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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흑우(黑牛)' 경쟁력 강화는 오직 개량뿐
손종헌  |  chejugod@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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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8.07  14:5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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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종헌 제주대 제주흑우연구센터 사무국장

‘흑우(黑牛)’하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누렁소와는 다른 검은 소, 검정쉐 또는 돌연변이, 평소 쇠고기를 좋아하던 사람이라면 일본의 ‘와규’ 정도를 떠올릴 것이다. 이렇듯 ‘흑우’라고 하면 희귀함, 독특함의 이미지를 먼저 떠올리게 된다.

이에 반해 ‘한우’라고 했을 때 어떤 이미지가 연상되는가? 맛있다, 비싸다, 특별한 날 즐기는 고급스러운 식재료 등 음식과 관련된 생각을 하게 된다.

이처럼 둘 다 가축으로 분류되는 소(牛)임에도 흑우와 한우에 대한 우리의 인식은 확연하게 다르다. 옛날 임금에게 진상했다는 제주흑우가 지금 우리세대에서 왜 먹음에서 멀어졌을까하는 의문이 들것이다.

가축(家畜)은 ‘경제적인 소득을 위해 또는 좋아해 집에서 기르는 짐승’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가진다. 조상 대대로 경제적인 목적을 인정받고 관심의 대상이었던 흑우는 지금 돌연변이 취급을 받고 있다. 이유는 경제논리에 밀려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졌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흑우를 다시 ‘가축’으로 되돌릴 방법을 없을까?

답은 개량뿐이다. 단도직입적으로 표현하자면 흑우를 돈이 되는 상품으로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축산에서 개량은 공산품에서 잘못된 부품 하나 바꾸듯 하루아침에 일어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개량은 연구실에서 전문가들의 과학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시도와 실패를 기반으로 축산 농가의 든든한 의지가 수반돼야 가능한 일이다.

한우의 사례를 생각해보자. 한우는 1970~1980년대에 큰 소 1마리가 보통 380~400kg정도로 평범한 소에 불과했었다. 하지만 지금의 한우 크기는 평균 730kg(거세기준)에 육박한다. 거의 2배로 중량을 늘려 경제적으로 충분한 가치가 있는 품종으로 개량이 된 것이다. 이는 전 세계에서 유래가 없는 뛰어난 축산 개량이라 평가 되고 있다. 이는 40여년 가까운 시간 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인내하고 감내한 결과다.

흑우도 이미 개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제주흑우의 체세포 복제 대량증식 R&D는 10여년 전에 구축이 되었고, 체구가 작고 개체수가 적은 흑우의 산업화 연구 및 개발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지난 2013년에는 제주흑우가 천연기념물(제 546호)로 지정되면서 과거의 가치를 점점 되찾고 있다. 하지만 이제 고작 10년이다. 흑우 개량의 완성까지는 아직 멀고도 먼 여정이 남아있다.

약 2000년 전부터 길러진 것으로 추측된다는 제주흑우는 196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제주에서 1만여마리 이상 사육되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1500마리 남짓 남아있다. 이유는 분명하다. 태생적으로 작은 흑우보다는 개량이 잘 이뤄진 한우를 기르는 것이 더 ‘돈’이 되기 때문이다. 왜? 누가?를 찾아 그 이유를 묻는 것은 의미가 없다. 경제논리에 의해 가축이 결정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살아있는 동물을 인간의 필요에 맞게 만들어 낸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느냐, 어떤 투자를 할 것인가도 중요하지만 연구자, 농가, 그리고 자치단체가 이 사업에 대해 어떤 철학과 가치를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성공여부가 판가름 난다.

제주흑우를 개량하는 데는 반도체 제품처럼 부품이 있고 없고가 필요없다. 마리수가 많으면 실현이 앞당겨 진다는 것이다. 우리에게는 원판 불변인 원종 제주흑우가 있다. 개량과 함께 세계인이 주목받고 사랑받는 일에 지혜를 모을 때다. 희귀함이 돈이 되는 세상은 이미 우리 앞에 와 있다. / 손종헌 제주대 제주흑우연구센터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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