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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고대의 기이한 풍속(4)이권홍의 '중국, 중국인'(243) ... 중국사에 담긴 미스테리
이권홍 제주국제대 교수  |  lee@jej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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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1.12  16:5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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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 오누이 통혼 풍습이 있었다.

복희(伏羲)와 여왜(女娲)는 중국 신화전설 중의 인류의 시조다. 바로 성경 속 아담과 이부처럼. 그들은 부부가 돼 인류를 창조하였다. 그런데 복희와 여왜는 오누이이다.

지금까지도 중국 소수민족 중에 전하여 내려오는 ‘나(儺)’ 문화 중의 ‘나공나랑(儺公儺娘)’ 신화도 오누이가 결혼해 인류가 번성했다고 한다. 사실 원시시대 혈연가족 시기에 인류는 ‘잡혼(雜婚)’을 끝내고 다른 항렬끼리의 혼인은 금지했지만 형제자매 사이에는 통혼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래서 복희와 여왜 오누이가 부부가 된 것은 ‘혈연혼’으로 보면 도덕적이었다.

중국 원시시기에 성년 남녀 사이에 혼인관계를 맺으면서 오누이가 결혼하는 데에 어떤 제한도 두지 않았다. 최초 인류는 혼인이나 가족의 관념이 없어 남녀사이가 ‘난잡’한 상태였다. 생산력이 발달하면서 남녀사이에 명확한 분공이 일어나게 됐으며 동시에 인류의 지혜가 점차 발전함에 따라 사유도 진보하게 되었다. 그때 모자간, 부녀간 등 다른 항렬의 혼인은 점차 사라졌으나 오누이 결혼처럼 같은 항렬의 혼인은 금지하지 않았다.

그런 사회 환경에 대하여 엥겔스는 다음과 같이 해석하고 있다 : 그때에 혼인 집단은 항렬에 따라 획분 되었다. 가족 범위 내의 모든 조부와 조모는 서로 부부가 되었다. 그들의 자녀, 즉 부친과 모친도 그렇고, 똑 같이 후손인 제3대 자녀들도 제3의 부부 권(圈)을 이루었다. 이렇게 비교적 고정된 혈연 집단이 생겼는데 이를 혈연가정 혹은 혈연공동체사회라 한다. 중국에서 발견된 운남(雲南) 원모인(元謨人), 섬서 남전인(藍田人)은 기본적으로 혈연공동체사회를 이루고 있었다.

다시 말하면 원시시대에 살았던 인류는 다른 항렬끼리 혼인 관계를 벗어났지만 오누이사이에 통혼은 어떤 제약도 두지 않았다. 이런 사회관계는 그 기간이 백만 년이나 되었다.

   

신화전설에 구체적으로 표현돼있다. 중국의 여왜는 “인간을 만들었고”, “하늘을 보수하였다”는 이야기는 광범위하게 퍼져있다. 그리고 민간에는 복희와 여왜 오누이가 통혼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당대(唐代) 『독이지獨異志』에는 다음과 같이 기록돼있다. “우주가 처음 열릴 때 천지간에는 그들 오누이만 있었다. 곤륜산아래 다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서로 부부가 되기로 상의했으나 부끄러웠다. 오빠는 여동생과 함께 곤륜산에 올라 ‘하늘이시어 만약 우리 오누이가 부부가 되는 것에 동의하시면 하늘의 구름을 합쳐주시고, 그렇지 않다면 구름을 분산토록 하소서’라고 축원하였다. 하늘의 구름이 모이자 그들 둘은 부부가 되었다.”

신화와 인류의 생활, 역사는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신화의 제재는 현실생활에서 기원한다. 그리고 그 가치 관념은 일반적으로 당시 인류의 사유와 일치한다. 그렇기에 이 신화는 문명시대의 조상들이 오누이 통혼을 꺼리는 마음이 생겼다는 것을 나타낸다. 현대 유전학 연구 성과를 근거로 당시 인류의 인지 수준을 기초하면 다음과 같이 추측할 수 있다. “선조들이 혈연 친속 혼인으로 태어난 자녀들이 상당 부분 유전자 결함이 생겼다. 그때는 미지의 신령이 작용했거나 징벌한다고 여겼다. 그래서 동종 사이의 혼인이 점차 사라지게 되었다.”

