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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을 알면 전쟁도 생활도 승리한다[박광준의 날씨손자병법] 최첨단 무기 현대전에서도 ‘기상’은 강력한 승·패 요인
박광준  |  jnuri@jnur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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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1.06  10:0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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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한 눈발로 공항 활주로가 폐쇄되고 항공기 운항에 차질이 생겼다. [사진=뉴시스]

생활 속에서 사람을 움직이고 움켜지는 만고의 비법이자 사상 최고의 병서, 삶의 지혜를 담은 처세의 경전으로 평가되고 있는 손자병법의 첫 번째 항목인 전략계획을 세우는 시계편(始計篇)에 의하면

孫子曰 : 兵者, 國之大事, 死生之地, 存亡之道, 不可不察也
손자왈 : 병자, 국지대사, 사생지지, 존망지도, 불가불찰야

손자가 말했다.
전쟁은 나라의 중대한 일이다. 국민의 생사와 국가의 존망이 걸려 있으므로 신중하게 검토하지 않으면 안 된다.

故經之以五事,
고경지이오사

그러므로 전쟁의 승패를 결정하는 다섯 가지 핵심요소를 분석, 적과 나를 비교하여 과연 전쟁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상황을 점검해야 한다.

一曰道, 二曰天, 三曰地, 四曰將, 五曰法
일왈도, 이왈천, 삼왈지, 사왈장, 오왈법

첫째는 도(道)로 백성으로 하여금 군주와 일심동체로 만들어 함께 죽을 수 있고 함께 살 수 있게 하며, 위험을 두려워하지 않게 하는 것이다. 둘째는 천(天)으로 낮과 밤, 춥고 더움, 맑고 흐림, 계절 등의 시간적 조건으로 기상조건을 말하며, 셋째는 지(地)로 거리의 멀고 가까움, 지세의 험하고 평탄함, 지역의 넓고 좁음, 지형의 유리함과 불리함 등의 지형조건을 가리킨다.

넷째는 장(將)으로 지모, 신의, 인자, 용기, 위엄 등 장수의 기량에 관한 문제이며, 다섯째는 법(法)으로 군의 편성, 책임분담, 군수 물자의 관리 등 군제에 관한 문제를 말하는 것이다.

이렇듯 시계편에서 전쟁의 승패에 있어서 판단해야 할 5가지 중요 요소 중 ‘기상’은 두 번째의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이는 강력한 화력과 정밀성을 보유한 최첨단 무기들로 이루어진 현대전에서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강력한 무기도 상대방에 대한 정보가 없을 때는 눈 감고, 귀 막은 코끼리나 사자가 될 수밖에 없다. 흔히 현대전을 최첨단 정보전이라 할 만큼 정보의 중요성이 매우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 정보의 3요소는 ‘적, 지형, 기상’으로 현대전에서도 ‘기상’이 매우 중요한 전쟁 승리의 요소로 나타나고 있다.

이렇듯 과거 2500년 전 중국 춘추전국시대에서 현대까지 전쟁에 있어서 ‘기상’은 강력한 승·패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현대전쟁에 있어서 항공기는 과학기술의 총집합체다. 공중전투, 전술·전략폭격, 공중정찰, 인원·물자공수 등으로 전쟁 승리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모든 일상생활 속에서 가장 중요한 이동수단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그러면 이토록 중요한 항공기에 ‘기상’은 어느 정도로 영향을 미칠까? 군사적인 특수한 분야로 언급에 제한이 따르는 군용기는 제외한다 하더라도 최첨단을 자랑하는 여객기인 A-380은 과연 전천후(All weather condition)로 운항이 가능할까? 그것은 현재까지는 “아니다”가 답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지난 2007년 1월부터 2011년 12월까지 인천국제공항에서는 총 3만99편의 항공기 지연과 총 2472편의 항공기 결항이 있었다. 이 중 기상으로 인한 지연이 1106편으로 약 4%, 결항이 164편으로 약 7%를 차지했다.

김포국제공항에서는 총 1만7292편의 지연과 1만400편의 결항 중 기상으로 인한 지연이 1431건으로 약 8%, 결항이 3732편으로 약 36%를 차지했다.

인천 및 김포국제공항의 전체 운항 편수 중에서 기상으로 인한 지연 및 결항은 악기상의 발생 정도를 감안하더라도 높은 수치가 아닐 수 없다. 더욱이 이러한 지연과 결항이 생명의 촌각을 다루는 응급환자나 세계적으로 중요한 국가행사 또는 비즈니스에 영향을 준다고 하면 그 결과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위험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공항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 International Civil Aviation Organization)가 정한 시설 및 장비에 의하여 등급이 정해지며 그 등급에 따라서 항공기의 입·출항이 제한된다.

그 등급은 Category -Ⅰ·Ⅱ·Ⅲ(Ⅲa, Ⅲb, Ⅲc)로 구분된다. 가장 낮은 등급은 Category -Ⅰ, 가장 높은 공항은 Category - Ⅲc로 이는 조종사가 착륙 시도 여부를 결심하는 고도 및 최저 활주로 가시거리(RVR : Runway Visual Range)의 제한이 없는 이론상 전천후 공항이나 현존하는 공항은 없으며, 그 다음이 Category -Ⅲb로 조종사의 착륙 결심고도 15m 미만, RVR 50m 이상 175m 미만이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국제공항인 인천공항은 RVR 75m를 적용하는 Category -Ⅲb로 세계 최고의 공항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는 세계 19개 공항에서만 적용되는 최고의 수준이다. 그러나 김포공항은 사용 활주로에 따라서 RVR 175m의 Category -Ⅲa 또는 RVR 550m의 Category -Ⅰ이 적용되고 있다.

또한 공항의 등급뿐 아닌 눈, 비, 바람 등 현재의 기상상황 및 조종사의 기량에 따른 등급도 제한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예를 들어 활주로에 극심한 눈 또는 비가 내리거나 강한 바람이 부는 악기상시 공항에서는 기상제한치에 따라서 이·착륙 승인 여부를 결정하며, 항공사에서는 항공기의 기종과 조종사의 등급에 따른 자체 운항규정에 의해 항공기의 운항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 박광준 전 한국기상산업진흥원장

현재 악기상이거나 악기상이 예상되면 어떻게 항공기를 이용할 것인가는 명약관화(明若觀火)해지는 것이 아닐까? 우선 공항 홈페이지 또는 전화로 공항의 등급 및 날씨를 확인 후 본인이 탑승 예정인 항공기의 운항 가능성에 대하여 해당 항공사에 확인하는 것이 최선일 것이다.

이렇듯 기상정보는 우리 생활 속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중요한 하나의 일부가 되었다. 작은 기상지식이지만 이러한 정보를 알고 모름은 결과에 있어 하늘과 땅 차이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본사 제휴=온케이웨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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