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검색창 열기

[김승철의 그리스 신화이야기(30)] 의심(이성)과 사랑은 공존할 수 없다

어느 나라에 왕과 왕비가 있었다. 이 나라에는 세 명의 어여쁜 딸이 있었다. 그 중에서 프시케라는 막내딸이 가장 아름다웠다. 많은 사람들이 프시케의 얼굴을 보려고 궁전으로 몰려들었다.사람들은 그녀의 아름다움에 반해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에게 바치던 경배를 프시케에게 하게 되었다.

 

이에 화가 난 아프로디테가 프시케를 저주하게 되었다. 아프로디테는 아들 에로스를 시켜서 프시케가 세상에서 가장 추한 것을 사랑하게끔 만들라고 하였다. 그리고 아름답지만 다른 이의 사랑을 받지 못하게도 만들라고 하였다.

 

 

왼쪽 사진은 프시케를 표현한 그림이다. 오른쪽은 프시케에게 경배하는 사람들을 묘사한 그림이다.

 

에로스는 아프로디테의 명령을 거절할 수 없었다. 에로스는 아프로디테의 정원을 찾아갔다. 그 정원에는 단물과 쓴물이 나오는 샘이 두 개 있었는데 에로스는 두 개의 병에 각각의 샘물을 담았다. 쓴물을 입술에 뿌리면 추한 것을 사랑하게 되고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으로부터 사랑을 받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에로스는 프시케에게 쓴물 두 방울을 입술에 발랐다. 그러나 프시케의 얼굴을 본 에로스는 그녀의 미모에 완전히 빠져들었다. 입술에 쓴 물이 발라지자 프시케는 추한 것을 사랑하게 되고 다른 이들로부터 사랑을 받지 못하게 되었다.

 

 

왼쪽 사진은 아프로디테의 의도였는데 프시케가 추한 사티로스와 같은 추한 것을 사랑하도록 만드는 것을 묘사한 그림이다. 오른쪽 사진은 안티오페가 사티로스를 사랑하는 장면을 묘사한 것이다. 오른쪽 사진에서 사티로스는 제우스가 변신한 것이다.

 

 

다음 사진은 아름다운 프시케를 찾아가는 에로스를 묘사한 그림이다. 쓴 물을 입술에 바른 후 에로스 자신은 금화살을 맞고 프시케를 사랑하게 되었다.

 

무언가 이상한 낌새를 느낀 프시케가 깨어 주변을 살폈다. 에로스의 모습을 프시케가 볼 수는 없지만 에로스는 프시케가 자신을 보는 것 같아 움찔하였다. 그러던 와중에 에로스 스스로가 사랑의 화살에 찔리고 말았다.

 

에로스는 프시케의 머리에 얼른 단물을 뿌렸다. 이로써 모든 이들이 프시케의 미모를 칭송하였지만 그 누구도 사랑하지 않게 되었다. 프시케의 언니들은 이웃 나라의 왕자와 결혼하여 잘 살았지만 그 누구도 프시케에게 청혼하지 않았다. 프시케와 프시케의 부친은 영문을 알 수 없었다. 그래서 델포이에 신탁을 물었다.

 

 

이 사진은 델포이 신전에 가서 신탁을 묻는 프시케와 부친을 묘사한 그림이다. 신탁의 내용은 이랬다. “너는 어차피 인간과 같이 살아갈 운명이 아니니 멀리 멀리 떠나라. 네 남편은 산꼭대기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그곳을 가라. 그는 괴물이기 때문에 신이나 인간도 그에게는 반항할 수 없다.” 프시케와 부모는 커다란 슬픔에 잠겼지만 신탁을 따르기로 결정하였다.

 

이 때 서풍의 신 제피로스가 나타나서 프시케를 멀리 있는 산꼭대기에 데려다 주었다. 막상 그 곳에 가보니 어마어마한 궁전이 있었고 프시케의 남편은 보이지 않았지만 남편이 그곳의 주인이라고 하였다.

 

 

사진은 서풍의 신 제피로스가 프시케를 산꼭대기로 데려가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왕궁에서 대접받는 프시케를 묘사한 그림이다. 프시케는 왕궁에서 극진한 대접을 받으면서 생활하였지만 남편을 볼 수는 없었다.