고대 중국에서는 어느 왕조에서나 이종지간에 혼인하는 전통이 있었다. 명청(明淸) 왕조 때에 와서 이종지간의 통혼을 금지하면서 이런 제도는 폐지되었다.

중국뿐만 아니라 고대의 여러 나라에 오누이 통혼이 존재하였다. 어떤 면에서 오누이 통혼은 적극적인 작용을 하기도 하였다.

   

‘친상가친(親上加親)’(본래 인척 사이인데 또 혼인을 맺어 친밀하였던 관계가 더욱더 가까워짐)이란 말은 이종지간에 혼인을 형용하는 것이다. 이종지간은 어릴 적부터 알고 지내면서 죽마고우로 자라 애정이 생길 비중이 높았다. 어릴 적부터 서로 이해하고 가정관계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쌍방의 부모는 그러한 형태의 혼인을 선호하게 되었다. 특히 재산과 권력의 높은 사회 계층에서 더욱 빈번하였다. 이종지간의 통혼은 고대에는 주류를 이루었다.

고대 일본에서는 오누이 통혼이 비일비재하였다. 황실이나 귀족 사이에는 물론이고 평민도 오누이가 통혼하였다. 일본 왕실은 자신의 여동생과 결혼한 천황이 적지 않다. 예를 들어 닌토쿠(仁德), 덴지(天智), 비다쓰(敏達) 천황이 그들이다. 황자들 사이에 오누이 통혼은 부지기수였다. 고대 일본에 모계사회의 영향이 잔존했기에 자녀들은 자신의 모친집안에서 성장함으로써 같은 부친의 오누이가 다른 사람들보다 친밀하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황실의 존엄한 순수혈통을 보호하고 통치자의 권력이 남의 손에 넘어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도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다.

일본의 민간에서도 오누이 통혼은 보편적이었다. 일본의 각 촌락에는 촌민들이 사악한 신령이 침입을 막기 위하여 촌락 입구에 ‘사에가미(塞神)’를 모셨다. 사에가미는 1남1녀의 신상이 일반적이다. 그들은 부부 관계가 화목하도록 축복한다고 전한다. 그런데 사에가미는 부부가 아니고 오누이이다. 민간에 오누이가 혼인할 때 특별한 오누이 의식이 전해져온다. 사람들은 여동생이 오빠의 수호신이라고 믿는다. 오빠가 멀리 떠날 때면 여동생의 손수건이나 머리털을 가지고 간다. 평안을 기원한다는 뜻이다. 이러한 민속은 민간의 오누이 통혼의 존재와 성행을 반영하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받아들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다. 고대 이집트, 로마 등도 오누이 통혼이 있었다. 목적은 자신의 후대 혈통이 순순하기를 바랐던 것이다. 예를 들어 유명한 이집트 파라오 투탕카멘의 부모도 오누이였을 가능성이 많다. 자신도 여동생을 처로 삼았다.

결론적으로 고대 어떤 문명사회에서는 오누이 통혼이 있었다. 주로 순수한 자기 가족이나 황실 혈통을 지키기 위한 것이었고 자신의 통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서였다. 그런 한 시기, 황실에서 오누이 통혼은 정치적 색채가 짙게 배어있다.

중국에서는 어떤 시기를 막론하고 오누이 통혼의 예는 많다. 다음은 비교적 유명한 예이다.

첫째, 제(齊) 양공(襄公, ?~BC686)과 그 누이동생 문강(文姜). 양공은 춘추시대 제나라 제14대 군왕이었다. 문강은 그의 동부이모(同父異母) 여동생이었다. 오누이였던 그들은 어릴 적부터 궁에서 함께 자라 서로 사랑하게 되었고 나중에는 관례를 벗어난 일을 범하게 되었다. 부모가 발견하고는 문강을 노(魯)나라 군왕 환공(桓公)에게 보내졌다.

둘째, 육유(陆游)와 당완(唐琬). 육유는 남송(南宋)의 저명한 시인이다. 당완은 육유의 이종 여동생으로 첫째 부인이 되었다. 그들이 혼인하자 모친에 의하여 강제로 이별하게 되었고 그로인해 당완이 일찍 세상을 뜨자 육유는 일생동안 애절한 감정을 품고 살아갔다.

