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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주공간.삶의 터전.목장 곳곳에 쌓은 돌담들김승욱의 [제주역사나들이](32) ... 7차 월정-행원리 탐방코스 (1)
김승욱  |  kswinn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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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1.23  10:5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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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역사나들이 7차 탐방코스는 월정리의 밭담길과 용암동굴 일대, 월정리해변과 행원 어등포를 아우르는 약 10km 코스입니다.

■월정 밭담체험 테마공원

   
▲ 밭담 체험 테마공원 전경
   
▲ 밭담 체험 테마공원내 전시물

소규모이지만 나름 제주밭담 및 돌담들에 관련한 시설을 갖추어 놓았다. 매년 밭담 축제가 열리는 장소이기도 하다. 이러한 전시공간을 찾는 것도 의미가 있겠지만 박제된 모습보다는 발품을 팔아서 아직도 생생히 살아 숨쉬고 있는 제주 고유의 돌담길로 걸어가 보자. 느리면 느린대로 빠르면 빠른대로 저 마다의 보폭으로.

■월정 진빌레 밭담길

제주밭담은 2014년 FAO(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의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등재되었다. 농수산부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밭담의 길이를 합치면 약 2만2000km라고 한다.

FAO의 세계중요농업유산은 세계 각지의 전통적 농업활동과 경관, 생물 다양성, 토지이용체계를 선정해 보전하고 차세대에 계승하고자 하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2018년을 기준으로 20개국에 50여개의 농업유산이 등재되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4년에 제주 밭담과 청산도 구들장 논이 등재되었고, 2017년 경남 하동군 화개면 전통차농업이 국내 세 번째로 등재되었다.

   
▲ 진빌레정-월정 진빌레밭담길 입구

돌담에는 여러유형이 있다. 쌓는 목적과 위치에 따라 거주공간에 축담, 울담, 올레담이 있고 삶의 터전엔 밭담, 잣벡담, 머들, 원담(갯담)을 만들었으며, 마소를 위한 목장의 경계로 잣담이 있다. 무덤엔 산담을 쌓아 산불, 말, 소에 의한 훼손을 방지코자 했다. 또한 고려시대부터 외적의 침입을 막기 위한 환해장성이 있고, 제주의 3성을 둘러싼 성담이 있다.

쌓는 방식에 따라서 접담(겹담), 외담, 잣굽담이 있다.

-축담 : 집을 짓기 위해 쌓은 담이다.

   
▲ 제주시내 무근성에 있는 초가의 축담

-울담 : 집의 울타리를 형성하는 담이다.

   
▲ 울담으로 둘러싸인 조천의 한 초가

-올레담 : 집 출입구로 이어지는 올레를 구성하는 담이다.

   
▲ 올레담

-밭담 : 밭의 경계를 이루는 담

   
▲ 진빌레의 밭담

-잣벡담 : 밭에서 나온 돌들을 두껍게 쌓은담, 길이 없는 밭의 통로역할을 한다. 잣담의 '잣'은 자갈을 의미하는 '작지'의 '작'에서 유래한다.

   
▲ 잣벡담

잣벡담위로 나 있는 길을 잣질이라 한다.

-머들 : 암반위에 잔돌을 쌓은 무더기, 쉬는공간이자 남은 돌을 보관하는 역할도 해서 돌이 필요한 사람이 가져가서 쓸 수 있도록 배려했다고 한다.

-원담 : 육지부에서는 독살이라고 불리는 어로시설로서 바닷가 조간대에 돌담을 쌓아 조수간만의 차를 이용해 물고기를 잡을 목적으로 쌓은 돌담이다. 지역에 따라 갯담이라고도 불린다.

   
▲ 삼양의 원담-출처 블로거 연꽃

-잣담 : 목장의 경계로서 말과 소가 한라산이나 다른 목장으로 넘어가지 못하게 쌓은 돌담을 의미한다. 잣담은 제주의 행정구역을 나누는 중요한 문화유산이라고 하는데 마침 멸실되어가는 잣담의 보존노력이 진행되고 있어 다행이다.

