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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봉사현장 체험기(1)] 야전병원 같은 현실 ... 그래도 세계가 주목하는 이유

 

지구촌이 팬데믹(pandemic, 세계적인 전염병의 대유행)상태에 빠졌다. 대구, 경북에선 국내 코로나19 확진환자의 85%가 발생했다. 이 지역은 지난달 20일부터 패닉(panic.공황)상태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11일 문대통령에게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지역의 대형병원 현장은 ‘코로나19’ 감염증과 전쟁중이다. 대구시내는 전국에서 보내진 270대의 119 소방출동 차량들이 환자들을 실어 나른다. 확진자의 격리공간 앞에도 긴급차량들이 생활치료시설로 환자들을 실어가기 위해 대기중이다.

 

시내 곳곳에는 ‘드러이브 스루’ 선별진료소가 세워져 차량들이 줄지어 움직이고 검진절차의 손길들도 바쁘다. 각 병원은 마치 전쟁터 야전병원과도 같다. 필자가 자원봉사중인 영남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도 마찬가지다.

 

 

응급센터 입구에는 이미 지난달 21일부터 선별진료소가 설치되어 24시간 출입자를 엄격히 통제중이다. 70여명의 코로나19 환자가 입원한 영남대학병원 ‘코로나 병동’의 응급센터는 감염을 피하기 위해 외래진료실과 일반병동과는 완전히 분리된 곳이다.

 

필자는 지난달 25일부터 이곳 ‘권역응급의료센터’ 4층 비상대책 상황실에서 자원봉사중이다. 상황실은 하루 2교대로 24시간 운영된다. 봉사자는 이곳에서 심각한 역할이 아니라 병원내 부족한 인력이 생기는 곳을 찾아 다니면서 허드렛 일을 돕고 있을 뿐이다.

 

출근은 아침 8시30분, 본관 입구를 통해 직원이나 외래인 할 것 없이 누구나 기초문진과 체온검사를 받은 뒤 들어가게 된다. 이후 서관 엘리베이트를 통해 4층으로 올라가 다시 3개의 문을 통과해야 ‘비상대책 상황실’이 나온다.

 

이 곳 상황실장은 김성호 병원장(58)이 총괄한다. 김 병원장은 차분하지만 조직운용도 적극적이다. 1월 20일 인천공항검역소에서 35세 중국인 여성에게 코로나19 증상이 발견된 후 수도권에서 잇따라 5명의 확진자가 나오자 영남대병원도 같은 달 28일, ‘우한폐렴 비상대책위원회’를 조직했었다.

 

김 병원장은 “2003년 사스 공포와 2009년 신종플루, 2015년 메르스 사태를 직접 겪으면서 각 병원마다 우왕좌왕 하는 것을 보았기에 코로나19도 반드시 대구에도 들어 올 것이라 예상했었다”고 한다. 다른 병원보다 좀 더 일찍 대처하기 시작하자 병원내 관계자들조차 ‘병원장이 너무 일찍 서두른다’고 생각했었다.

 

 

권영진 대구시장도 지난 1월 29일, 갑자기 지역 5대 상급종합병원(대학병원) 병원장회의를 소집해 ‘1차 병원장회의‘를 가졌었다. 결국 대구 첫 31번(61.여) 확진자가 2월 18일 발견됐고, 동선파악차 역학조사에 들어가자 이틀후에는 청도 대남병원에서 전국 최초의 사망자(63)가 나왔다.

 

영남대병원은 이날 즉시 각 분야별 비상대책위원회를 소집, 병원장실 옆 회의실에 30여명으로 ‘비상대책 상황실’을 꾸렸다. 또 권역응급센터 앞에 선별진료소를 설치하고, 별도의 ‘드라이브 스루(Drive-thru)’ 이동진료소를 설치해 전국 최초로 지난달 25일부터 운용하게 됐다.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는 글로벌 프랜차이즈 패스트푸드점이나 커피전문점 등에서 차에 내리지 않고도 음식물을 주문하고 받는 방식에서 영감을 얻어 ’코로나19 감염증상’의 검진에 활용하게 된 것이다.

 

전국 최초로 설치 된 영남대병원 ‘드라이브 스루’ 방식은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 30분까지 운영중이다. 이곳에서는 코로나19 유증상자를 대상으로 첫날 38명을 시험 검사하는 장면이 매일신문에 소개되자 SBS와 중앙일보가 잇따라 보도했다.

 

이어 영국 BBC와 미국 CNN, WP 등에 ‘드라이브 스루’를 이용한 ‘한국의 효과적인 코로나19 진단검사’로 소개되었고, 이탈리아와 이란에서 도입하는 등 전유럽이 일주일 사이에 설치했다. 또 11일에는 WHO사무총장이 팬데믹 상태를 선언하는 인터뷰 도중 한국의 ‘드리이브 스루 선별진료소'를 설명하기도 했다.