셋째, 중국은 아니지만 찰스 다윈과 엠마. 영국의 걸출한 생물학자 다윈 일가는 3대에 걸쳐 오누이가 결혼하였다. 가족 62인 중 38명이 발육 부진, 요절, 유전자 결함 등으로 후대가 없었다. 다윈과 이종여동생이 10명의 자녀를 낳았으나 그중 3명이 요절하고 3명이 발육 부진하였다.

넷째, 이가성(李嘉誠)과 장월명(莊月明). 장강실업 그룹 회장 이가성의 부인도 사촌 여동생이다.

이외에 오누이가 통혼한 경우로 납란성덕(納蘭性德), 왕안석(王安石), 소식(蘇軾), 순치(順治)황제, 당태종 이세민(李世民) 등이 있다.

   

다음은 육유와 당완의 사(詞)다. 어떤 느낌이 오시는가?

『차두봉釵頭鳳․홍수수紅酥手』 육유(陸游)

보드랍고 볼그레한 손으로 황등주 술잔을 받쳐 들었으니. 온 성 봄기운 궁성의 푸른 버드나무처럼 가득하였어라. 봄바람이 싫어라, 즐거운 감정 그렇게 엷게 만들어 버리나니. 가득 찬 술잔은 우수의 정서만 가득하고, 몇 년의 이별은 쓸쓸하기만 하구나. 잘못됐구나, 잘못됐구나, 잘못됐구나!

봄은 의구한데 헛된 그리움으로 여위었구나. 눈물은 붉은 연지 씻어내고 얇은 사를 온통 적시었으니. 도화는 적막한 연못 누각 위로 떨어지나니. 산과 같던 맹세 여전하지만 비단 위에 쓴 편지 보내기 어렵구나. 그만 두자, 그만 두자, 그만 두자!

(紅酥手,黃滕酒.滿城春色宮墻柳.東風惡,歡情薄.一懷愁緖,幾年離索.錯,錯,錯.春如舊,人空瘦.淚痕紅浥鮫綃透.桃花落,閑池閣.山盟雖在,錦書難托.莫,莫,莫. ; 홍소수,황등주.만성춘색궁장류.동풍오,환정박.일회수서,기년리삭.착,착,착.춘여구,인공수.루흔홍읍교초투.도화락,한지각.산맹수재,금서난탁.막,막,막.)

『차두봉釵頭鳳․세정박世情薄』 唐婉

세상은 박정하고 인정은 모질구나. 황혼의 비는 꽃을 쉬이 떨어뜨리는데. 새벽바람은 지난 눈물 마르게 하고, 내 마음 쓰고 싶으나 하릴없이 기운 난간에 홀로 기대어 있을 뿐이니. 어렵다, 어렵다, 어렵다!

 

 

 

 
▲ 이권홍 제주국제대 교수.

사람은 각기 떨어져 있고 오늘은 어제와 다른 것을. 병든 마음 흔들리는 그네 줄 같아라. 나팔 소리 추위를 더하고 밤이 끝나듯 모든 것 다해 가나니. 남이 물을까 염려돼 눈물 삼키며 억지웃음 짓네. 숨길 밖에, 숨길 밖에, 숨길 수밖에!

(世情薄,人情惡,雨送黃昏花易落.曉風乾,淚痕殘,欲箋心事,獨倚斜欄.難!難!難!人成各,今非昨,病魂常似秋千索.角聲寒,夜闌珊,怕人尋問,咽淚裝歡.瞞!瞞!瞞! ; 세정박,인정오,우송황혼화이락.효풍건,루흔잔,욕전심사,독의사란.난!난!난!인성각,금비작,병혼상사추천삭.각성한,야란산,파인심문,연루장환.만!만!만!)

☞이권홍은?
=제주 출생. 한양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나와 대만 국립정치대학교 중문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현대문학 전공으로 『선총원(沈從文) 소설연구』와 『자연의 아들(선총원 자서전)』,『한자풀이』,『제주관광 중국어회화』 등 다수의 저서·논문을 냈다. 현재 제주국제대학교 중국어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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