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8 (목)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검색창 열기

반기성의 날씨이야기(37)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지도자...어려움 극복 새로운 역사

 

인류 역사상 가장 피해가 큰 화재로 로마의 화재, 일본 에도시대 메이레키 대화재, 영국 런던 대화재를 꼽는다. 온 도시가 화재에 거의 다 타 버린 후 이들은 어떻게 어려움을 극복해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갔을까.

 

영국에서 화재보험이 나온 것은 런던 대화재 이후였다. 당시 의사이자 건축업자인 니콜라스 바번(Nicholas Barbon)은 잿더미가 된 런던 시내를 바라보며 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를 연구하다가 화재보험을 만들었다.

 

화재를 두려워하는 시민들에게 조금씩 돈을 받고 돈을 낸 시민 중 화재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게 불탄 건물과 똑같은 재료로 똑같은 건물을 새로 지어주거나 수리해주는 것이었다.

 

한편 우리나라 조선시대였던 1426년 2월, 한양에서도 대화재가 발생했다. 당시 세종대왕은 강원도 횡성지역에서 강무(국왕의 친림 아래 거행된 군사훈련을 겸한 수렵대회) 중이었다.

 

그동안 가뭄이 오래 지속된 상태였던 데다 강한 북서풍이 불면서 한양은 폐허로 변해버렸다. 한양 대화재로 세종대왕은 수도가 폐허가 되는 아픔을 겪었고 지도력에도 큰 상처를 입었다.

 

그러나 그는 위기를 기회로 활용했다. 세종대왕은 폐허가 된 한양을 다시 만들면서 도로 정비와 가옥구조를 개선했으며 한양 안의 주택은 모두 기와를 구워 지붕을 개량하도록 했다. 지금의 소방방재청 격인 금화도감을 설립해 화재예방 시스템을 만들었다.

 

백성들은 세종대왕의 비상시 대처능력을 보며 리더에게 깊은 신뢰를 가지게 됐다. 세종대왕의 개혁정치가 한양 대화재 이후에 힘을 받았다고 역사가들은 말한다.

 

화재에 영향을 주는 날씨요소는 강수량·상대습도·기온·바람 등이다. 건조기에는 강수가 적고 상대습도가 낮아 건조해지므로 불이 날 가능성이 높아진다. 기온이 높고 바람이 강하면 불은 쉽게 번진다.

 

조선시대 한양, 일본의 에도, 로마와 런던의 대화재 모두 당시 날씨는 화재가 일어나고 번지기에 가장 적당한 날씨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대가뭄기가 계속 되었던 데다가 계절적인 건조기까지 겹쳤다. 여기에 강한 바람이 동반되면서 대화재로 번졌던 것. 날씨가 대화재를 불러왔고 대화재가 도시의 역사를 바꿔버렸다.

 

중국의 고전 주역에는 궁즉통, 즉 “궁하면 변하고, 변하면 통하고, 통하면 오래 간다”라는 말이 있다. 가뭄이 계속되면 땅은 거친 사막으로 변한다. 그러면 사막은 아무런 희망도 없는 불모의 땅인가? 아니다. 모든 것은 변한다. 불모의 땅도 기름진 환경으로 바꿀 수 있다.

 

궁즉통의 이치를 잘 이용하면 해로움을 이로움으로 바꾸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된다. 로마, 한양, 런던은 최악의 화재를 통해 새롭게 태어난 도시다. 궁즉통의 이치를 적극적으로 가장 잘 활용한 사례다. 재난을 통해 더 아름답고 견고한 근대 도시로 태어났다.

 

하지만 재난을 당한다고 해서 모든 도시가 이전보다 뛰어나고 새롭게 변하는 것은 아니다. 1900년 대홍수가 일어난 미국 갤버스턴(Galveston)은 홍수를 겪은 후에야 뒤늦게 방파제를 만들었다. 그러나 갤버스턴은 다시는 옛 번영을 되찾지 못했다.

 

1906년 대지진 이후 샌프란시스코는 ‘서부의 상업과 산업 중심지’ 위치를 로스엔젤레스에 빼앗겼다.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휩쓸고 간 미국 뉴올리언스는 아직도 후유증이 남아 있을 정도로 위기를 기회로 만들지 못하고 있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지도자들의 리더십이 필요한 이유다. <온케이웨더>

 

반기성은?

 

=충북 충주출생. 연세대 천문기상학과를 나와 공군 기상장교로 입대, 30년간 기상예보장교 생활을 했다. 군기상부대인 공군73기상전대장을 역임하고 공군 예비역대령으로 전역했다. ‘야전 기상의 전설’로 불릴 정도로 기상예보에 탁월한 독보적 존재였다. 한국기상학회 부회장을 역임했다. 군에서 전역 후 연세대 지구환경연구소 전문위원을 맡아 연세대 대기과학과에서 항공기상학, 대기분석학 등을 가르치고 있다. 기상종합솔루션회사인 케이웨더에서 예보센터장, 기상사업본부장, 기후산업연구소장 등도 맡아 일하고 있다. 국방부 기후연구위원, 기상청 정책자문위원과 삼성경제연구소, 조선일보, 국방일보, 스포츠서울 및 제이누리의 날씨 전문위원이다. 기상예보발전에 기여한 공으로 대통령표창, 보국훈장 삼일장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날씨를 바꾼 어메이징 세계사>외 12권이 있다.

 

추천 반대
추천
0명
0%
반대
0명
0%

총 0명 참여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제이누리 데스크칼럼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실시간 댓글


제이누리 칼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