 

남편은 낮에는 나타나지 않고 밤에만 나타났다. 밤마다 뜨거운 사랑을 나누지만 프시케는 남편의 얼굴을 절대로 볼 수 없었다. 단지 감미로운 남편의 목소리와 육체의 느낌만으로 그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었다.

 

프시케는 남편에게 얼굴을 보여 달라고 하였지만 번번이 거절당했다. 남편은 이렇게 이야기하였다. “보여주지 못하는 것은 이유가 있어서예요, 만일 당신이 내 모습을 보게 되면 사랑의 감정 대신 나를 존경하거나 두려워하게 될 거예요. 난 단지 당신의 사랑만을 원해요. 신으로서가 아니라 한 남자로서 당신의 사랑을 받고 싶을 뿐이예요.”라고 하였다.

 

이런 이야기를 듣자 프시케는 그런대로 생활에 만족하며 살았다. 그러던 어느 날 프시케는 문득 언니들을 보고 싶었다. 남편은 그것만은 허락을 하였고 언니들을 왕궁으로 초대하였다.

 

 

왼쪽 그림은 행복에 겨워하는 프시케를 보여주는 그림이다. 오른쪽은 밤마다 프시케와 사랑을 나눈 후에 잠자리를 떠나는 에로스를 표현한 그림이다. 프시케가 에로스에게 얼굴을 보여 달라고 조르는 장면이다. 오른쪽의 에로스는 프시케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신이다. 에로스는 끝까지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언니들이 왕궁을 둘러보고 프시케가 사는 모습을 보자 부러움에 어쩔 줄 몰랐다. 그러면서 질투와 시기심이 생겼다. 언니들은 프시케에게 남편이 어떻게 생겼냐고 물었지만 프시케는 본 적이 없다고 하였다.

 

언니들은 프시케의 남편이 괴물일 수도 있고 나중에는 프시케를 잡아먹을 수도 있으니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남편이 보여주기를 꺼리는 얼굴을 꼭 봐야 한다고 하면서 남편이 잠든 동안 불을 켜서 보면 되는데 그건 어렵지 않다고 일러 주었다.

 

언니들이 떠난 날 밤 남편 에로스는 프시케의 잠자리를 찾아왔다. 사랑을 나눈 뒤 에로스는 잠이 들었다. 프시케는 불을 켜서는 두려움 반 호기심 반으로 남편의 얼굴을 보았다. 남편은 너무나 잘 생긴 미소년의 모습이었다. 더욱 가까이서 보기 위해 등불을 남편의 얼굴에 가까이 대는 순간 뜨거운 기름이 남편의 어깨에 떨어졌다.

 

놀란 에로스는 잠에서 깨었고 프시케에게 자신을 보지 말라는 경고를 무시했다며 떠나버렸다. 그리고는 자신의 정체는 사랑의 신 에로스라고 이야기 하였다. 에로스는 모친 아프로디테의 명령을 어기고 프시케를 아내로 맞이하였는데 프시케의 의심 때문에 이별을 하게 되었다고 말하였다. 에로스가 떠나자 화려했던 왕궁은 모두 사라지고 황량한 절벽만이 남았다.

 

 

프시케가 등불을 켜서 에로스의 얼굴을 확인하는 장면을 묘사한 그림이다. 에로스가 프시케를 떠나면서 마지막으로 한 말이다. 의심(이성, 프시케psyche)과 사랑(에로스eros)는 공존할 수 없다. 나중에 프시케는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많은 고난을 겪고 난 후 에로스를 만나 사랑을 이루게 된다는 후일담이 있지만 여기서는 다루지 않는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김승철은? = 제주에서 태어나 오현고를 졸업했다. 고교졸업 후 서울대 의과대학을 나와 서울대병원에서 영상의학을 전공했다. 단국대와 성균관대 의과대학에서 조교수를 역임하다 현재 속초에서 서울영상의학과 의원을 운영하고 있다. 과거부터 줄곧 서양사와 그리스 신화에 관심을 두다가 요즘은 규명되지 않은 고대와 중세사 간 역사의 간극에 대해 공부 중이다. 저서로는 전공서적인 『소아방사선 진단학』(대한교과서)이 있고 의학 논문을 여러 편 썼다. 헬레니즘사를 다룬 <지중해 삼국지>란 인문학도 저술했다.

 

추천 반대
추천
0명
0%
반대
0명
0%

총 0명 참여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제이누리 데스크칼럼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실시간 댓글


제이누리 칼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