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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만줄 하나로 '절대지지'가 '절대저지' ... 개봉박두강정태의 [퓨전제주무림(武林)(17)] 대혼전 속 진보분열 VS 뒤집기 보수눈치전
강정태  |  kjt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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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2.03  10:5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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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총선무림입니다. 희룡공 진영, 제주 갑, 을, 서귀포 순서로 10여회 연재할 예정입니다. 이 소설에 나오는 상황, 대사 등은 상상력으로 꾸며낸 허구입니다. 오버액션도 빈번하게 사용했습니다. 현실감을 높이기 위해 실존인물도 등장시켰습니다. 조금만 관심을 갖고 들여다보십시오. 제주가 바뀌고, 한국이 바뀝니다. 4.15총선은 이미 시작됐습니다.[편집자 주] 
   

바람이 불고 있다. 피바람이 부는 춘추전국시대가 도래할지, 뚜껑 덮인 아메리카노 테이크아웃컵 속 폭풍에 그칠지 아무도 모른다. 제주시 갑에선 힘깨나 쓰는 이들 모두가 숨을 죽인 채 창일거사 눈치만 보고 있었다. 그의 선택에 따라 총선비무지형이 순식간에 뒤바뀐다. 각 진영에선 총선무림표계산기가 은밀하게 가동되고 있었다.

더불어민주당파는 대혼전이다. 제주도의회무림 의장인 태석거사의 총선비무 불출전 기자회견, 창일거사와 긴급 회동을 했던 원철검은 출전여부 고심 중, 길현훈장은 민주당방 재입당 고심, 재호거사와 대림공자는 출전설이 나돌다 잠잠해졌다. 창일거사는 12월 20일 전후로 중대발표를 선언하겠다며 능구렁이초식을 선보였다. 일찌감치 출전결심을 굳혔던 희수거사는 창일거사만 바라보고 있었다.

자유한국당방에선 뒤집기에 뒤집기초식이 펼쳐지며 누가 본선 후보가 될지 예측불허 상태로 접어들었다. 영진검은 인재영입, 자헌검은 전략공천에 승부수를 걸었다는 얘기도 나온다. 공무원무공 선두주자인 경실거사까지 가세했다. 그는 제이누리도장과의 통화에서 3000~4000무림인 동반입방을 장담했다. 그러면서 이런 말도 했다.

“저도 빨리 입방하고 싶어요. 그런데 경선은 해야죠.”

정의방 병수의생. 다크호스로 떠오른 무사다. 그의 출전 선언만으로도 진보표가 단숨에 쪼개졌다. 보수는 이제껏 분열에 분열을 거듭하며 패배를 자초했었다. 덕분에 민주당파가 쉽게 이겼다. 병수거사 출전이 지형을 거꾸로 바꾼 셈이다. 본선비무에선 분열된 진보와 단일화된 보수 경합이란 구도가 예상되고 있다. 정의방의 전략은 선택과 집중. 모든 화력을 병수의생에게 집중시켜 승리를 거둔다는 전략이다.

바른미래방 성철검은 고심이 깊어지고 있었다. 방은 둘로 쪼개졌다. 병수의생이 등장하자 캐스팅보트 존재감이 흔들거렸다. 지난번 선거에선 황금 하나 없이, 든든한 방의 지원도 없이, 말 그대로 단기필마로 15.28%를 득표한 그였다. 요새 그는 틈만 나면 배낭 하나 달랑 메고 걷기수련을 한다. 내공도 키우고, 밑바닥 표도 하나씩 주워 배낭 안에 집어넣을 수 있어서다. 덕분에 그는 땅을 접으며 달리는 축지법(縮地法)도 익혔다고 한다.

역시나 핫(hot)한 곳은 창일거사 진영. 창일거사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었다. 요전 일이었다. 길현훈장이 만나자고 해 회동을 한 자리였다. 길현훈장이 농담처럼 얘기했다.

“창일거사님은 4번이나 하지 않았습니까. 저도 한번 하게 마씸.”

창일거사가 화를 억누르며 회상에 잠겼다. 그는 바람의 무사였다. 누구보다 바람을 잘 안다고 자부했다. 바람 세기로 유명한 고산평야에서 태어난 그였다. 그의 인생.정치역정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남들보다 너무 일찍, 거부할 수 없는 유혹인 술담배무공을 익혔다. 초등무림 3학년이었다. 초등 4학년 시절엔 큐대를 잡는다. 당구무공이었다. 당시 무공급수는 100, 제주무림 급수가 야박한 것을 고려하면 중원무림 150으로 추정된다.

중등무림시절엔 돌팩이무공을 익힌다. 머리가 돌처럼 단단했다. 박치기 한방이면 상대방은 번번이 무릎을 꿇었다.

