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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호상박 승부 가른 제갈량의 ‘격장법’강정태의 [퓨전제주무림(武林)(11)] '맞짱' 비무토론에 주민소환 ‘올스톱’
강정태  |  kjt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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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7.22  14:4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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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호상박(龍虎相搏)이었다.

용과 호랑이가 모래판에 무릎을 꿇고 서로를 노려보고 있었다. 관객은 숨을 죽였다. 화려한 기술씨름이 주무기인 용과 파워풀한 테크닉을 자랑하는 호랑이의 대결. 그 누구도 쉽사리 승부를 예측할 수 없었다.

샅바싸움이 시작됐다. 주도권을 잡아야 비무 60%를 이기고 들어간다. 신경전이 오고갔다. 말려들면 진다. 상대의 화를 돋궈 실책을 유도해야 한다.

지루한 공방 끝에 샅바를 잡았다. 묵직한 무게가 고스란히 전해졌다. 고수는 샅바만 잡아도 안다. 그가 어떤 무공과 내공을 지녔는지, 지금 심리 상태는 어떤지, 어떤 전략을 구사해야 필승인지를 가늠할 수 있다.

호랑이기 단숨에 승부를 내겠다는 듯 힘으로 밀어붙였다. 마음이 급한 듯 했다. 아직 공격타이밍이 아니었다. 용이 호랑이와 몸을 밀착시켜 맞배지기를 하는가 싶더니 모래판에 냅다 꽂았다. 잡채기초식이었다. 상대의 힘을 역이용한 반전의 씨름무공 진가를 보여줬다는 찬탄이 관객석에서 흘러나왔다.

일격을 당한 원보거사는 황망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믿기지 않는 듯 했다. 마음이 급했던 게 오판을 불렀다.

씨름비무 심판을 맡은 넘버 9가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은 뒤 희룡공 승리를 선언하며 꽃가마를 준비하라고 주최 측에 요청했다.

넘버 9는 아이큐내공 148의 고수. ‘2’가 부족해 제갈량급 책사들이 가입할 수 있다는 멘사(Mensa)방 입회를 거절당한 인물이다. 은둔형 고수다. 얼굴을 알리기 싫어 언제나 야구모자를 눌러쓰고 다닌다. 이번 씨름비무 기획자라는 소문도 있다.

무림 2019년 7월 15일. 순식간에 정국을 전환시킨 씨름비무였다.

허를 찌른 한 수였다는 평가다. 타이밍도 절묘했다. 시국이 어느 때인가. 민중연대무림인들이 주민소환 깃발을 내걸며 희룡공을 압박하는 상황. 정면승부였다. 희룡공은 그들이 벼르고 별렸던 제2공항에서 승부수를 걸었다.

열흘 만이었다. 제2공항 반대 성산읍대책위에서 제안한 '맞짱비무토론'을 전격 수용하며 정국은 반전됐다. 주민소환 논의 올스톱이었다. 시간도 벌었다. 희룡공 측은 준비 시간이 필요하다는 명분으로 8월 중순으로 제안했다. 그 정도 시간이면 소환운동도 맥이 풀릴 시간.

석연찮은 의문도 있었다. 왜 하필이면 이 시국에, 그 시점에 제2공항성산읍반대위에서 맞장비무를 제안했냐는 것. 희룡공도 기다렸다는 듯 덥석 받은 게 기이했다.

제주무림에선 제갈량이 사마의를 자극시키기 위해 구사했던 격장법(激將法) 초식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마음이 급했던 제2공항 성산읍반대위측 심리를 자극해 말려들게 했다는 것이다.

씨름비무를 현장에서 지켜 본 재야무림 한 방주가 푸념했다.

“나가리(ながれ) 되쩌게”

   
▲ 강정태

7월 18일로 예정됐던 민중연대소속 방주들의 비밀회동이 전격 취소된 후였다. 푸념이 도미노처럼 이어졌다.

한 방주는 갑갑하다는 듯 맥이 빠진 어투로 말했다.

“희룡공 행태와 정체성을 보민 당연히 퇴진운동을 벌여야 해 마씸. 경헌디 우리 역량이 호끔 부족한 것 닮수다.”

또 다른 방주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지금은 토론회 할 때가 아인데...”<부산어 번역=진현검>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강정태는? = 제주 출생. 제주대학교 사회학과를 나왔다. 저서로는 제주대 산업경제학과 대학원 재학시절, 김태보 지도교수와 함께 쓴 '제주경제의 도전과 과제(김태보 외 4인 공저)'가 있다. 제주투데이, 아주경제 등에서 기자생활을 하다 귀농, 조아농장(서귀포시 남원읍 수망리)에서 닭을 키우며 유정란을 생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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