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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회]바라보는 한라산이 최고로 아름다운 곳 ... 비양도

 

오래전부터 제주에서는 ‘동비양(東飛陽), 서비양(西飛揚)’이란 말이 전해온다. 동비양은 동쪽 우도에 있는 비양도를, 서비양은 서쪽 한림읍의 비양도를 지칭한다.

 

하지만 한자로는 달리 쓴다. 우도의 동비양(東飛陽)은 아침에 떠오르는 태양이 마치 날아갈 듯 서기가 어려 있다는 의미로, 한림읍의 서비양(西飛揚)은 날아와 오른 섬이란 의미를 지니고 있다.

 

하필 제주선인들은 한림읍의 작은 섬 이름으로 날 비(飛)자와 오를 양(揚)자를 붙였을까? 이런 의심에서 출발한 필자는, 여태 전해지는 전설에 더하여 새로운 전설을 지어 지역사람들에게 들려주기도 했다. 지역의 향수와 호기심을 자극하였던지 그들은 필자의 전설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었다.

 

섬들이 말하던 아주 오랜 옛날, 늘 신비로움이 묻어나고 오색구름이 뿜어져 나오는 한라산은 섬들이 가까이 있고픈 선망의 대상이었다. 중국의 추운 지방에 있던 섬 하나가 영주산이 있고 불로초가 있다는 이곳으로 날아오듯 바다를 미끄러지게 달려왔다.

 

그리고는 어느 곳에서 한라산을 올려보아야 좋은지를 알기 위해 해안을 휘둘러 보았다. 다른 섬이 먼저 차지하지나 않을까 염려한 섬은 지금의 비양도를 향해 다시 날아오르듯 달렸다. 마침내 지친 여정에 종지부를 찍기라도 하듯 그곳에 닻을 내리고 안식을 취하려 했다.

 

섬은 바다를 날(飛)듯이 제주에 와서는 육지에 오른(揚) 것이다. 그리곤 주변을 살폈다. 이런! 바다에 있어야 하는 것이 섬의 숙명인데. 이를 안 섬은 육지에 내렸던 닻을 다시 올리고, 올랐던 지역을 서서히 내려와 한라산이 잘 보이는 지금의 비양도에 다시 닻을 내렸다.

 

그런데 전설이 사실이듯 이상한 일이 발생했다. 섬이 오르고 내린 흔적이 지금도 남아 있는 것이다. 더욱이 처음 닻을 내린 곳에서는 오늘도 맑고 고운 물이 뿜어 나오고 있다. 지역 사람들은 ‘조물’이라 부르는 용천수의 물로 오래전부터 술을 빚어왔다.

 

지금 우리가 마시는 소주도 이곳에서 뿜어져 나오는 물로 빚고 있다. 그리고  비양도가 서서히 내려온 지역은 수로가 생기듯 계곡이 형성되었는데, 옹포천이 바로 섬이 내려온 흔적이다. 명월의 옛 이름인 수류촌(水流村)도 이런 연유로 이름 붙여졌을 것이다.

 

지금도 조물은 여기저기에서 용출되어, 비양도가 내려왔다는 옹포천 계곡을 따라 바다로 흐르고 있다. 비양도에서 한라산을 바라본다면, 오름 뒤에 더 높은 오름들이 있고 그 뒤에 한라영봉이 있어, 첩첩산중이란 말이 생각날 정도이다. 이 비경을 찾는 사람들은 비양도에서 보는 한라산이 제주에서는 최고로 아름답다고들 입을 모은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문영택은?
= 4.3 유족인 부모를 두고 부산 영도에서 태어났다. 구좌중앙초·제주제일중·제주제일고·공주사범대·충남대학교 교육대학원(프랑스어교육 전공)을 졸업했다. 고산상고(현 한국뷰티고), 제주일고, 제주중앙여고, 서귀포여고, 서귀포고, 애월고 등 교사를 역임했다. 제주도교육청, 탐라교육원, 제주시교육청 파견교사, 교육연구사, 장학사, 교육연구관, 장학관, 중문고 교감, 한림공고 교장, 우도초·중 교장, 제주도교육청 교육국장 등을 지냈다. '한수풀역사순례길' 개장을 선도 했고, 순례길 안내서를 발간·보급했다. 1997년 자유문학을 통해 수필가로 등단, 수필집 《무화과 모정》, 《탐라로 떠나는 역사문화기행》을 펴냈다. 2016년 '제주 정체성 교육에 앞장 서는 섬마을 교장선생님' 공적으로 스승의 날 홍조근정훈장을 받았다. 지난 2월 40여년 몸담았던 교직생활을 떠나 향토해설사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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