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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태의 [퓨전제주무림(武林)(15)] 유비, 천하삼분지계 vs 사마의, 최후의 승자

이번엔 총선무림입니다. 희룡공 진영, 제주 갑, 을, 서귀포 순서로 10여회 연재할 예정입니다. 이 소설에 나오는 상황, 대사 등은 상상력으로 꾸며낸 허구입니다. 오버액션도 빈번하게 사용했습니다. 현실감을 높이기 위해 실존인물도 등장시켰습니다. 조금만 관심을 갖고 들여다보십시오. 제주가 바뀌고, 한국이 바뀝니다. 4.15총선은 이미 시작됐습니다.[편집자 주] 

 

‘재호거사 불출마 확정, 대타로 대림공자 긴급투입 예정’

 

넘버8이 희룡공에게 보낸 카톡 정보보고였다. 숨 쉴 새도 없이 희룡공 스마트폰이 부르르 떨었다.

 

‘영진검, 시월의 마지막 날에 자유한국방 인재영입 11인 무사 발표에 포함.’

 

희룡공이 잠시 해석하기 힘든 표정을 짓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야 퍼즐이 맞춰졌군.”

 

청와대방에서 재호거사에게 제주시 갑 총선비무 출마를 강권했다는 건 익히 알려진 사실. 하지만 재호거사가 떼쓰는 아이처럼 ‘도리도리’ 고개를 저으며 버티고 있는 상황이었다.

 

재호거사는 재인지존을 지존좌에 오르게 한 일등공신 자문그룹 ‘심천회(心天會)’의 주요멤버. 근혜지존에 패배한 후부터 4년 동안 한 달에 한 번씩 재인지존과 얼굴을 맞댔다. 지금은 재인지존 직속 무림균형발전원회 장두로 중원무림서열은 장관급.

 

희룡공이 중얼거렸다.

 

“내가 공식적으로 밝힌 적은 없지만 제주맹주 3선 불출마는 제주무림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지. 결국 재호거사는 내 후임을 노리고 있었던 것이군. 제주맹주 선거캠프까지 차렸다는 소문도 있는데 사실이었군.”

 

원래 희룡공과 재호거사는 친했다. 운명의 장난이었을까. 지난 제주맹주 선거비무 후에 소원해졌다는 소문이 돌았다. 재호거사가 청와대방의 지시에 어쩔 수 없이 대림공자를 도왔던 것. 적과 동지가 하룻밤만 지나도 바뀌는 비정한 정치무림인의 숙명이었다. 희룡공 처지도 마찬가지다. 해당행위는 삼족을 멸하는 징벌이 내려지기 때문. 희룡공의 장모가 재호거사에겐 고모일지라도, 민주통합방 소속 재호거사를 돕는 것은 위험했다.

 

희룡공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혼잣말을 했다.

 

“근데 대림공자는 왜 뜬금없이 제주시 갑에 출전하려고 하나?”

 

희룡공의 스마트폰이 또 몸을 부르르 떨었다. 넘버 8이 보낸 카톡이었다.

 

‘JDC 방주 자리는 중원무림 지존이 바뀌면 물러나야 함. 대림공자는 제주맹주 재도전을 바라지만 내부 암투에서 재호거사에게 밀렸음. 심천회 핵심 멤버인 재호거사와 청와대방 비서관 출신인 대림공자는 애초부터 게임이 안 됨. 원래 거점인 서귀포로 돌아가기도 힘듦. 성곤처사가 눈 부릅뜨고 지키고 있음. 성곤처사는 초선이지만 전라남도 장흥군 태생. 동향으론 재인지존이 애지중지하는 청와대방 비서실장 출신 종석처사가 있음. 민주통합방 거점은 호남. 대림공자에겐 앞날이 사라진 상황일 수 있음. 최근 대림공자가 주소지를 제주시 갑으로 옮겼다는 첩보도 있음. 현재 대림공자는 출전여부를 고민 중이라고 함. 또 다시 패배한다면 재기불능에 빠질 수 있기 때문.’