 

 

 

 

 
▲ 김승욱

인터넷상에는 잣담을 잣벡담의 다른 표현이라는 자료도 있고 잣성의 다른 이름이라는 자료도 있다. 그러나 고영철 제주문화유산답사회장의 주장에 의하면 잣성이라고 누군가 한번 신문에 쓰고 난 이후 잣성이라고 부르고 있지만 제주에서는 잣을 잣성이라고 부른 적이 없다는 것이다. 즉 잣담은 잣성의 다른 이름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라는 것이다.

그는 "제주사람들은 이를테면 돌담 쌓아진 걸 보면 으레히 이건 하잣이여 또는 중잣이여 라고 대답했다”며 “잣성이라는 잘못된 용어를 쓰지말고 그냥 밭에 있으면 밭담, 집에 있으면 집담, 울타리면 울담, 산소에 있으면 산담, 성에 있으면 성담이라고 부르듯이 잣성을 잣담으로 불러야 한다”고 주장한다. 즉 잣성은 아예 없던 용어라는 의미이다. 또한 잣담이 잣벡담과 같은 말은 더더욱 아니다. 그의 주장에 동의하며 잘못된 용어의 사용은 바로잡으려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본다.

-산담 : 무덤 주위에 쌓은 담이다. 주로 겹담으로 쌓았다. 산불이나 말, 소에 의해 묘지가 훼손되는 것을 방지하고자 쌓았다.

   
▲ 산담

-외담 : 밭담의 대부분이 이 외담으로 되어 있는데 돌을 한겹으로 쌓은 담을 말한다.

   
▲ 월정리의 외담으로된 밭담ㅡ말그대로 흑룡을 보는듯 하다

-겹담 : 비교적 큰돌을 이중으로 쌓고 그사이를 잔돌로 채워놓는 쌓기방식의 돌담이다.

   
▲ 겹담
   
▲ 겹담-요즘은 조경의 일환으로 자주 쓰인다

-잣굽담 : 잔돌을 먼저쌓고 위에 큰돌을 쌓은 담이다. 비가 와도 물이 잘 빠지는 역할을 한다.

   
▲ 잣굽담

이제 발걸음을 옮겨 진빌레 밭담길로 들어선다.

   
▲ 진빌레 밭담길 시작점

끝이 없을 듯 이어진 밭담길은 흑룡만리의 모습을 드러내며 하늘과 맞닿아 있는 지평선을 향해 있다. 파란 하늘 속으로 곧 날아오를 것만 같다.

   
▲ 밭주변의 배수로

흔히 모래밭은 물이 잘 빠지는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월정리 일대의 토지는 용암의 암반 즉 빌레 위에 바닷바람에 실린 모래가 쌓인 터라 비록 모래토질이어도 비가 많이 오면 물이 빠지지 않아 침수되기 일쑤이다. 그래서 지대가 높은 밭에서 내려온 빗물에 아래 밭이 침수되지 않도록 배수로를 만들었다. 육지에서의 논에 물을 끌어들이는 도수로가 있다면 제주에서는 그 반대의 기능을 하는 배수로가 있는 셈이다.

   
▲ 모래밭에서 자라는 작물들

바람에 실려온 모래는 흙대신 차곡차곡 쌓여만 갔다. 그렇다고 손을 놓을 수는 없다. 비록 모래 땅 한뙤기라도 정성스레 일일이 거름을 주고 가꾸어 당근, 무, 양파를 심어 생계를 이어갔다. 척박한 땅을 원망하기보다는 억척스레 살아온 우리 제주인이었다.

   
▲ 진빌레 밭담길가의 문구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김승욱은?
=제주에서 나고 자랐다. 오현고를 나와 서울대 공대 건축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육군 ROTC 장교로 군복무를 마치고 삼성물산 주택부문에서 일했다. 경영위치 건축사사무소에서 건축공부를 더 한 뒤 에이스케이 건축 대표이사를 거쳐 제주로 귀향, 현재 본향건축 대표를 맡고 있다. 제주대 건축공학과에서 건축시공학을 강의하기도 했다. 주말이면 고향 제주의 벗들과 제주의 역사공부를 곁들여 돌담·밭담·자연의 숨결을 더듬고자 ‘역사나들이’ 기행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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