적을 오랜 기간 통찰해 온 김승철 원장의 시각으로 풀어본다. 그는 로마제국 이전 시대인 헬레니즘사를 파헤친 역사서를 써낸 의사로 유명한 인물이다. 난해한 의학서적이 아닌 유럽의 고대역사를 정통 사학자의 수준으로 집필한 게 바로 그다. 로마 역사에 흥미를 느껴 그 시대를 파고들다 국내에 변변한 연구서가 없자 아예 그동안 그가 탐독했던 자료를 묶어 책으로 펼쳐냈다. 그가 <그리스신화 이야기>를 제주의 독자들에게 풀어낸다./ 편집자 주
헤라클레스가 성인이 되었다. 헤라클레스가 뱃속에 있을 때 암피트리온과 알크메네가 테베로 왔고 헤라클레스는 테베에서 성장하였다. 헤라클레스는 테베의 왕의 일을 돕게 되었다.

 

 

잠시 지도를 보자. 이 지도는 테베, 키타이온 산, 오르코메노스를 표시한 것이다. 헤라클레스가 키타이온 산에서 테베 왕의 양떼를 돌보던 무렵 테베의 오랜 숙적이던 오르코메노스의 왕이 테베로 쳐들어 왔다. 헤라클레스와 그의 명목상의 부친인 암피트리온은 적을 맞이하여 용감히 싸웠고 대승을 거두었다. 테베의 왕 크레온은 감사의 표시로 헤라클레스와 자신의 딸 메가라를 결혼시켰다.

 

헤라클레스와 메가라는 아들 셋을 낳고 한동안 행복하게 살았다. 헤라는 제우스가 바람을 피워서 낳은 자식이 잘 사는 것을 보고 저주를 내렸다. 다른 설에 의하면 헤라클레스가 결혼하고 나서도 광폭한 성격이 없어지지 않은 것을 본 헤라는 헤라클레스에게 다시 저주를 내렸다고도 한다.

 

어느 날 헤라는 헤라클레스를 미치게 만들었다. 미친 헤라클레스의 눈에 부인 메가라는 암사자로 보이고 아이들은 하이에나로 보이게 되었다. 헤라클레스는 결국 부인과 아들 셋을 죽이게 되었다. 정신을 차린 헤라클레스는 자신이 한 짓을 보고 가슴을 치며 통곡하였지만 돌이킬 수는 없었다.

 

 

지도이다. 헤라클레스는 자신의 죄를 씻기 위해 테베에서 델포이 신전으로 가서는 신탁을 물었다. 델포이의 신탁은 이러했다. 헤라클레스의 사촌(혹은 삼촌)이자 미케네, 티린스의 왕인 에우리스테우스를 찾아가서 그에게 봉사하라고 한 것이다. 에우리스테우스는 스테넬로스의 아들이기도 하고, 헤라의 출산 조작 사건 때문에 헤라클레스보다 먼저 태어났고 왕이 된 인물이다. 아내와 자식을 죽인 죄인인 헤라클레스는 자신의 죄를 사할 수만 있다면 무슨 일이든 할 마음을 갖고 있었다. 신탁을 받은 헤라클레스는 에우리스테우스를 찾아갔다.

 

가계도이다. 에우리스테우스는 헤라클레스 대신에 부친의 뒤를 이어 왕이 된 인물이다. 에우리스테우스는 헤라클레스보다 먼저 태어나게끔 조작된 인물이기 때문에 천성적으로 겁이 많고 소심한 인물이었으며 바보스럽기도 했다. 그런 에우리스테우스에게 용사인 헤라클레스가 나타나서 봉사를 하겠다고 하니까 에우리스테우스는 겁도 나고 왕위를 빼앗기지 않을까 걱정도 되었다. 그는 헤라클레스를 멀리 보내어 다시는 보지 않을 마음을 가졌다. 어쩌면 헤라클레스가 죽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졌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는 헤라클레스에게 웬만하면 이루기 힘든 과업을 주었다. 그것도 열두 개나 주었다. 에우리스테우스는 헤라클레스가 이 과업들을 모두 무사히 수행하면 헤라클레스를 자유의 몸으로 만들어 주겠다고 약속하였다.

