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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창]한라산 5·16도로에서 사고 당한 여성 운전자 도와준 30대 남성
여성, 도청 홈페이지에 찾아달라 글 올려…천사는 “누구나 도와줬을 것”

꽃샘추위가 몰아치던 날 밤 한라산 횡단도로에서 차량이 고립돼 당황하던 여성 운전자를 30대 총년이 도와주고 홀연히 사라졌다.

 

지난 11일 밤 기온이 뚝 떨어져 눈발마저 세차게 내리던 날. 50대 여성인 장모씨가 한라산 5.16횡단도로를 운행하다 성판악 근처에서 미끄러져 도로 옆 도랑으로 빠지는 사고를 당했다.

 

장씨는 당황해 어찌할지 몰랐고, 날씨도 추워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다. 밤 9시30분께 때마침 이 길을 지나가던 한 30대 남성이 사고 현장을 조금 지나치다 차를 세우고 되돌아 와서 장씨를 도와주기 시작했다.

 

이 남성은 어쩔 줄 몰라 하는 장씨를 보고는 직접 보험회사에 전화해 견인차를 불러줬다. 또 2차 사고 방지를 위해 뒤에 오는 차량을 손으로 유도해 줬다. 게다가 추워하는 장씨를 자신의 차량에 태워 히터를 틀어줬다.

 

1시간 30분 뒤 견인차가 도착하자 그는 견인차 기사를 도와 차량 견인작업까지 도왔다. 2시간 동안 장씨에게 그는 하늘에서 보내준 천사였던 것이다.

 

그런데 장씨가 보험회사 직원과 대화를 나누던 중 그 남자가 사라졌다. 장씨는 이름도 모르고 신분도 모르던 그 남성에게 감사를 표하기 위해 제주도청 홈페이지를 두드렸다. 그 남성이 공무원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당시 그 남성은 축구유니폼을 입고 있었고, 옷에는 ‘제주시청’이라고 쓰여 있었기 때문이다. 등번호 7번. 그래서 그는 도청 홈페이지 ‘열린 도지사실 열정인에게 바란다’에 글을 남겼다.

 

글에서는 “이번 분이 정말 많아야 된다고 생각한다. 꼭 고맙다고 전해달라”며 “정말 훈훈하고 이런 분이 많은 제주도라면 아직 인심이 사라지진 않았다. 정말 살기 좋은 곳이라고 생각한다”고 썼다.

 

또한 “운전하다가 사고나 세워진 차량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익명의 직원을 수배한 결과 이 남성은 제주시청 환경시설관리과에 근무하는 무기계약직 공무원 고경일(31)씨였다. 2007년 공원녹지과에서 근무하기 시작했고, 제주시청 축구동호회 회원이다.

 

그는 “서귀포에서 축구한 뒤 집으로 돌아오던 중 장씨를 발견했다”며 “여성운전자가 어쩔 줄 몰라 했고, 사고지점도 눈이 쌓여 위험했다. 갑작스런 추위와 늦은 시간에 그냥 지나칠 수 없어 도움을 주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냥 간 것에 대해서는 “보험회사와 견인차량이 와서 조치를 취하는 것을 보고 안심이 됐다. 또 유니폼이 땀에 젖고 웃옷도 위에 뒤집어 입은 상태라 조금 쑥스러워 서둘러 돌아왔다”고 말했다.

 

“그 추운 날 산중에서 그런 상황이라면 누구나 도와주지 않겠냐”며 “나중에 생각해 보니 앞에 여러 대의 차량들이 그냥 지나갔다. 아무도 세워서 도우려고 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냥 저도 모르게 차를 세웠고, 도움을 준 것일 뿐”이라며 애써 자신의 선행을 축소하려 했다.

 

그가 남긴 메시지는 “무사해서 다행입니다. 밤길 운전 더 조심했으면 좋겠다”는 것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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