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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찬의 프리즘] 13일 만에 같아진 한미 기준금리 ... 내년 금리역전 대비해야

 

딱 열사흘이었다. 한국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높았던 기간은. 예상대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가 13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로써 두 나라 기준금리는 연 1.50%로 다시 같아졌다.

 

소규모 개방경제인 한국 입장에선 신경써야 할 대외변수가 한둘이 아니다. 그중 하나가 미국의 금리 수준이다. 한미간 금리차가 줄어들거나 역전되면 국내에 투자한 외국자본의 유출이 우려돼서다. 경제규모가 크고 국제 신인도도 좋은 국가의 금리가 더 높아지면 국제금융시장의 단기 부동자금은 그리로 흐르기 마련이다.

 

2000년 이후 한미간 기준금리 차이는 최대 3%포인트였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 등 주요 국가들이 돈을 넉넉하게 풀고 제로금리 정책을 취하자 한국도 이에 맞춰 금리를 낮추면서 차이가 줄었다. 경기가 좋아진 미국이 2015년 말부터 금리를 올리는데도 한국이 망설이는 사이 금리차는 더 좁혀졌다. 급기야 연준이 지난 6월 기준금리를 1.25%로 올린 이후 넉달 넘게 같았다.

 

11월 30일 마침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1.50%로 인상했다. 한은으로선 6년5개월 만에 마음먹고 행한 조치였다. 미국의 금리인상에 앞선 선제적 대응 성격이 강했다. 가계부채 폭증과 부동산가격 급등 같은 초저금리 상황에서의 부작용을 차단하자는 의지도 작용했다. 그런데 이번에 연준이 또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금리의 한고미저韓高美低 시대’는 13일 천하로 끝났다.

 

문제는 내년이다. 미국은 잇따라 기준금리를 올릴 태세다. 미국 경제의 회복세가 완연해서다. 11월 실업률은 17년 만에 최저치다. 연준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을 종전 2.1%에서 2.5%로 높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법인세 인하와 소득세 감면안이 시행되면 경기부양 효과를 낸다. 물가상승률이 낮은 게 변수인데 금리 결정권을 가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은 내년에 세 차례, 2019년 두 차례의 금리인상을 예상한다.

 

한국도 미국의 금리인상 추세에 맞춰 올리면 될 것 아니냐고?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니다. 국내경제 상황뿐만 아니라 정치일정 등 여러 변수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올해 성장률이 3%대로 예상된다지만 고용이 부진하다. 가계부채는 9월말 1400조원을 넘어섰다. 여기에 이주열 한은 총재 임기가 내년 3월로 끝난다. 새 한은 총재 임명과 금통위원 교체, 6월 지방선거 일정 등을 감안하면 내년 상반기 금리인상은 어려울 게다.

 

그새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한미간 금리는 역전되고 만다. 주요 투자은행들은 연준이 내년 3월 금리를 올릴 것으로 본다. 한미간 금리역전 상태가 오래가는 것은 한국에 부담이다.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가 빨라질수록 한은의 고민도 깊어질 것이다.

 

금리인상을 고민할 때마다 가장 걱정스런 게 가계부채다. 기준금리를 올리면 빚이 많은 가계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지고, 이는 ‘소비 감소→생산 감소→일자리 감소’의 악순환을 불러올 수 있어서다. 특히 시한폭탄은 부동산 거품과 맞물린 가계부채다. 상환능력이 약한데도 이곳저곳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 부채가 전체 가계대출의 6.1%인 80조원이다. 이들과 영세 자영업자 등이 담보로 잡힌 부동산을 매물로 내놓기 시작하면 담보가치 하락을 부채질해 부동산시장이 흔들리고 금융회사까지 부실해질 수 있다.

 

물론 기준금리 역전이 곧바로 외국자금 이탈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외국자금은 금리차익 못지않게 해당 국가의 신용등급과 장기 경제전망, 기업 실적 등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단순한 금리차익 이상의 이익이 보장되고 금융시장이 흔들리지 않는다면 환거래 비용을 감수하면서까지 투자한 나라에서 쉬이 떠나진 않는다는 의미다.

 

따라서 내년 이후 금리역전 상황에 대비해 정부가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을 잘 짜야 한다. 가계부채 증가를 억제하고 부동산 거품은 빼면서 금리역전에 따른 파장은 최소화함으로써 금융시장을 안정시켜야 한다. 가계와 기업들이 대출이자 부담 커지는 것을 무서워해 부채를 줄여나가는 노력을 하는 것은 기본이다.  [본사 제휴 The Scoop=양재찬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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