 

 

지도는 네메아의 위치를 표시한 것이다. 헤라클레스의 첫 번째 과업은 네메아 지역에 출목하는 사자를 죽이는 것이었다. 네메아에 출몰하는 사자는 어떤 무기로도 죽일 수 없는 사나운 사자였다. 헤라클레스는 사자가 사는 동굴로 찾아가서는 사자의 목을 졸라 죽였다. 그는 사자의 가죽을 벗겨서 항상 쓰고 다녔는데 이 사자 가죽이 몽둥이와 더불어 헤라클레스를 상징하는 것이 되었다. 이로써 헤라클레스의 일차 과업은 성공하였다.

 

 

헤라클레스의 두 번째 과업은 레르네에 있는 히드라라는 괴물을 죽이는 것이었다. 지도는 레르네의 위치를 표시한 것이다. 히드라는 9개의 머리가 달린 괴물이었다. 이들 중 8개의 머리는 하나가 잘리면 두 개가 생기는 머리였고, 나머지 머리 하나는 절대 죽지 않는 머리였다. 또한 히드라는 살갗에만 닿아도 죽는 무시무시한 독을 갖고 있었다. 결국 히드라를 죽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였다. 헤라클레스는 이피클레스의 아들을 데리고 갔다. 헤라클레스가 히드라의 머리를 자르면 조카가 불고 지져서 다시는 머리가 나오지 않도록 하였다. 이렇게 해서 8개의 머리는 모두 제거하였다. 마지막 남은 불사의 머리 하나는 어떻게 처치하였을까. 헤라클레스는 불사의 머리를 잘라 큰 바위 밑에 묻어 버려서 몸체와 만나지 못하게 하였다. 헤라클레스는 히드라를 죽인 후 히드라의 독을 채취하여 가지고 다녔다. 그리고 필요할 때면 화살촉에 독을 묻혀 사용하였다.

 

그러나 이 독이 결국은 자신을 죽게 만든다는 사실은 알지 못했다. 이 독화살은 헤라클레스가 죽은 뒤에 필록테테스라는 인물에게 넘겨졌고, 이 독화살에 맞아 죽은 이가 파리스이다. 파리스는 파리스의 심판으로 유명한 트로이의 왕자이기도 하고 헬레네를 유혹하여 트로이로 데려간 인물이기도 하다. 다음 슬라이드는 히드라를 죽이는 장면을 묘사한 조각과 그림들이다. 두 번째와 세 번째 그림에서 헤라클레스가 머리에 쓰고 있는 것은 네메아에서 죽인 사자의 가죽이다.

 

 

헤라클레스의 세 번째 과업은 케이네이아의 사슴을 산 채로 잡아오는 것이었다. 지도는 케리네이아의 위치를 보여주는 지도이다. 이 사슴은 달의 여신인 아르테미스가 키우는 신성한 동물인데 황금 뿔과 청동 발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헤라클레스는 이 사슴을 1년간이나 추적하여 사슴을 지치게 만들었다. 사슴을 죽이면 아르테미스 여신의 저주를 받을 게 틀림없었기 때문이다. 또한 헤라클레스는 이 사슴을 산 채로 잡아서 에우리스테우스에게 보여 준 뒤 돌려주는 것이 임무였다.

 

이 슬라이드는 고대 그리스의 도자기에 있는 그림이다. 가운데 사슴이 있고 사슴 뒤쪽에 사자의 가죽을 쓴 이가 헤라클레스이다. 헤라클레스 뒤쪽에 투구를 쓴 여신은 아테나이고 사슴 앞에 활을 들고 있는 여신은 아르테미스이다. 헤라클레스가 에우리스테우스에게 사슴을 보여준 뒤 아르테미스 여신에게 돌려주는 장면을 묘사한 그림이다.