 

카톡에서 눈을 떼지 못하며 희룡공이 중얼거렸다.

 

“정말 대림공자가 출전한다면...”

 

희룡공의 생각이 제주시 을과 서귀포로 향했다.

 

“을과 서귀포는 보수대통합만 되면 승부는 끝난 셈이지. 바른미래방도 둘로 쪼개지고 있어. 결국 자유한국방이 통합된 보수 세력으로 우뚝 설 거야.”

 

희룡공 수하가 제주무림에서만 출전하는 건 아니었다. 그가 발탁한 강원도 원주 출신 정하검. 제주무림 정무부지사에 임명하며 체급을 키워 줬었다. 정하검은 고향에서 총선비무 출전준비중이다.

 

가을밤 찬바람이 희룡공을 감싸 안은 순간이었다. 떨렸다. 어서 중원무림으로 복귀해야 했다. 변방인 제주무림에서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하면 잊힐 수 있었다. 살아있는 전설이 아닌, 그야말로 전설로.

 

희룡공 머릿속에서 번개가 쳤다. 희룡공이 무릎을 쳤다.

 

“왜 내가 그 생각을 못했을까.”

 

요전 일이었다. 한라산을 누비며 멧돼지 사냥을 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 싹을 잘라 제주축산업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깊고 깊은 한라산 중턱에서 한 자연인을 만났다. 희룡공이 잡은 멧돼지를 구워먹은 후, 그가 희룡공에게 서류봉투 하나를 건넸다. 그리곤 이런 말을 했다.

 

“난관에 부딪치면 열어보시오.”

 

희룡공이 서재로 들어가 서류봉투를 꺼냈다. 조심스레 안을 보니 세 장의 작은 봉투가 들어 있었다. 희룡공은 ‘플랜 A’라고 적힌 봉투를 집어 들었다.

 

‘유비, 천하삼분지계 VS 사마의, 최후의 승자, 택 1 하시오.’

 

군웅할거 이후 제갈량의 도움으로 천하삼분지계를 얻어 파촉을 향하는 유비의 그림과 조조의 휘하에서 힘을 키우고 위나라의 보정대신으로 그의 손자가 진나라를 세울 기초를 마련한 사마의의 그림이 응축된 문구였다.

 

풀이하면 보수계의 아이돌이었던 '남원정(중도보수)'서 홀로 살아남은 희룡공. 중도보수 지존으로 급부상, 진보-중도-보수, 천하가 삼분할로 나눠진 중원서 보수대통합 대장정 막중한 역할 수행. 중도보수층 기반으로 보수층 흡수, 진보.보수에 개념 없는 젊은 층까지 영역 확장(예능 시작한 이유), 1% 지역적 한계 깨고 중원무림 지존 등극 시나리오였다.

 

다른 하나는 '황'의 휘하로 들어간 후. 한나라방 사무총장급 이상으로 체급을 키우고 세력도 확장, 원내교섭단체급 수하 보유(최소 20명 무림의원), 차차기에서 지존좌 비무대회 출전, 지존 등극이었다.

 

희룡공이 눈을 감고 내공을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붓도 종이도 필요 없었다. 수석무공을 창안한 머리만 있으면 족했다. 한 시각이 지났을까. 희룡공의 눈이 번쩍 뜨였다.

 

선택의 기로에 선 희룡공. 그는 수십 년 전 개그무림인 이휘재공이 인생극장에서 외친 명대사를 패러디했다.

 

“그래, 결정했어!”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강정태는? = 제주 출생. 제주대학교 사회학과를 나왔다. 저서로는 제주대 산업경제학과 대학원 재학시절, 김태보 지도교수와 함께 쓴 '제주경제의 도전과 과제(김태보 외 4인 공저)'가 있다. 제주투데이, 아주경제 등에서 기자생활을 하다 귀농, 조아농장(서귀포시 남원읍 수망리)에서 닭을 키우며 유정란을 생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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