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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회] 2016년 11월 30일, 제주해녀문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제주해녀문화가 2016년 11월 30일 드디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바다 속에서 산소통 없이 하는 채취 작업 ‘물질’이 보여주는 해녀정신에 대해, 유네스코는 ‘제주해녀는 감사받을 만한 물질기술로 생계에 기여해 여성의 권리를 신장했다.’라고 평했다.

 

해녀의 물질은 공복 상태로 짧게는 3-4 시간, 길게는 6-7 시간동안 이루어진다. 물숨 한번 잘못 먹어버리면 아차 하는 순간 등에 지고 가는 물질 도구가 혼백의 칠성판이 될 수도 있다.

 

제주의 어촌마을 어디를 가도 해녀 노래가 있다. 해녀들은 육지나 섬으로 물질을 나가는 돛배에 노를 젓거나, 테왁에 의지하여 바다로 뛰어들며 노래와 숨비소리를 토해 내곤 한다. 생사를 넘나드는 바다에서 해녀는 삶의 의지를 노래를 통해 분출했던 것이리라.

 

해녀 노래는 어업노동요로 해녀 노젓는 소리, 네짓는 소리, 좀녜 소리, 좀수질소리, 이여싸소리, 이어도사나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해녀들이 돛배의 노 젓는 동작에 맞춰 선소리와 훗소리로, 간혹 교환창이나 독창 방식으로 불리기도 한다.

 

단순하면서도 역동적인 리듬이 자주 사용 되며, 후렴구로는 이여도사나·이여싸나·이여싸 등이 있다. 해녀 노래 사설로는 신세 한탄이나 애정문제 등 생활감정을 담아 노래하기도 했을 것이다.

 

저절로 나오는 즉흥적인 콧노래이자 한의 소리이리라. 그날그날의 운으로 살아가는 해녀들의 삶은 21세기에는 영영 사라져 버릴지도 모르는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거친 파도에 순응하여 해초처럼 질긴 삶을 살아가는 해녀들의 초인적인 삶은, 해녀 노래의 노랫말에 고스란히 배어 있다.

 

저 산천에 풀잎은 해년마다 젊어지고 / 우리야 몸은 해년마다 소곡소곡 늙어진다 / 내 눈으로 내리는 물은 오만 간장 다 썩는 물 / 돈 없으면 적막강산 돈 있으면 금수강산 / 석탄 벽탄 타는 데는 검은 연기 나건마는 / 요 내야 심정 타는 데는 어느야 누가 알아주랴.

 

우도에는 지금도 마을마다 있는 돈짓당에서 제를 올리기도 한다.

 

2016년 여름 나는 우도 전흘동에 있는 해신당인 돈짓당에 들렸다. 이를 본 동네사람이 다가와 ‘이곳은 성스러운 곳이니, 초나 향을 사들고 가야한다.’라며 나를 머쓱하게 했다.

 

토박이들도 함부로 출입 하지 않은 성소에 외부인이 다녀감이 혹시 부정 타지나 않을까 하는 염려에서 나에게 조심하라고 이르는 말이었을 것이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문영택은?
= 4.3 유족인 부모 슬하에 부산 영도에서 태어났다. 구좌중앙초·제주제일중·제주제일고·공주사범대·충남대학교 교육대학원(프랑스어교육 전공)을 졸업했다. 고산상고(현 한국뷰티고), 제주일고, 제주중앙여고, 서귀포여고, 서귀포고, 애월고 등 교사를 역임했다. 제주도교육청, 탐라교육원, 제주시교육청 파견교사, 교육연구사, 장학사, 교육연구관, 장학관, 중문고 교감, 한림공고 교장, 우도초·중 교장, 제주도교육청 교육국장 등을 지냈다. '한수풀역사순례길' 개장을 선도 했고, 순례길 안내서를 발간·보급했다. 1997년 자유문학을 통해 수필가로 등단, 수필집 《무화과 모정》, 《탐라로 떠나는 역사문화기행》을 펴냈다. 2016년 '제주 정체성 교육에 앞장 서는 섬마을 교장선생님' 공적으로 스승의 날 홍조근정훈장을 받았다. 지난 2월 40여년 몸담았던 교직생활을 떠나 향토해설사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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