 

헤라클레스의 네 번째 과업은 에리만토스의 멧돼지를 잡는 일이었다. 지도는 에리만토스의 위치를 보여준다. 동상은 헤라클레스가 멧돼지를 잡는 모습을 형상화한 조각 작품이다. 헤라클레스가 에리만토스의 멧돼지를 잡는 과정에서 사건이 하나 발생하였다. 헤라클레스가 멧돼지를 쫓던 도중에 상반신은 인간이고 하반신은 말인 켄타우로스 족인 폴로스를 만났다. 폴로스는 헤라클레스를 환대하였다.

 

 

연회가 깊어지자 폴로스는 술의 신 디오니소스가 준 포도주 항아리를 내놓았다. 헤라클레스가 항아리를 열자 술 냄새가 세상에 퍼졌다. 그러자 폴로스의 친구들인 다른 켄타우로스들이 몰려들어서 서로 포도주를 마시겠다고 하였다. 그러자 연회장은 난장판이 되었고, 화가 난 헤라클레스는 켄타우로스 족 50명을 히드라의 독이 묻힌 화살로 죽여버렸다. 이 때 화를 면한 켄타우로스가 네소스이다. 네소스는 나중에 데이아네이라에게 강을 건너게 해 주겠다면서 납치하다 헤라클레스의 독화살에 맞아 죽는다. 왼쪽 사진은 상반신은 사람이고 하반신은 말인 켄타우로스를 표현한 조각상이다. 오른쪽은 나중에 네소스가 데이아네이라를 납치하는 장면이다. 오른쪽 뒤쪽에 조그맣게 보이는 사람이 헤라클레스이다.

 

 

헤라클레스의 다섯 번째 과업이다. 이 일은 아우게아스의 외양간을 치우는 일이었다. 아우게이아스는 3천 마리의 소를 외양간에서 키우고 있었는데 30년 동안 한 번도 치우지않았다. 외양간에 오물은 엄청나게 많

았고 냄새 또한 지독하였다. 에우리스테우스는 헤라클레스에게 이 외양간을 하루에 다 치우라고 하였다. 헤라클레스는 아우게아스에게 외양간을 깨끗이 치우는 조건으로 소의 1/10인 3백 마리를 달라고 하였다. 이우게이아스는 이에 동의를 하였다. 헤라클레스는 외양간의 벽을 두 군데 허물고 알페이오스와 페네이오스 강물을 끌어들여 하루 만에 외양간을 치웠다. 아우게이아스는 외양간을 헤라클레스가 치운 것이 아니라 강물이 치운 것이라고 떼를 썼는데 약속한 소를 주기가 싫었던 것이다. 오늘날 지나치게 더럽거나 부패한 것을 아우게이아스의 외양간Augean Stables라고 하고, 모든 더러운 것을 일소한다는 뜻으로 cleanse the Augean stables라는 표현을 한다.

 

 

헤라클레스의 여섯 번째 과업은 스팀필리아에 있는 괴물새를 죽이는 것이다. 이 괴물새는 사람을 잡아먹는 새였다. 스팀필리아의 괴물새는 청동 날개를 달고 다니면서 사람들을 공격하였는데 스팀팔로스 호숫가에 살았다. 헤라클레스는 히드라의 독을 묻힌 화살로 그 새를 쏘아 죽였다. 왼쪽은 활을 쏘는 헤라클레스는 작품의 일부이다. 오른쪽은 사람을 잡아먹는 괴물새를 표현한 그림이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김승철은? = 제주에서 태어나 오현고를 졸업했다. 고교졸업 후 서울대 의과대학을 나와 서울대병원에서 영상의학을 전공했다. 단국대와 성균관대 의과대학에서 조교수를 역임하다 현재 속초에서 서울영상의학과 의원을 운영하고 있다. 과거부터 줄곧 서양사와 그리스 신화에 관심을 두다가 요즘은 규명되지 않은 고대와 중세사 간 역사의 간극에 대해 공부 중이다. 저서로는 전공서적인 『소아방사선 진단학』(대한교과서)이 있고 의학 논문을 여러 편 썼다. 헬레니즘사를 다룬 <지중해 삼국지>란 인문학도 저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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