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검색창 열기

[27회]제주의 보배 중 하나가 된 '천년의 섬' 한림읍 비양도

 

천년의 섬 비양도가 외롭고도 아름답게 한림읍 옹포리 포구 앞바다에 떠 있다.

 

이곳 주변의 경치에 반하여 날아와 섬이 되었다는 전설을 간직한 비양도(飛揚島)는, 1002년에 화산이 분출하여 형성된 섬으로 알려져 있다.

 

16세기 초 무인도이던 비양도에 상륙한 왜구들이 해안마을의 재산을 약탈하는 사건이 자주 발생하였다. 이러한 왜구의 노략질이 명월진성을 설치하게 되는 역사적 배경이기도 하다. 탐라순력도 화폭 중 하나인 비양방록(飛揚放鹿)은 사슴을 생포해 비양도로 옮겨 방사하는 장면을 그린 그림이다.

 

2중 분화구인 비양도는 특이한 생태계를 간직한 제주의 보배 중 하나이다. 하지만 사슴은 없다. 그 과정을 추적하는 것도 후손들의 몫이자 과제일 것이다.

 

고려조인 1002년과 1007년 제주섬에서는 용암이 분출하였으니, 천년 전 제주선인들은 화산을 실제 목격하였다. 탐라순력도를 그린 화공이 비양도에 붉은 칠을 했음을 유념하고자 한다. 화공은 우도의 비양도가 아닌, 수류촌(水流村)인 명월 근방에서 화산이 분출한 곳 임을 표시하려 붉게 칠했을 것이다. 다음은 고려사에 있는 한 대목이다.

 

목종 5년 6월, 탐라에서 산에 4개의 구멍이 뚫리며 붉은 물이 솟아 나오다 5일 만에야 멎었는데, 그 물이 용암이 되었다. 1002년에 탐라의 바다 가운데서 서산이 솟아나왔으므로 태학박사 전공지를 보내어 이것을 시찰시켰다.

 

탐라사람들이 말하기를, ‘그 산이 처음 나올 적에 구름과 안개가 자욱하여 날이 캄캄해지면서 우레와 같은 진동이 나고, 무릇 7일 만에야 날이 처음 개었다. 산 높이가 백여 발이나 되고 주위는 40여 리 가량이 되며, 초목은 없고 연기가 산 위에 자욱이 덮였는데 바라본즉 석유황 같으며 사람들이 무서워서 가까이 가지 못하였다.’라고 하였다. 전공지가 직접 그 산 밑까지 가서 산의 형상을 그려가지고 돌아와서 왕에게 드렸다.

 

솟구친 서산(瑞山)은 오늘날 한림읍의 비양도이다.그래서 비양도를 ‘천년의 섬’이라 부른다.

 

중국기록에 의하면, 송나라도 이런 사실을 알고 있었을 만큼 비양도 폭발은 국제적 사건이었다. 비양도에서 터져 나온 화산재가 날아다니고 그로 인한 쓰나미가 중국 해안을 강타하였는지도 모른다.

 

또 다른 역사서에 있는 기록이다. “탐라 산에 구멍이 넷이 뚫려서 적수(赤水)가 솟아나오다 5일 만에 그쳤다. 적수는 모두 와석(瓦石) 이 되었다.”

 

제주 도처에서 발견되는 화산석을 모은 곳으로는 단연 조천읍 교래리에 있는 ‘돌문화공원’이 으뜸이다. 돌문화공원을 다녀올 때마다의 생각은, 더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아 제주섬이 생긴 근원을 살펴보았으면 하는 기대와 바람이다.

 

1007년에 화산폭발로 생성된 섬인 서산은, 한림읍 비양도가 아닌, 안덕면의 군산 또는 우도라고 주장하는 이도 있다.

 

지금은 과학문화가 꽃 피우는 시대인데, 관련 지역의 화산석을 연구하면 이를 규명하리라 여겨진다. 이 역할을 수행할 인재 역시 우리의 이웃이고 우리의 후손들일 것이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문영택은?
= 4.3 유족인 부모를 두고 부산 영도에서 태어났다. 구좌중앙초·제주제일중·제주제일고·공주사범대·충남대학교 교육대학원(프랑스어교육 전공)을 졸업했다. 고산상고(현 한국뷰티고), 제주일고, 제주중앙여고, 서귀포여고, 서귀포고, 애월고 등 교사를 역임했다. 제주도교육청, 탐라교육원, 제주시교육청 파견교사, 교육연구사, 장학사, 교육연구관, 장학관, 중문고 교감, 한림공고 교장, 우도초·중 교장, 제주도교육청 교육국장 등을 지냈다. '한수풀역사순례길' 개장을 선도 했고, 순례길 안내서를 발간·보급했다. 1997년 자유문학을 통해 수필가로 등단, 수필집 《무화과 모정》, 《탐라로 떠나는 역사문화기행》을 펴냈다. 2016년 '제주 정체성 교육에 앞장 서는 섬마을 교장선생님' 공적으로 스승의 날 홍조근정훈장을 받았다. 지난 2월 40여년 몸담았던 교직생활을 떠나 향토해설사를 준비하고 있다.

 

 

추천 반대
추천
0명
0%
반대
0명
0%

총 0명 참여


배너

관련기사

더보기
24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제이누리 데스크칼럼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실시간 댓글


제이누리 칼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