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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 살다]투어바이크 정연일 대표, "산과 바다, 아름다운 길...제주는 사람 냄새나는 곳"

 

2009년 9월 어느 날. 외국계 부동산회사 CFO (재무 담당 최고 책임자)인 '경상도 사나이'가 제주를 찾았다. 자전거 여행을 하기 위해서다.

 

제주도 일주. 제주시에서 출발한 그의 자전거 여행에 하늘은 애석하게도 비를 쏟아 붓기 시작했다. 온몸이 비에 젖은 그에게 비를 피할 마땅한 장소는 없었다. 서귀포시 중문까지 비를 맞으며 내달리던 그는 "'자전거 여행자들의 서포터'가 돼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그가 어느덧 제주에 정착한지 2년이다.

 

기업의 CFO는 이제 제주시 삼도2동 용담마을 투어바이크(Tour Bike)로 출근을 한다. 그 주인공은 정연일(50)씨. 투어바이크의 대표다.

 

부산 출신인 그는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나와 연세대 경영대학원 석사, 미국 필라델피아 드렉셀(Drexel) 대학에서  MBA과정을 거친 재원이다. 외국계 부동산회사 CFO를 지냈다.

 

마라톤·등산·수영·자전거를 타는 것을 좋아하고 철인 3종 경기를 5번이나 완주한 스포츠 매니아다. 우연히 찾은 제주에서 자전거 여행을 즐기고 제주의 경치에 깊이 빠졌다.

 

커다란 야자수 나무와 바란 바다, 산과 곧게 뻗은 아름다운 길이 이곳에 있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그리고 미국에서 줄곧 살아왔지만  "제주에서 마음의 여유를 찾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해하건 못하건 그는 행복하다. "내가 좋아하는 산과 바다가 어우러져 있는 곳, 제주는 모든 것이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제주는 사람 사는 냄새가 나는 곳이다."

 

그 사람의 제주
제주는 어느 곳보다 사람 사는 곳 같다. 시간에 쫓긴 듯 도시인들의 일사불란한 움직임은 여유를 찾아 볼 수 없다. 외국계 부동산 회사에서 CFO로 7년간 근무를 하다 2008년 퇴직을 했다. 답답했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었다. 우연히 찾은 제주에서 자전거 여행을 하던 그에게 하늘에서 쏟아지던 소나기는 '물 폭탄'이었다.

 

잠시 비를 피할 곳이 없었다. 소나기를 맞으며 무작정 서귀포 중문단지로 내달렸다. "누군가 서포터를 해주면 좋을 텐데..."

 

자전거 여행을 하는 이들에게 시시각각 변하는 제주의 날씨는 당혹스럽기 짝이 없다. 목표지점을 꿈꾼 이들에게 시작과 동시에 손과 발에 잡히는 물집은 너무나 고통스럽다.

 

운동을 하는 이들에게 마라톤과 수영, 자전거 일주는 자신과의 싸움이다. 그 누구도 도와주지 않는다. 한때 자전거 일주 열풍이 일면서 자전거 여행을 즐기는 이들이 급격히 많아졌다. 이들 중 대부분은 손과 발에 물집이 잡혀 터지기 일쑤고 갑작스레 쏟아지는 소나기로 감기에 걸리는 건 다반사다.

 

"누군가 도와준다면 좀 더 편안한 일정을 즐길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그를 제주로 이끌었다.

 

그 사람의 가족
가장이 집을 떠난다면 대부분의 가정의 답은 'No!'일 것이다. 하지만 달랐다. 믿음이 중요하고 함께 하는 시간이 중요하다.

 

"집에서 잠을 자야만 가족인가요?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한 달에 절반 가량을 가족을 보러 서울에 올라간다. 그 외의 시간은 제주에서 그의 삶을 보낸다.

 

 

제주에서 그의 생활
철인 3종 경기를 즐기는 그는 "바다와 산, 그리고 아름다운 길이 모두 갖춰져 있는 최고의 여건이 제주"라고 설명했다.

 

2005년 지인들과 스포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 "철인 3종 경기에 나가봐라"는 한 마디에 바로 신청을 한 그다. 수영 1.5㎞ 자전거 40㎞, 달리기 10㎞의 올림픽 코스. 웬만한 체력으로는 완주도 힘들다는 극한 체험의 운동. 이름도 '철인 3종 경기'다.

 

이를 5번이나 완주 했다. "극한을 겪고 완주를 했을 때 느끼는 짜릿함은 잊을 수 없습니다. 스쿠버다이빙도 즐겨하는데 바다 속에 들어가면 조용하잖아요?"라며 해맑게 웃는 그다.

 

그는 최근 매주 2~3개 오름을 오른다. 300여개의 오름을 오르는 것이 최근 가진 목표다. 끊임없이 목표를 가지고 살아간다. "지금까지 40여개의 오름을 올랐어요. 오름을 오르면 제주의 새로운 비경을 찾을 수 있어 너무 좋습니다. 하지만 입구를 찾기 어려운 단점이 있어요. 작은 표식이 있다면 좋을 텐데 말 이예요."

 

그는 손지봉 오름의 입구를 찾지 못해 3번이나 도전했다. "입구를 제대로 찾았는지는 모르겠네요. 정상에 올랐는데 억새가 우거져 있는 풍경이 너무 멋져서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물론 고생도 했고요."

 

그의 특별한 손님
여름 휴가차 방문했다는 파란 눈의 손님. 독일에서 온 관광객이었다. 서귀포시 성산읍에서 출발해 바닷길이 예쁜 종달 해안도로를 타고 제주시로 오는 해안 코스다. 그는 갈림길에 서서 방향을 안내해 준다. 초행길의 경우 길을 잃기 쉽기 때문이다. "많은 외국인 들이 제주를 찾아 여행을 즐겼으면 해요. 여행을 즐기는 사람들의 사진도 찍어주는데 손님들이 매우 흡족해 해서 저도 매우 뿌듯했습니다."

 

반면 곤란했던 적도 없지 않다. 대부분의 관광객이 '바가지요금'으로 관광지, 제주도는 물가가 비싸다는 선입견을 갖고 있다. 그는 100만~200여만 원의 자전거를 하루 2만원에 대여해준다. "간혹 자전거 대여에 드는 실비보다 적은 비용을 지불하면서 더 많은 서비스를 받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래도 서로 공생하는, 서로 납득할 수 있는 소비풍토가 아쉽다."

 

앞으로의 계획은?
"서울시 양천구 목동만 하더라도 제주도 인구보다 많을 거예요. 투자환경에 비해 제주의 경제규모는 너무 작습니다. 돈 벌수 있는 기회는 있지만 큰 돈을 벌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에요. 인구수가 너무 적다는 것이 문제인 것 같습니다. 인구가 늘고 경제 규모가 커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제주도가 발전할 수 있도록 한 사람의 도민으로서 저라도 좋은 투자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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