고등무림시절, 야심을 틈타 ‘3선개헌 절대지지’ 현수막에 까만 줄 하나를 긋는다. 현수막은 졸지에 ‘3선개헌 절대저지’가 됐다. 이후엔 반대 운동을 주도하다가 정학처분을 받는다.

모진 바람은 그칠 줄 몰랐다 서울대학무림 시절엔 민청학련 사건에 연루돼 동영거사와 함께 투옥된다. 그가 DY(동영)계로 불리게 된 운명적 만남이었다. 창일거사는 그 시절, 군대무림서 휴가를 나온 동영거사가 술을 사 달라고 하는데 돈이 없었다. 그는 아내의 팔목에 찬 시계를 풀게 한다. 아내의 시계는 술값이 됐다. 창일거사는 자신은 DY계가 아니라고 한다. 동영거사가 자신을 형이라고 부른다는 게 이유다.

바람이 잔잔했던 시절도 있었다. 대학무림 훈장과 제주4.3무림연구소 소장을 지냈다. 그러던 그를 정치무림에 먼저 자리를 잡은 동영거사가 불러낸다.

그는 정치입문 70여일 만에 돌풍을 일으킨다. 17대 총선무림서 현역 5선 중진인 경대노사를 눌렀던 것. 창일거사는 경대노사 보좌관 출신. 경대노사가 새끼 호랑이를 키웠다는 말이 회자됐다. 바람 덕분이었다는 분석도 있다. 무현지존 탄핵정국바람 덕분에 열린우리방 깃발만 꼽아도 당선됐던 ‘운’이 따랐다는 평가다. 국회무림에 입성하고선 ‘3선 같은 초선’이란 닉네임을 얻는다.

이후론 언제나 ‘백전백승’. 패배를 모르고 살았다. 단 한번도. 운도 실력이라고 했던가. 억세게 좋은 운은 줄줄이 이어진다. 접착력 좋은 엿처럼 그에게 찰싹 달라붙어 있었다.

18대 총선무림에선 경대노사가 한나라방을 탈방, 무소속으로 출전한 덕분에 보수무림표가 갈린다.

19대 총선무림, 경대노사가 새누리방의 공천을 받았지만 같은 방 소속 동훈검과 동수검이 탈방, 보수 대분열이 일어난다.

20대 총선무림에선 강력한 경쟁자였던 치석검이 금지된 무공이었던 부동산투기무공을 익혔다는 의혹제기에 일격을 당하며 주저앉는다.

길고 긴 회상을 끝냈을 때였다. 창일거사에게 또 다시 환청이 들려왔다. 동영거사의 외침이었다. 무림 2011년 가을, 동영거사가 창일거사의 정면승부비급서 발간 기념회 서평에서 했던 말이 또 다시 들렸다.

“형을 가장 잘 표현한 말이 ‘정면승부’예요.”

아직 그가 어떤 결심을 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도 모를 수 있다. 하룻밤만 지나도 정치무림지형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4일, 제이누리 수련생과 인터뷰 대련을 벌일 당시였다. 그는 자신의 계보도 있다며 자신만만했다. 원내교섭단체방(20인 이상 국회무림의원)을 꾸리고도 한참 남겠다는 질문엔 환하게 웃던 그였다. 계보는 그가 좌장을 지낸 국민과 함께하는 국회무림의원모임(12인), 민주당 시비모임(12인), 개헌국회의원모임(30인), 무공해/비주류모임(8인) 등이다.

   
▲ 강정태

무림 2019년 12월 3일. 제이누리도장이 분주해졌다. 제이누리도장배 제주시 갑 출전 후보들의 예비비무가 확정됐기 때문. 8인의 무사가 겨룬다. 앞서 제이누리도장은 각 후보진영에 강력한 경쟁 상대를 2인만 꼽으라고 했고, 판세전망, 필승 비책을 물었다. 창일거사만 빼곤 모두 답신이 왔다. 답신에 담긴 비책을 보니 가슴 서늘한 혈투가 빤히 보였다.

비화 하나. 경실거사는 질문지를 보낸 지 5시간 15분만에 첫 문항 답신을 했다. 준비된 초스피드였다. 뒤늦게 출전선언을 한 탓에 마감이 지난 후 질문지를 받은 길현훈장은 더 빨랐다. 그는 4시간 9분만에 첫 답신을 보냈다.

무림 2019년 12월 9일엔 제이누리도장배 비무가 열린다. 종목은 베일로 꽁꽁 싸둔 상태다. 그날이 오면 알게 된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강정태는? = 제주 출생. 제주대학교 사회학과를 나왔다. 저서로는 제주대 산업경제학과 대학원 재학시절, 김태보 지도교수와 함께 쓴 '제주경제의 도전과 과제(김태보 외 4인 공저)'가 있다. 제주투데이, 아주경제 등에서 기자생활을 하다 귀농, 조아농장(서귀포시 남원읍 수망리)에서 닭을 키우며 유정란을 생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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