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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을 갚아도 좋고 말아도 좋다' ... 가파도와 마라도[79회] 애처로운 전설 깃든 최남단 섬 ... 섬마다 독특한 지형, 독특한 역사문화
문영택  |  yeongtaek2412@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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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1.30  09: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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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파도(위)와 마라도(아래)

1990년대 23가구가 모여 살았던 우리나라 최남단 섬 마라도에는 애처로운 전설이 깃든 신당 하나가 좌정해 있다.

마라도에 사람이 살지 않았던 시절, 허씨 처녀가 아기업게로 하모리 이씨 주인을 따라 마라도에 갔다. 며칠 부는 태풍으로 사람들은 섬에서 빠져나올 수 없었는데, 뱃사공의 꿈에 백발노인이 나타나, 한 사람을 공물로 바쳐야 섬을 무사히 빠져나갈 수 있다고 했다.

여럿이 의논한 끝에 허씨 처녀만 남겨놓고 떠나기로 했다. 승선하기 전에 허씨 처녀에게 기저귀를 가져오라는 핑계로 꾀었다. 허씨 처녀가 가 버린 사이 배는 떠나버렸다.

몇 년 후 마라도에 사람들이 정착하기 위하여 가보니 허씨 처녀는 당이 위치한 자리에 뼈만 앙상하게 남아 있었다. 이주민들은 그때부터 허씨 처녀의 원령(怨靈)을 당신으로 모시게 되었다 전한다.

우도에는 설문대할망 전설이 있고 쇠머리오름과 알오름이 있다. 가파도와 마라도에는 오름이 없는 대신에, 최남단의 섬이란 상징성이 있고, 빚을 갑(갚)아도 좋고 마라도 좋다 라는 말이 전하기도 한다.

또한, 가파도에는 청보리(축제)가 있고 마라도에는 아기업게 전설이 있다. 그리고 우도에는 1844년부터 서당을 지어 훈학을 펼친 김석린 진사가 있고, 가파도에는 1922년 지금의 가파초등학교 전신인 신유의숙을 설립, 가파도 최고의 개척시대를 이룬 김성숙이 있다. 그는 해방 후 초대 국회의원을 지내기도 했다.

 

 

 
▲ 문영택 전 교육국장

섬마다 독특한 지형이 있듯 독특한 역사문화가 있다. 개인소득이 2만 달러이면 자동차를, 3만이면 승마를, 4만이면 요트를 즐긴다고 한다.

멀지 않는 미래에 우도에서 출발한 요트를 타고 섬에서 섬으로 부는 바람을 맞으며 가파도로 마라도로 범섬으로 여행하는 장관을 그려본다.

그런 날들을 그리며 오늘 우리는 미래를 위한 스토리텔링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소재는 과거라는 역사 속에 산더미 같이 쌓여있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문영택은?
= 4.3 유족인 부모 슬하에 부산 영도에서 태어났다. 구좌중앙초·제주제일중·제주제일고·공주사범대·충남대학교 교육대학원(프랑스어교육 전공)을 졸업했다. 고산상고(현 한국뷰티고), 제주일고, 제주중앙여고, 서귀포여고, 서귀포고, 애월고 등 교사를 역임했다. 제주도교육청, 탐라교육원, 제주시교육청 파견교사, 교육연구사, 장학사, 교육연구관, 장학관, 중문고 교감, 한림공고 교장, 우도초·중 교장, 제주도교육청 교육국장 등을 지냈다. '한수풀역사순례길' 개장을 선도 했고, 순례길 안내서를 발간·보급했다. 1997년 자유문학을 통해 수필가로 등단, 수필집 《무화과 모정》, 《탐라로 떠나는 역사문화기행》을 펴냈다. 2016년 '제주 정체성 교육에 앞장 서는 섬마을 교장선생님' 공적으로 스승의 날 홍조근정훈장을 받았다. 지난 2월 40여년 몸담았던 교직생활을 떠나 향토해설사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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