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검색창 열기

반기성의 날씨이야기(43) 통찰력 있는 예보관과 장비 결합 ... 최상의 예보 시너지

 

날씨가 사람들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주기에 오랜 세월 동안 기상예보 일을 해온 필자도 스트레스를 받을 때가 많다.

 

군에서 근무하던 시절에는 어떻게 하면 더 정확한 예보로 성공적인 작전에 도움이 될 수 있을까가 최대의 관심사였다면, 민간기상회사에 몸담고 나서부터는 어떻게 하면 정확한 예보로 기업들의 경영에 도움을 줄 수 있을까가 최대의 관심사가 되었다.

 

2008년 기상청의 여름장마예보가 5주 연속 빗나갔다. 당시 장마전선의 이동과 발달을 정확하게 예측하지 못하면서 예보에 오차가 발생한 것이다. 불행히도 예보가 틀렸던 날이 국민의 날씨 민감도가 높은 주말에 집중되었다.

 

결국 2008년 7월 26일 주요 뉴스(공중파와 주요 일간지)에서 오보를 집중 보도했다. 물론 국민적 관심 집중과 함께 비난도 쇄도했다. 당시 기상예보에 대한 국민만족도가 59.3점으로, 기상예보에 대한 신뢰도는 낙제점을 받고 있었다.

 

기상청은 방송 3일 뒤인 7월 29일 예보 정확도를 올릴 수 있는 방안을 발표했다.

 

첫째, 현재 사용하고 있는 수치 모델이 업데이트가 되지 않은 오래된 일본 모델이기 때문에 정확도가 낮으므로 영국 모델을 도입해 운영하겠다는 것이었다.

 

둘째, 해양, 고층, 위성 등의 첨단 관측망이 부족하여 예보 정확도가 떨어지므로 최첨단 관측망을 구성하겠다는 것이었다.

 

셋째로, 기상청 직원들이 욕만 먹는 기상예보관을 하지 않으려고 하니 정책적으로 예보관들을 대우해주며, 지속적인 교육을 시켜 예보관의 자질을 향상시키겠다는 것이었다.

 

정부에서는 미국의 유명한 기상학자 켄 크로포드(Kenneth Crawford)를 기상청 선진화 추진단장으로 영입했다.

 

천리안 위성 발사와 레이더, 해양관측장비, 3기 슈퍼컴퓨터 도입, 영국의 UM모델 도입 및 운영 등을 통해 예보 정확도 향상을 위해 노력했다. 이후 기상청의 예보 정확도는 점차 높아졌다. 그러나 정말 중요한 때의 정확도에는 다소 문제가 있었다.

 

2010년 여름은 유난히 비도 많았고 날씨도 나빴다. 9월에는 태풍 곤파스가 인천 지역으로 상륙하면서 중부 지방에 많은 피해를 주었고, 추석 전날에는 수도권 지역에 기상관측 사상 가장 많은 비가 내렸다.

 

열심히 잘하고 있다고 평가를 받던 기상청이 이 두건으로 비난을 받았다. 상륙지점과 시간을 정확하게 예측하지 못했던 것이다. 추석 전날 서울의 폭우는 거의 예상조차 못하면서 피해가 상상외로 컸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일까? 예보관들이 너무 수치 모델 결과와 레이더, 위성 자료에만 관심을 쏟고 예측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예보를 하다 보면 가끔 슈퍼컴퓨터와 최신 기상장비의 자료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싶을 때가 있다. 그때마다 초심으로 돌아온다. 슈퍼컴퓨터의 모델 자료와 최점단 장비 자료로 예보를 낸다면 예보관이 있을 필요가 없다는 생각 때문이다. 장비가 예보를 내는 것이 아니라 예보관인 사람이 예보를 결정하는 것이 옳다고 믿기 때문이다.

 

기상청도 2010년 9월 21일 폭우 오보를 낸 뒤 예보 판단에서 중요한 것은 모델이나 최첨단 장비가 아니라 예보관임을 인식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맞다. 당시 모델이나 장비로는 게릴라성 집중 호우를 예측할 수가 없었다.

 

이런 악기상을 정확하게 예측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오보들을 분석하고 기상을 예측할 수 있는 나름대로의 육감을 계발해야 한다.

 

일기도를 볼 때 컴퓨터나 위성사진, 레이더에는 나타나지 않지만 무언가 발생할 것 같다는 직감이나 육감을 예보관들은 가져야 한다는 말이다.

 

다른 말로 통찰력 혹은 창의성 코드라고도 하는 이러한 능력이 최첨단 장비 및 모델과 결합된다면 최상의 예보 시너지 효과가 창출될 것이다. 이런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우리나라의 예보 정확도는 세계 최고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온케이웨더>

 

반기성은?

 

=충북 충주출생. 연세대 천문기상학과를 나와 공군 기상장교로 입대, 30년간 기상예보장교 생활을 했다. 군기상부대인 공군73기상전대장을 역임하고 공군 예비역대령으로 전역했다. ‘야전 기상의 전설’로 불릴 정도로 기상예보에 탁월한 독보적 존재였다. 한국기상학회 부회장을 역임했다. 군에서 전역 후 연세대 지구환경연구소 전문위원을 맡아 연세대 대기과학과에서 항공기상학, 대기분석학 등을 가르치고 있다. 기상종합솔루션회사인 케이웨더에서 예보센터장, 기상사업본부장, 기후산업연구소장 등도 맡아 일하고 있다. 국방부 기후연구위원, 기상청 정책자문위원과 삼성경제연구소, 조선일보, 국방일보, 스포츠서울 및 제이누리의 날씨 전문위원이다. 기상예보발전에 기여한 공으로 대통령표창, 보국훈장 삼일장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날씨를 바꾼 어메이징 세계사>외 12권이 있다.

 

 

 

추천 반대
추천
0명
0%
반대
0명
0%

총 0명 참여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제이누리 데스크칼럼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실시간 댓글


제이누리 칼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