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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회]반출된 포구 ... 조천포.화북포.어등포.애월포 특히 명월포

 

한림공고 재직 시 주민들로부터 ‘마대기빌레’라는 말을 자주 들었다. 지명에 무언가 아련한 추억의 역사가 배어있을 것 같다고 여긴 필자는, 마대기빌레에 관하여 적지 않은 관심을 갖기 시작하였다. 지역민들의 말과 필자의 역사적 추리력에 더하여 밝혀진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제주선인들은 수풀에서 말들이 노니는 목가적인 풍경인 고수목마를, 가장 아름다운 제주적인 풍경의 하나로 꼽았다. 1703년에 편찬한 이형상 목사의 탐라순력도 41 화폭 중 ‘봉마공진, 산장구마, 우도점마’ 등에 9천여 필의 말이 등장할 정도다.

 

 

또한, 이형상 목사는 한수풀과 관련하여 명월시사, 명월조점 등을 그리게 했다. 명월시사(明月試射)는 명월진성에서 활쏘기 시합장면을, 명월조점(明月操點)은 명월진성에서의 훈련모습과 말을 점검하는 장면을 그린 그림이다.

 

 

삼별초군이 여몽연합군에 패한 직후인 1277년 원나라는 말 160필과 말 다루는 목호들을 탐라국에 들여와 성산읍 수산리 일대에 목마장을 세웠다. 태조 이성계의 팔준마(八駿馬) 중 하나인 응상백은 제주에서 실려 갔던 말이다. 국영목장인 10소장과 의귀리 출신인 헌마공신 김만일과 그 후손들이 기른 수많은 말들은 본토뿐만 아니라 중국 등지로 보내지기도 했다.

 

제주마가 반출된 포구로는 조천포•화북포•어등포(구좌읍 행원리)•애월포와 특히 명월포이다. 여러 산마장에서 징발된 말들은 명월진성 밖에 위치한 ‘마대기빌레’에 집결, 대기하였다가 명월포(옹포)를 통하여 실려 나갔던 것이다. 성산읍과 표선면의 경계에 있는 신천마장처럼 드넓은 바위와 초원으로 형성된 마대기빌레는, 지금은 농경지와 주택지 등으로 개발되었다.

 

마대기빌레인 이곳은 바위 지대를 농경지로 개척하기 위해 애쓴 선인들이 흘린 땀방울의 현장이다. 척박한 땅을 일구어 밭을 개척한 제주선인들의 억척스러움과 고단한 일상이 묻어나는 역사의 현장이다. 다음은 필자의 등단작인 ‘숨은 죄밖에 어수다’의 일부이다.

 

제주섬은 생존의 양식을 구해야 했기에 앞마당의 바다와 뒷마당의 오름을 사모해야 했던 신화의 땅이다. 척박한 땅과 무심한 바람과 가렴주구와 싸워 온 탐라선인들을 떠올린다. 고구마처럼 박힌 돌멩이를 뽑아내어 황무지를 일구며 억척스럽게 살아온 그 검질긴 생명력을 나는 사랑한다. 평화로운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수눌음을 일상화한 순박한 자연인을 또한 나는 사랑한다. 제주의 역경과 아픔을 온 몸으로 막아 낸 제주선인들에게 깊이 머리 숙인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문영택은?
= 4.3 유족인 부모를 두고 부산 영도에서 태어났다. 구좌중앙초·제주제일중·제주제일고·공주사범대·충남대학교 교육대학원(프랑스어교육 전공)을 졸업했다. 고산상고(현 한국뷰티고), 제주일고, 제주중앙여고, 서귀포여고, 서귀포고, 애월고 등 교사를 역임했다. 제주도교육청, 탐라교육원, 제주시교육청 파견교사, 교육연구사, 장학사, 교육연구관, 장학관, 중문고 교감, 한림공고 교장, 우도초·중 교장, 제주도교육청 교육국장 등을 지냈다. '한수풀역사순례길' 개장을 선도 했고, 순례길 안내서를 발간·보급했다. 1997년 자유문학을 통해 수필가로 등단, 수필집 《무화과 모정》, 《탐라로 떠나는 역사문화기행》을 펴냈다. 2016년 '제주 정체성 교육에 앞장 서는 섬마을 교장선생님' 공적으로 스승의 날 홍조근정훈장을 받았다. 지난 2월 40여년 몸담았던 교직생활을 떠나 향토해설사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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