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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성의 날씨이야기(42) 날씨와 건강 ... 저기압은 사람의 마음도 저기압으로

 

날씨는 건강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 기원전 400년, 의사 히포크라테스(Hippocrates)는 『공기, 물, 땅』이라는 책에서 “날씨가 좋은 날 수술하는 것이 좋다. 좋은 날씨는 수술 후의 감염을 막아주기 때문이다”라고 적었다.

 

최근에야 서구의 선진 병원에서도 날씨에 따라 수술 날짜를 조정한다고 하는데, 히포크라테스는 이미 2400년 전에 왜 그래야 하는지를 알고 있었던 셈이다.

 

파우스트(V. Faust) 의학박사는 그의 통계치를 바탕으로 푄(Fohn), 한랭전선, 폐색전선, 온난전선 이 네 가지 형태로 날씨를 분류하고, 각각의 전선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정신분열증은 폐색전선이나 온난전선 등 기압골의 영향을 받으며, 긴장성 정신분열증은 초기 한랭전선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우울증은 특히 날씨에 민감한데, 주기적 우울증은 온난전선에 가장 민감하며, 반응성 신경우울증과 갱년기 우울증은 푄 바람이나 한랭전선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정신병자는 폐색전선에 가장 많은 영향을 받으며, 동맥경화증은 한랭전선의 영향을, 알코올 및 약물중독증은 푄 바람이나 초기 온난전선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날씨가 사람의 감정과 정신에 이처럼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기압이 올라갈 때 사람들이 긍정적으로 변하는 것은 고기압이 상쾌한 공기를 몸 안으로 밀어넣기 때문이다. 생물기상학적으로도 고기압 상태에서는 사람들이 잘 먹고 잘 자며 일도 열심히 한다고 한다.

 

고기압권 내에서는 사람들이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며 적극적으로 일을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기압골이 접근해오면서 기압이 낮아지고 기온이 상승하게 되면 사람들은 공격적으로 변한다. 저기압이 사람들의 평형성을 깨뜨리고 흥분시키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사람의 마음까지도 저기압으로 만드는 것이다. 미국 중서부 지방을 규칙적으로 엄습하는 저기압성 폭풍에 대해 연구했던 제임스 밀스(James Mills)박사는 나쁜 날씨가 사람들의 정신과 육체에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발견하고는 그 폐해를 이렇게 요약했다.

 

“폭풍이 지나간 다음 남는 것은 일련의 인적 피해, 급성맹장염, 온갖 호흡기 장애, 그리고 자살이다.”

 

밀스 박사는 또 이러한 폭풍이 질병에 걸리지 않는 사람에게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폭풍전선이 다가와 기압이 내려가고 습도가 올라가면 사람들은 까닭 없는 허무감에 사로잡히거나 공격적으로 변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실험적․통계적 연구 결과를 보더라도 “정신질환자가 발작을 일으키면 비가 온다”는 말은 상당한 타당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재미있는 것은 이러한 날씨의 특성을 아메리카 인디언들이 이미 오래전부터 활용해왔다는 점이다.

 

“폭풍의 신은 붉은 사람들에게 용기를 준다”는 속담처럼, 인디언들은 다른 부족과 전쟁을 할 때도 감정이 격해지는 상태가 되는 폭풍이 다가오기 전날을 택했다고 한다.

 

평소에는 무던한 사람이 비만 오려고 하면 신경질을 내서 주위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경우가 있다. 이런 사람은 날씨변화에 병적일 정도로 민감한 사람이므로, ‘아, 날씨 때문에 저러는구나!’라고 이해해주면 어떨까?

 

날씨는 인체의 건강에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질병을 치료하는 약물의 효과에도 영향을 미친다. 요즘 들어 관심을 끌고 있는 생물기상학에서는 ‘날씨와 약물의 관계’를 밝히기 위해 약물이 날씨에 따라 어떤 영향을 받는가를 연구하고 있다.

 

예를 들어, 아스피린은 표피 혈관을 팽창시켜 체온 손실을 가속화시키므로 약을 복용한 환자는 따뜻해짐을 느낄 수 있으나, 실제로는 체온이 급격하게 떨어지므로 추운 날 아스피린의 과다복용은 위험하다고 한다.

 

마리화나도 이와 비슷한 작용을 하며, 당뇨 치료에 쓰이는 인슐린도 추울 때는 그 효과가 느리게 나타나므로, 온도가 낮은 날에는 각별히 신경을 써서 투약을 해야 한다.

 

반대로 안과에서 쓰이는 아트로핀(Atropine)이라는 눈동자 팽창용 약물은 몸 안의 땀을 내는 조직을 막는 작용을 하므로, 더운 날 사용하면 체온이 지나치게 올라갈 위험성이 있다고 한다. <온케이웨더>

 

반기성은?

 

=충북 충주출생. 연세대 천문기상학과를 나와 공군 기상장교로 입대, 30년간 기상예보장교 생활을 했다. 군기상부대인 공군73기상전대장을 역임하고 공군 예비역대령으로 전역했다. ‘야전 기상의 전설’로 불릴 정도로 기상예보에 탁월한 독보적 존재였다. 한국기상학회 부회장을 역임했다. 군에서 전역 후 연세대 지구환경연구소 전문위원을 맡아 연세대 대기과학과에서 항공기상학, 대기분석학 등을 가르치고 있다. 기상종합솔루션회사인 케이웨더에서 예보센터장, 기상사업본부장, 기후산업연구소장 등도 맡아 일하고 있다. 국방부 기후연구위원, 기상청 정책자문위원과 삼성경제연구소, 조선일보, 국방일보, 스포츠서울 및 제이누리의 날씨 전문위원이다. 기상예보발전에 기여한 공으로 대통령표창, 보국훈장 삼일장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날씨를 바꾼 어메이징 세계사>외 12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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