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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완의 시론담론]미 하원의장 폴 라이언의 정계은퇴 ... '가족주의' 사고 단상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제 인생의 우선순위를 바꾸려고 한다.”

 

‘미국 공화당 의회 1인자’인 폴 라이언(Paul Ryan, 48) 하원의장은 최근 전격적으로 은퇴 선언을 했다.

 

그는 “자녀에게 ‘주말 아빠(weekend dad)’가 아닌 ‘풀타임’ 아빠가 되어주겠다”며 11월에 있을 중간선거에 불출마 한다는 것. 의회를 떠나 위스콘신으로 돌아가서 ‘남편’과 ‘아버지’의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것이 그의 포부로 사실상 정계 은퇴다.

 

올해 48세, 전도유망한 젊은 정치인 폴 라이언 의장의 은퇴 사유는 ‘가족사랑’이다. 10대로 접어든 세 아이들에게 더 이상 주말 아빠가 되기 싫다는 것이다.

 

16살에 아버지를 여의고 힘든 학창시절을 보냈던 그는 28세의 젊은 나이에 정계에 입문한 뒤 내리 10선을 역임중이다. 2012년 공화당 부통령 후보로 40대 기수론의 선봉에 섰고, 2015년에는 최연소 하원의장이 된 유력한 대권주자였다.

 

“세 자녀의 어린 시절은 빠르게 지나가기에 10대일 때 곁에 있고 싶다”는 라이언은 아내 재나(49)와의 사이에 장녀 엘리자베스(16)와 아들 찰스(15), 새뮤얼(13)을 뒀다. 자녀성장을 돌보기 위해 정치활동을 중단한 것이다.

 

라이언 의장은 불우한 유년 시절을 보냈다. 아일랜드계 가톨릭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16살 때 알콜중독자였던 아버지가 사망한 뒤 가족들은 사회보장연금으로 생계를 유지했다.

 

그는 중·고교 시절엔 알츠하이머를 앓는 할머니를 돌보면서도 맥도날드 매장에서 '알바'를 하였다. 또 오하이오주 마이애미대에 입학한 뒤엔 학업중에도 웨이터와 피트니스 트레이너 등으로 학비를 벌었다. 자녀들도 자신처럼 빈곤한 어린시절을 보내지 않토록 하겠다는 의지다.

 

그러나 뉴욕타임스(NYT)는 자유무역 신봉자인 라이언 의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정책과 국제무역 마찰을 우려한 의견 충돌에서 느낀 좌절감 등으로 인해 정계를 잠시 떠나는 것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라이언이 의회에서 오바마케어 폐지와 감세법안 처리 등 공화당의 가치가 걸린 정책을 어렵게 통과시켜 트럼프를 지켜주기도 했으나 앞으로 닥칠 불리한 중간선거의 책임을 피하려는 의도로 보는 시각도 있다.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이 강한 11월 선거에서 대중 지지도가 높고 재계가 가장 신뢰하는 라이언의 은퇴로 공화당의 정치모금 활동이 떨어지고 다수당의 지위를 잃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현재 공화당 하원 의석은 민주당보다 23석이 더 많다.

 

필자는 미국 의회와 정치질서에 대한 전망보다도 소중한 가족문화를 재인식하자는 생각이다.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2015년 기준 미국 가정에서 아버지의 육아시간은 50년 전에 비해 3배 늘었다고 한다.

 

조사에서 아버지들의 63%는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이 너무 적다’고 답했다. ‘직장 때문에 가정에 충실하지 못하다’는 응답도 62%였다. 미국사회에서 육아나 가정을 중요시하는 가치관이 널리 확산되고 있다는 지표다.

 

폴 라이언 의장의 은퇴 선언에서 주목을 받은 것은 ‘가족주의’ 사고방식이다. 그동안 우리나라 정치계에서 간혹 은퇴 선언이 나올 경우 영락없이 권력투쟁에서 패배하거나 부패 스캔들 등으로 억지로 물러나는 경우만 보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불출마선언을 했던 경주시장이 최근 다시 번복하고 후보경선에 나섰다가 공천관리위원회로부터 배제를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대한민국의 정치인들이 라이언 의장의 은퇴선언을 통해 나아갈 때와 물러 설 때를 아는 현명한 정치인이 되길 기대해 본다. [제이누리=김선완 객원논설위원]

 

김선완은?=영남대에서 경영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앙일보 정치부·사회부 기자 생활을 거쳐 현재 에듀라인(주) 대표이사. 한국리더십센터 영남교육원장을 맡고 있다. 경북외국어대 통상경영학부와 경북과학대학 경영학과에서 교수 생활을 하기도 했다. 사단법인 산학연구원 이사 및 부원장, 대구·경북 지방자치학회 연구위원으로 활동중이다. ‘마케팅의 이론과 실제’, ‘판매관리의 현대적 이해와 해석’, ‘리더와 리더십’ 등의 책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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