 

 

영남대병원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의 경우 검체를 채취한 의료진은 하루 3개조 교대로 손발이 잘 맞아 3월 1일 부터 3일까지는 하루에 각 355명과 454명, 408명 등을 검사해 이송하는 등 하루 평균 400건이 넘어서는 등 점차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체취 된 검체는 밀봉상태로 검사실로 이동되어 24시간 동안 감염여부를 검사한 뒤 늦어도 다음날이나 48시간 내에 내방했던 본인들에게 문자로 결과를 알려 준다. 설치된후 2주 동안 자동차를 타고 검사받은 지역민은 모두 4176명으로 이중 5% 정도가 확진자로 드러났다.

 

‘서울외신클럽’은 대구지역 코로나19를 취재하기 위해 ‘풀기자단’을 조직, ‘외신기자 영상팀’의 경우 두차례나 영남대병원을 방문해 장시간의 영상으로 만들어져 불룸버그와 AP통신 등 전세계로 보도됐다.

 

이같은 진담검사 방법은 발병증상이 있는 시민들의 불안감 해소와 검사하는 의료진의 접촉을 차단, 병원내 감염 위험을 줄이는 효과를 가져왔다. 무엇보다 일반 선별진료소 보다 검사시간을 절반이하 줄였다.

 

전국의 각 자체단체들도 자동차를 타고 진단검사를 받는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를 견학후 서울시도 지난 2일부터 잠실운동장 등 6곳에 운영하였고, 대구에만도 8곳이 들어서고 세종시와 대전 등지 전국에서 다투어 설치되어 운영중이다.

 

 

또 영남대병원은 확진자의 집까지 퀵으로 약봉지를 배달한다. 병원의 검진결과 양성으로 판정된 확진자의 경우 감염내과 허지안 교수 등이 직접 전화상담으로 경증과 중증으로 분류해 자가격리와 입원조치 등을 결정하게 된다.

 

자가 격리의 경우 발열상태 등을 스스로 체크해 38도가 넘으면 즉시 병원으로 오도록 하고, 집에 남은 51명에게는 3일 부터 약을 배달중이다.

 

현장에 취재오는 언론 기자들은 홍보실의 안내를 받아야 응급센터 선별진료소와 드라이브 스루 진료소 등을 취재하게 된다. 상활실이 있는 4층 전체가 격리공간이라 홍보팀장 등 4명은 수시로 기자들의 취재현장으로 함께 안내중이다. 이 때문에 보름동안 제 때 식사한 적은 거의 없었다.

 

한편 코로나19가 확산되자 병원측은 지난달 20일 이후 병원감염을 우려해 각 부서에서 활동해 왔던 봉사자 300여명의 활동을 중단시켰다. 상식적으로 보면 더 일손이 필요할 것 같았는데 자원하여 근무중인 봉사자들 마저 내보낸 꼴이 되었다.

 

이들 봉사자들은 1층 접수실과 호스피스 병동, 종교실 등에서 매주 한두번씩 돌아가면서 봉사했던 지역 봉사자들이다. 코로나19는 평소 아무런 대가 없이 수고해온 봉사정신을 빼앗아 버렸다.

 

필자는 그런 형편도 모르고 지역에서 첫 사망자가 나온 이후 대구시의사협회에 행정직 자원봉사자로 등록해 두었으나 며칠째 소식이 없었다. 기다리다 못해 ‘질병관리본부 1339’와 ‘영남대병원 비상대책상황실’ 등에도 자원봉사 신청을 해두고 기다렸다.

 

드디어 지난달 25일, 영남대병원측에서 연락을 받고 이것저것 신입사원 면접과도 같이 까탈스런 상담을 거친 뒤 자원봉사를 할 수 있었다. 현재 병원에 있는 외부 자원봉사자는 필자가 유일하다. [제이누리=김선완 객원논설위원]

 

☞ 김선완은?=영남대에서 경영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앙일보 정치부·사회부 기자 생활을 거쳐 현재 에듀라인(주) 대표이사. 한국리더십센터 영남교육원장을 맡고 있다. 경북외국어대 통상경영학부와 경북과학대학 경영학과에서 교수 생활을 하기도 했다. 사) 산학연구원 부원장, 대구·경북 지방자치학회 연구위원을 지냈다. 대구경북언론인회 사무총장과 삼성전자와 포스코 등에서 역량강화 분야 산업강사로 활동중이다. ‘마케팅의 이론과 실제’, ‘판매관리의 현대적 이해와 해석’, ‘리더와 리더십’ 등의 책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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